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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소를 알면 신축년(辛丑年)이 보인다(下)

[전북=아시아뉴스통신] 이두현기자 송고시간 2021-01-03 07:41

정성수 시인, 향촌문학회장./아시아뉴스통신 DB

[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5. 소싸움
 
두 마리의 소를 싸우게 하여 즐기는 놀이인 소싸움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문헌상 기록이 없어 정확히 말할 수는 없으나 주로 농촌에서 농한기 때 벌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싸움은 목동들이 망중한을 즐기기 위한 즉흥적인 놀이로 시작하여 차차 그 규모가 확산되었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소싸움은 소가 한 곳에 모여 풀을 뜯다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힘을 겨루게 되고, 소의 주인도 자기네 소가 이기도록 응원하였다. 이때의 소싸움은 부락단위 또는 씨족단위로 번져 서로의 명예를 걸고 가세(家勢) 또는 족세(族勢) 과시의 장으로 이용 되었다. 주로 추석놀이로서 일제 강점기에는 우리민족의 협동과 단합을 제압하기 위하여 이를 폐지시켰으나 그 명맥을 조심스레 이어오다가 마침내 광복을 맞아 부활되었다. 70년대 중반부터 고유의 민속놀이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농사일을 쉬는 동안 살이 오른 수소들이 맞붙어 맹렬히 싸우는데 더러는 죽는 수도 있다. 경상남도 일대의 소싸움에서는 싸움 전에 소에게 소주를 먹여 사나워지게 만든다. 싸울 장소에는 모래를 깔고 새끼줄을 둘러 싸움판을 마련하고, 싸움을 할 소 사이에는 포장으로 가리는데, 포장을 치우면 싸움이 시작되어 서로 뿔을 맞대고 상대방을 떠받고 밀게 된다.

이때 무릎을 꿇거나 넘어지거나 밀리면 지게 된다. 여러 마리의 소에게 싸움을 시킬 경우에는 시간을 제한하고, 단판치기로 싸움을 시킬 때에는 승부가 날 때까지 계속 싸움을 붙인다. 이때 농악대가 흥을 돋우게 된다.
 
최근 90년부터 영남 소싸움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3.1절 기념행사로 자계서원 앞 넓은 서원 천변에서 개최되는 소싸움이 해마다 규모가 커지게 되어 이제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소싸움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전국 소싸움 대회는 청도(국제 소싸움 대회 3월초) 진주(주말 대회 및 5월 논개제 10월 개천예술제 부속 행사로 치러짐) 창원(6월 창원시 대산면) 김해(11월 김해 단감제 부속 행사) 창영(10월 부곡 온천제 부속 행사) 완주(정확히 정해진 기간이 없음) 정읍(정확히 정해진 기간이 없음) 함안(4월 아라제 부속 행사) 의령(의령 4월 의병제 부속 행사 부산 벡스코 대회) 대구(달구벌 행사) 합천(대보름맞이 행사)등이 있다. 대부분 축제 부속 행사로써 진행되어지고 있어 이를 국가적인 무대, 세계적인 무대로 성장시켜야 될 것으로 보인다.
 
6. 광우병
 
광우병은 소에게 발생하는 전염성 뇌질환의 일종으로. 쉽게 말해서 소가 미치는 병이라고 할 수 있다. 4∼5세의 소에서 주로 발생하는 폐사성 신경질환이다. 소의 뇌 조직이 해면처럼 구멍이 뚫리는 치명적인 질병으로 이 병에 걸린 소는 갑자기 미친 듯이 포악해지고 정신이상 및 난동과 같은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며 근육이 위축되어 아무 데나 들이받고, 잘 걷거나 서지 못한다.
 
1996년 초 영국에서 발생하여 영국 경제의 엄청난 손실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 공포를 주기도 하였다. 광우병이 문제가 되고 관심을 끌게 된 이유는 인간들이 소에게 양의 내장과 뼈를 가루로 만들어 사료에 섞어 먹임으로써, 초식동물인 소에게 초식동물을 먹인 비 자연적인 현상의 결과이다. 그 이전까지 자연적인 상태에서는 광우병이 초식동물에서 육식동물로만 전염되었기 때문에 그 전염의 속도가 매우 느렸다. 그러나 동물성 사료를 대량으로 공급하였기에 '프리온'의 전염이 매우 빨라졌다.
 
