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12일 일요일
뉴스홈 연예/문화
[기획] 순창의 샘(57) 금과면 방축리 웃샘

[전북=아시아뉴스통신] 이두현기자 송고시간 2020-12-15 11:32

공동우물 보수 관리도 우수, 아직 맑은 물 넘실
큰 마을 가구 대다수, '웃샘물' 사용...물 넘쳐
당산제 일주일 전 '웃샘물' 부정한 사람 출입통제
순창군 금과면 방축리 웃샘, 사각, 깊이 50cm./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전라북도 순창군의 기두봉 광덕산에서 남쪽으로 전전 박환 하다가 두두룩하게 솟아오른 산이 덕진봉(德進津, 384m)인데, 전라북도 순창군 팔덕면 창덕리와 전라남도 담양군 금성면 덕성리 경계를 이루고 있으면서 금과면의 기두봉이요 현무이다.
 
이 산이 동남 방향 뻗어내려 개장된 중간에 마을이 형성되니 방축리(防築里)이다. 어떤 기록에 의하면 원래는 방죽골이라고 하였는데 제방을 쌓아서 마을이 형성되었기에 방축리라 했다고 한다. 그러나 제방을 쌓은 곳도 없을 뿐만 아니라 방죽을 막을 만한 위치가 못되고 설사 방죽을 막았다 하더라도 방축(防築)이란 말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한다.
 
마을의 형상을 살펴보면 삽살개가 쪼그리고 앉아 쥐를 쫒으려고 했으나 그 옆에 호랑이가 엎드려 있으니 쫒아가지 못하고 있는 형상이다. 이와 같이 세 짐승이 서로 움직이지 못한 상황을 삼수부동지격(三獸不動之格)이라고 한다. 따라서 마을의 형상은 쪼그리고 앉은 쥐를 삽살개가 쫓으려 하는 모양인 방축 서(尨逐 鼠)의 준말로 방축(尨逐)이라 하였던 것인데 한자로 표기하면서 방축(防築)으로 기록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방축리는 대촌(大村)이다. 큰 마을이고 보니 인구도 많다. 방축마을 한 가운데로 잘 정돈된 마을안길을 따라 올라가면 비가림막을 한 사각형으로 된 우물이 있다. 이 샘에서는 아직도 맑은 물이 넘실거리고 있다.
 
물의 양도 많기에 계속 흘러 넘쳐 40m 밑에 있는 제2의 웃샘인 큰 샘으로 깨끗한 물이 모여 허드레 물로 활용하거나 마을 손세탁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이곳에서 세탁하신 할머님의 말씀으로는 어지간한 세탁물은 이곳에 와서 손빨래로 다 빨아 가신다고 하니 우물 관리를 참 잘한 것 같기에 마을 지도자들께 칭찬하고 싶다.
 
옛날에는 큰 마을이었다. 그럼에도 마을 대다수 주민이 이곳 웃샘물을 제일 많이 사용하였다. 물동이에다 물을 담아 활용했고, 더 발달되어 물지게에 물을 길어 식수용으로 또는 생활용수로 활용했다.
 
마을에서 당산제를 올리는 시절에는 마을 회의에서 선발된 당산제 제주가 당산제 올리기 일주일 전에 웃샘에 금줄을 치고 주위에 상토를 깔고 부정한 분들의 출입을 통제했다. 제사 당일 날 아침에는 일찍이 웃샘을 청소하고 물을 길어서 제사 음식을 장만했다. 당산에 올라 제를 모시고 난 후에는 뒷 풀이로 마을 잔치를 베풀었다고 전해온다.
 
요즘은 고유 풍속이 잊혀져가고 있기에 정말 안타깝다. 다행히 방축리 분들은 공동우물을 너무나 잘 보수해 놓고 관리를 잘하였기에 오늘날에도 모두가 활용하니 얼마나 좋은가.(출처. 순창문화원)

dhlee3003@naver.com

[ 저작권자 © 아시아뉴스통신.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제보전화 : 1644-3331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의견쓰기

댓글 작성을 위해 회원가입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 시 주민번호를 요구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