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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순창의 샘(59) 금과면 송정리 '댓시암'

[전북=아시아뉴스통신] 이두현기자 송고시간 2020-12-17 08:13

옛날 샘에서 세탁도 하고 허드렛 물도 길어
전염병 창궐할 시기, 객지 사람 '출입금지'
송정리 전염병 없어 샘에 고마움 느껴
전라북도 순창군 금과면 송정리 댓시암, 사각, 깊이 50cm./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우리나라 100대 명산 너머 106번째 산으로 꼽히는 순창군 광덕산(廣德山, 578m)에서 한 지맥은 남쪽으로 뻗어내려 순창과 광주 간 국도변까지 내려와 머무르고 또 한 지맥은 동쪽으로 뻗어 내리다가 희여태재에서 박환하여 아미산으로 솟아오르고 이곳에서 남쪽으로 한 지맥이 국도를 따라 서남쪽으로 내려간 사이에 마을이 형성되니 송정리(松亭里)이다. 양쪽 뒷산이 마을을 감싸고 있어 큰 소가 송아지를 품고 있는 형상으로 아주 포근한 마을이다.
 
이 마을은 2백여 년 전 평산 신 씨가 터를 잡았고, 이 마을 앞에 있는 집채만 한 바위가 벼락을 맞아 두 쪽으로 갈라져 생긴 모양이라 하여 벼락바위라 부르다가 지나는 선비가 마을 입구의 큰 소나무가 정자처럼 생겼다 하여 송정(松亭)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곳 송정리 마을 입구에 대나무 밭 밑에 사각으로 만들어 놓은 댓시암이 있다. 댓시암 원 샘에서는 물이 펑펑 솟아올라 식용수로 활용하고 남은 물은 20m 아래 직사각형으로 만들어 놓은 곳에 물을 모아 넘어가도록 해 놓았다. 이는 남아서 흘러간 물을 막아 마을 주민들의 허드렛물로 활용하기 위하여 만들어 놓은 세탁소 구실을 하고 있는 곳이다.
 
웃샘은 뚜껑을 덮어 놓았기에 물이 탁하게 보이지만 아랫샘은 물이 가득 차 있으면 맑고 깨끗하기에 보기도 좋았다. 그리고 할머니들이 간단한 세탁물을 이곳에서 빨아가곤 한다.
 
마을 형성기 때부터 댓시암은 물을 생산해 내고 있었다. 그래서 마을 전체가 이 댓시암 물을 마시고 살아왔다고 한다. 그렇기에 마을에서는 지금까지 댓시암을 신성시 여기고 관리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아무리 가물어도 물의 양이 줄어들지 않고 그대로 계속 솟아오르고 있으니 더욱 샘에 대한 고마움이 크다. 옛날에 이 지방에 전염병이 돌아다닐 때 주민들은 샘에 금줄을 치고 그 누구도 객지 사람은 샘 근처로 오지 못하게 하였다고 한다. 그랬더니 송정리는 댓시암 물의 덕택으로 전염병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전하여 오고 있다. 이런 연유로 마을 주민들은 샘의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현재도 옛날 샘에서 세탁도 하고 허드렛물은 이곳에서 길어다가 쓰신 분들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은 수돗물이 가정에까지 들어와 꼭지만 돌리면 물이 줄줄 흘러내리기 때문에 샘 관리에 허술하다. 언젠가는 댓시암 물을 먹을 날이 오리라 믿는다.(출처. 순창문화원)

dhlee3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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