동물성 사료는 가축의 성장을 매우 빠르게 만들어줘 목축업자들에게는 매우 커다란 유혹일 수밖에 없다. 그런 이유에서 '인간 광우병'은 동물성 사료를 쓰지만 않는다면 발생을 현저히 줄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는 질환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프리온'은 어떤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일으키는 광우병은 어떤 병인가? '프리온'은 변형된 형태의 단백질로서 생명이 없으므로 죽일 수가 없다. 대부분 병원체에 대한 인간의 대응은 그 병원체의 생명력을 없애는 방법과 번식을 억제하는 방법으로 대응해 왔다. 그러나 '프리온'의 경우는 그러한 방법이 전혀 먹혀들지 않는다. 그것은 변형된 단백질로서 매우 안정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화학적, 물리적으로 그 형질의 변형 즉, 감염성 및 병원체로서의 성질을 없애는 일이 쉽지가 않다. 열에 강해서 섭씨 300~400도 정도의 열에 의해서 변성이 된다고 한다. 웬만한 화학물질에는 별로 반응을 하지 않으며 락스나 가성소다에 하룻밤 정도 담가놓으면 변성이 일어난다고 한다.
 
즉, 광우병에 걸렸을 경우 소든 사람이든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프리온'에 감염된 소나 사람의 경우 일단 침범 받는 곳이 뇌신경이다. 뇌신경을 변형시키면서 아예 없애버리는 것이다. 뇌의 어떤 부위가 먼저 침범되는가에 따라 증상이 다양해질 수 있겠으나, 인간 광우병의 경우 치매에 가까운 증상이 일반적인 증상이라고 보면 된다. 초기증상으로는 자기 무시, 무감동, 안절부절, 쉽게 피로가 오고, 과다수면 혹은 불면 등의 수면 장애와 방향감각 상실, 간대성 경련, 기억력 감퇴와 감각 부조화, 평형감각 둔화 등 뇌기능의 장애와 관련된 거의 전부가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했듯이 감염이 된 후에 증상이 나타나는 시간이 길고, 또,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증상들이 대체로 치매와 비슷한 형태로 오기 때문에 그것이 '인간 광우병'인지를 모르고 지날 수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노인들에게서 올 경우가 많은 반면 그 경우에 그저 치매의 증상으로 치부해 버리고 지나갈 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자들 사이에서는 실제로 많은 '인간 광우병' 환자가 밝혀지지 않고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왜 미국산 쇠고기가 문제가 되는가? 예전에 광우병 파동이 일어났던 곳은 미국이 아닌 영국이었지만, 영국은 그 이후로 동물성 사료를 쓰지 않는다. 그러나 그러한 파동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미국에서는 여전히 대량의 동물성 사료를 사용하고 있다. 또, 미국에서는 소를 키운다기보다 대량 생산을 한다고 보면 된다. 그러니 식물성 사료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동물성 사료는 값싸면서도 효과가 그만이다.

동물성 사료라고 값비싼 살코기가 들어가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도 알 것이다. 내장, 뼈 등을 말려서 갈아 식물성 사료와 섞어 쓴다. '프리온'이 침범하여 문제를 일으키는 곳이 뇌신경이지만, 그 곳만 가는 것은 아니다. 뇌 다음으로 분포가 많은 곳이 뼈와 내장이고 흔히 살코기로 불리는 근육에도 분포할 수가 있다. 그런데 분포가 많은 뼈와 내장을 서양에서는 먹지 않지만, 한국에서는 많이 먹는다는 것이 또 하나의 문제다.
 
뿐만 아니라 광우병은 인간에게도 전염될 수 있으며 현재까지는 치료방법이 없다고 한다. 하루 종일 일하면서도 불평이 없는 소에게 부끄러운 사람들은 소의 선함을 배워야 할 것이다. 소를 잃고 난 후에도 외양간은 고쳐져야 하며 소의 맑고 큰 눈을 오래오래 바라봐야 한다. 그것이 신축년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이다. 소를 알면 신축년이 보인다. (끝)
 
* 프리온Prion: 단백질(Protein)과 비리온(Vrion=바이러스입자)의 합성어로 바이러스처럼 전염력을 가진 단백질 입자라는 뜻.

필자: 정성수 시인, 향촌문학회장

dhlee3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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