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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순창의 샘(우물) 이야기_(53) 금과면 고례리 서쪽샘

[전북=아시아뉴스통신] 이두현기자 송고시간 2020-12-11 07:56

현재까지 변함없이 서쪽 샘은 맑은 물을 계속 흘러내려
한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선구자 양석승, 양석우 형제가 살았던 마을
디딜방아 옆에 볏가마 쌓아 놓고 가난한 사람들이 공짜로 벼를 찧어 갈 수 있도록 배려
우리나라 대표적인 장수마을로 조선 시대부터 과거급제자와 고위관료가 많이 나온 마을
전라북도 순창군 금과면 고례리 서쪽샘, 사각, 깊이 70cm./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전라북도 순창군 금과면 고례리 마을은 원래 예촌(禮村)이라 부르다가 고례리로 개칭되었는데 이는 모두 지형상이 ‘고승예불(高僧禮佛)’ 형상이란 말의 준말이다. 보륵산이 고승이고 청룡등이 목탁이며 범덕굴 백호등이 때리는 채로서 고승(보록산)이 목탁(청룡등)을 채(범덕굴 백호등)로 때리며 아미산의 부처에게 예불하는 형상이므로 순창군 내에서도 좋은 터 중의 하나로 예부터 전하여 오고 있다.
 
고례리(古禮里)는 금과면 북서쪽에 있는 고례마을과 송정마을을 합해 부르는 법정리 이름이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장수마을이자 조선 시대부터 과거급제자와 고위관료가 많이 나온 마을이다. 해방 이후부터 1990년대 말까지 사무관급 이상 관료만 40명 넘게 배출됐다.
 
터도 좋을 뿐 아니라 물도 좋아 옛날에 고례리에서 훌륭한 분들이 나와 역사의 한 페이지를 만들었다. 간단히 적어보면 이곳 고례리에서 출생하여 모든 주민들에게 좋은 일을 하셨던 남원양씨 양사보 공의 16대 후손인 양석승과 양석우 형제는 19세기 말 한지공장을 설립하여 큰돈을 벌어서 순창군과 금과면 고례리에서 살았는데 고례리의 집을 직사각형의 구조로 지었다.
 
서향의 별채 뒤에 디딜방아를 설치해 놓은 집이 한 채가 또 있었다. 디딜방아 옆에는 천석꾼이었던 양석승이 쌓아 놓은 볏가마가 있어서 가난한 사람들이 와서 공짜로 이 벼를 찧어 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있어서 사람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 편하게 찧어 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한다. 공짜로 쌀을 가져간 사람들도 양심이 있어서 3되 이상 가져가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동생인 양석우도 순창 적성강(섬진강 상류) 일대의 포전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나누어줬다. 포전이란 강가에 있는 전답을 가리킨다. 기름지긴 하지만 침수피해가 잦은 전답이라서 주로 서민들이 경작했다. 그러던 중 1910년 한국이 병합되고 전국의 토지실태를 조사하면서 소유주가 분명하지가 않은 땅은 일제가 빼앗아 갔다고 한다.
 
이렇게 양씨 형제의 공이 우리나라에 요즘 있는 사람들이 없는 사람에게 나누어 주는 미덕인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한국 선구자이다. 금과 고례리에 사시는 양석승과 양석우가 좋은 일을 하였기에 그 업적을 받들어 현재 전국에서 좋은 미덕을 두 형제에게 비유하고 있다.
 
이렇게 잘 알려지지 않는 미덕이 역사에 길이 남아 있기에 훌륭한 일을 하신 분들도 고례리 서쪽 샘물을 먹고 자랐기에 현재까지 변함없이 서쪽 샘은 맑은 물을 계속 흘러내려 고례마을로 들어서면 우측 아래 두 개의 샘물이 맑은 물을 계속 흘러내려 고례마을로 들어서면 우측 아래 두 개의 샘물이 넘실대며 흘러내리고 있다.
 
위에 샘은 고례리 주민들이 옛날에 식수로 활용한 샘이고 아랫 시암은 웃샘에서 쓰고 남은 물을 담아 허드렛물로 빨래터가 되어 활용하고 있는 샘이다. 옛날에 고례리에서 주민 반절이 서쪽샘물을 먹고 살아왔다고 한다.
 
물이 좋아서인지 고례리에서 나고 자란 많은 분들이 각양각지에서 훌륭한 일들을 많이 하고 계시기에 마을의 어르신들은 든든하다고 자랑하신다.
 
옛날에는 서쪽 샘이 마을의 보배로 여겨오며 활용했는데 이제 고을마다 설치되어 있는 상수도 때문에 청정수의 서쪽 샘은 자연히 활용가치가 떨어지고 있기에 안타까움이 크다. 그러나 아직도 서쪽 샘을 이용하여 빨래나 허드렛물로 활용하는 주민들이 많아 샘 관리는 잘 되고 있는 편이다.
 
우리 조상들이 가장 아끼고 신성시 여겼던 샘이기에 잘 활용하고 보호했으면 한다. 언젠가는 다시 청정샘물인 서쪽 샘을 마실 날이 올 것이라 믿으며 잘 관리하자고 권장한다.(출처. 순창문화원)

dhlee3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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