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12일 일요일
뉴스홈 연예/문화
[기획] 순창의 샘(83) 구림면 화암리 큰샘<上篇>

[전북=아시아뉴스통신] 이두현기자 송고시간 2021-01-11 13:53

의병장 면암(勉庵) 최익현(崔益鉉)이 일본군과 진위대에 의해 체포된 곳
화암 마을은 자갈이 많은 지역으로 샘의 깊이도 상당히 깊게 파야 물이 나온 지역
샘이 깊어 물맛도 좋고 물량도 많아
샘 속에 빠진 호랑이가 돌로 쌓아올린 벽을 허물어서 깊은 샘을 메웠다는 설화 전래
전라북도 순창군 구림면 화암리 큰샘, 깊이 3m./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전라북도 순창군 구림면 화암리는 여분산에서 동남쪽으로 대간룡이 뻗어 운항(雲項)마을을 지나면서 남쪽으로 박환하여 해발 470m 고지에서 다시 동남쪽으로 솟아오른 산이 해발 523m의 양호밧등이다.
 
이 봉우리에서 한 맥은 서남쪽으로 뻗어 월정초등학교에 이르고 한 맥은 동남쪽으로 안동마을을 지나 남정리 새터에 이른다. 그리고 주맥은 임감(壬坎)맥으로 내려와 굴등에서 동남쪽을 돌면서 개장되니 화암리이다. 마을 전체가 남향이며 마을이 동서로 길게 뻗어 형성되어 있다.
 
이렇게 오묘하게 생긴 마을에 고려 공민왕때 진주강씨, 고래정씨, 충주지씨 삼성이 이주하여 큰 마을이 형성되었다 한다.
 
1897년(고종 34) 방(坊)을 면(面)으로 개칭하면서 무림방을 무림면(茂林面)으로 고쳐 불렀다. 1914년 행정 구역 개편 때 화암 마을, 안동 마을, 중바우 마을을 통합하여 화암리로 부르게 되었다. 1935년 무림면과 구암면을 병합할 때 구림면 화암리로 개편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화암리는 의병장 면암(勉庵) 최익현(崔益鉉, 1833~1906)이 일본군과 진위대에 의해 체포된 곳이기도 하다. 최익현은 정부의 진위대가 자신들을 공격하자 동족과는 싸울 수 없다는 말을 남기고 스스로 체포되었다. 그 후 쓰시마 섬에 끌려갔다가 단식 투쟁으로 순절하였다. 마을 앞에 ‘최익현 피체지’라는 팻말이 세워져 있다.
 
화암리의 순 한글 이름은 ‘꽃바우’인데 이를 한자로 화암(花岩)이라 표기하였다. 이 마을 동남쪽 안산(案山)이 꽃바우이다. 이곳의 형상이 화심봉접 형으로 꽃을 찾은 벌과 나비 형상이므로 꽃바우라 하였다. 이 바위 형상은 사자 모양으로 양쪽에서 보아도 똑같은 맹호 형상으로 ‘양호밧등’이라고 불린다. 주산은 맹호출림(猛虎出林)형상이다.
 
1760년(영조 36) 발간된 『옥천 군지(玉川郡誌)』 방리(坊里) 신증(新增) 편에 무림방(茂林坊)에 속해 있는 화암, 안동, 중바우로 기술되었다.
 
화암리에서는 위쪽 당산나무를 할아버지 당산, 아래쪽 당산 나무를 할머니 당산이라 부르며 매년 정월 14일 저녁 9시경 주민 모두가 모여 당산제를 지낸다. 샘에 빠진 호랑이 이야기가 전하며 서당이 세 군데나 있었을 만큼 학구열이 높았다고 한다.
 
화암리 대지 600번, 656번, 657번지는 삼각형을 하고 있으며 대지 삼각지점에 샘을 파서 집의 식수로 활용하였다.
 
이 샘은 마을 중간 지점에 해당되며 주민 세 가구가 이 샘물로 식수를 해결하였다.
 
화암 마을은 자갈이 많은 지역으로 샘을 상당히 깊게 파야만 물이 나오는 지역인지라 샘이 깊어 물맛도 좋고 물량도 많아 주민들이 잘 관리하면서 샘물을 아껴 쓰고 참 고맙게 활용했다고 한다.
 
이 샘은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샘에 얽힌 설화 두 가지가 있다. 그 중 한 가지인 설화를 적어본다. 또 한 가지는 다음 차례에 소개하기로 한다. 지금부터 150여 년 전 어느 날 밤에 호랑이가 화암리 이곳 샘에 빠졌다. 호랑이 같이 영민한 동물이 어떻게 샘에 빠졌는지는 상상할 수 없다.
 
구전에 의하면 657번지에서 개가 짖어대니까 개를 잡으러 뛰어가다가 639번지 울타리에 옆구리를 받치면서 우물로 빠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우물에 빠진 호랑이가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며 악을 쓰니 마을 사람들도 놀라서 징을 치고 청년들이 호랑이라고 소리치니 마을은 일대 혼란이 일어났다.
 
그런데 샘 속의 호랑이는 악을 쓰면서 우물 속에 쌓아올린 돌담을 허물어서 깊은 샘을 메워갔다. 청년들은 마을 대문짝을 떼어다가 덮고 그 위에 큰 돌을 눌러 놓았다. 그리고 나서 구림면 닭사리 마을에 사는 포수를 데려와서 사살하기 위하여 모든 것을 준비하고 있었다.
 
샘 속의 호랑이가 돌담을 허무느라고 와글와글 으르렁 대는 소리에 촌각을 지체할 수가 없어 포수가 사살하였다는 일화가 있다.
 
그런데 얼마 후에 닭사리 마을 최씨 한 분이 달려오면서 호랑이 사살을 잠시 멈추라고 하였다. 이미 호랑이를 사살한 뒤라서 때는 늦었다. 최씨의 말에 의하면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서 화암리의 샘에 말이 빠져 죽게 되었으니 구해달라고 하였다고 한다.
 
화암리 마을 주민들은 벌벌 떨면서 호랑이가 밖으로 나오면 마을에 큰 피해를 줄 것 같아 닭사리 마을 포수에 의해 호랑이를 사살했다는 구전이 내려오고 있다.(출처. 순창문화원)

dhlee3003@naver.com

[ 저작권자 © 아시아뉴스통신.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제보전화 : 1644-3331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의견쓰기

댓글 작성을 위해 회원가입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 시 주민번호를 요구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