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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사과의 향기

[전북=아시아뉴스통신] 이두현기자 송고시간 2021-01-11 10:02

정성수 시인, 향촌문학회장./아시아뉴스통신 DB

[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Ⅰ.
맛 좋고 영양가 풍부한 사과는 먹는 시간대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고 한다. 식품영양학자들은 ‘아침에 먹으면 금, 오후에 먹으면 은, 저녁에 먹으면 동’이라고 한다. ‘사과를 매일 한 알씩 먹으면 의사가 필요 없다’는 영국 속담도 있다.
 
영어로 사과는 애플(Apple)이다. ‘애플’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스티브잡스’다. 그는 글로벌 IT 기업 애플 창업주이자 전 CEO 회장이다. 최초의 애플 로고에 관해서는 다양한 설이 있다. 회사를 설립할 당시 채식주의 자였던 잡스가 즐겨 먹던 사과에서 유래됐다는 설과 사과 농장에서 일하던 잡스가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지었다는 설 등이 있다. 또한 공동 창업자 로널드 웨인이 직접 펜으로 그린 디자인으로, 사과나무 아래 앉아있는 뉴턴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현재 로고의 토대는 애플컴퓨터가 설립된 1977년에 아트 디렉터 롭 자노프가 디자인한 '한 입 베어 먹은 사과 그림'이다. 당시에는 컬러 모니터를 강조하기 위해 6가지 색상으로 채색되었지만, 현재는 심플함을 강조하기 위해 하나의 색으로만 구성한다. 애플 로고 사과는 깨문다는 뜻인 ‘비트(Bite)'로 컴퓨터 기본 단위인 '바이트(Byte)'가 연상된다. 동시에 지식의 습득을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사과 농장에서 일했던 가난한 스티브 잡스가 지겨운 사과 밭 생활을 청산하고 돈을 벌자는 의미를 상징한다는 설이 있다.

스티브 잡스는 ‘소크라테스하고 한나절만 보낼 수 있다면 애플이 가진 모든 기술을 주겠다.’고 했다. 스티브 잡스가 겨우 한나절 시간의 대가로 애플이 가진 모든 것을 주고서라도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추측하건데 제대로 된 철학자 소크라테스와 한 끼 식사를 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소크라테스 같은 철학자에게 조언을 들으면 밥값으로 자신의 재산을 다 쓴다할지라도 지금 보다 더 많은 돈이 생길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는 세상의 흐름을 읽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사과’는 세상을 바꾼 사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혁신과 융합의 상징인 스티브 잡스의 '한 입 베어 먹은 사과'에는 달콤한 성공과 쓰디쓴 실패가 들어있다. 20살에 자신의 집 차고에서 컴퓨터 사업을 시작했고, 자신이 창업한 애플에서 퇴출당하는 아픔과 실패를 극복하고 화려하게 복귀하는 과정은 역전의 연속이었다.
 
스티브 잡스에 의하면 기술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애플의 DNA다. DNA를 활용한 기술과 인문학을 융합하고 거기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해야만 가슴을 울리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잡스의 사과'에는 소비자에게 진한 감동을 주는 기술혁신의 철학이 담겨 있다. 즉 인문학적 상상력과 예술적 창조성이다. 기술적으로 아무리 뛰어난 제품이라도 소비자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면 소용없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융합을 통해 기술적으로 복잡성을 띤 것을 말끔하고 단순하고 일관된 디자인 속에 감춘 것이 스티브 잡스의 전략이었다. 극단적인 집중과 단순성 그리고 애플 기기 간 철저한 개방과 소통과 공유를 보장한 것이 애플 마니아를 열광시키는 핵심이었다. 그런 스티브 잡스도 죽음만은 어쩔 수 없었다.
 
Ⅱ.
사과는 시대에 따라 가치가 다르다. 인류 역사와 신화와 전설에 나타난 사과는 운명을 바꿔놓기도 했다. 시작은 창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가 뱀에게 속아 따먹었다는 선악과다. ‘사과를 따먹지 말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고 따먹은 금단의 과일은 원죄를 상징한다. 이것이 ‘이브의 사과(일명: 유혹의 사과)다.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따먹으면서 에덴동산에서 쫓겨나 영원한 생명과 특권들을 잃었다. 이브는 이이를 낳는 고통을, 아담은 평생 노동으로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형벌을 받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났다. 그때부터 약육강식과 승자독식이 활개를 치는 세상에서 살게 된 것이다. 선악과는 유혹, 죄에 빠짐, 죄 그 자체의 상징이 되었다. 남자의 목, 툭 튀어나온 부분을 영어로 ‘아담스 애플’라고 한다. 이것은 아담의 목에 걸린 금지된 과일인 사과의 씨로 인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아담과 이브가 먹은 사과는 인간이 가져야하는 책임과 선택에서 오류를 범해 ‘이브의 사과’가 되어 인간의 운명을 바꾼 첫 번째 사과가 되었다.
 
두 번째 사과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파리스의 사과(일명: 美의 사과)’다. 신들의 파티에 초대받지 못한 여신 에리스(불화의 신)가 파티 장에 황금사과 한 개를 던져놓고 ‘가장 아름다운 여신의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갔다. 황금사과를 차지하기 위해 제우스의 아내 헤라와 그의 딸 아테나 그리고 아프로디테(비너스)가 다툼을 벌렸다.

이때 판결을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맡았는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아내로 맞게 해주겠다는 아프로디테에게 사과를 넘겨주고 스파르타의 왕비 헬렌을 차지했다. 그러나 그녀는 스파르타의 왕비였다. 이로 인해 그리스 연합군의 공격을 받아 트로이 멸망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되었다. 한 개의 사과 때문에 한 나라의 흥망성쇠가 결정되었다는 이야기다.
 
세 번째 사과는 ‘윌리엄 텔의 사과(일명: 자유의 사과)’다. 스위스 총독인 헤르만 게슬러는 광장에 장대를 꽂아놓고 자신의 모자를 걸어놓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모자에 절을 하도록 강요했다. 활쏘기의 명수인 윌리엄 텔은 모자에 절을 하지 않았다. 게슬러의 노여움을 산 그는 1307년 11월 18일 아들의 머리에 사과를 놓고 그것을 활로 쏘라는 명령을 받았다. 윌리엄 텔은 만약 실패했을 경우 게슬러의 심장을 쏘기 위해 준비했던 화살이 발각되면서 체포되고 만다. 성으로 끌려간 윌리엄 텔은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 던 도중에 폭풍을 만났지만 배를 다루는데 능숙한 그는 육지로 탈출하는 데에 성공하게 된다.
 
그 후, 윌리엄 텔은 게슬러를 화살로 사살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영웅이 되었다. 이야기는 아들에 머리에 사과를 올려놓고 활을 쏘아 맞춤으로서 스위스 독립운동에 불씨를 당겼다는 것이다. 혁명과 자유를 상징하는 ‘윌리엄 텔의 사과’는 약소국의 독립운동에 불을 붙인 도화선이 되었다.
 
네 번째 사과는 중력을 발견한 과학자 ‘뉴턴의 사과(일명: 과학의 사과)’다. 뉴턴이 케임브리지대학 재학 시절 당시 창궐했던 페스트(흑사병)를 피해 고향 마을에 있을 때 사과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물체는 상호간 질량에 비례하고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힘으로 끌어당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966년 뉴턴이 발견한 ‘만유인력의 법칙’이다. 이는 근대과학을 발전시키는 획기적인 사건으로 과학발전의 큰 계기가 되었다.
 
사과는 문화사의 결정적 장면에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프랑스 화가 폴 세잔은 원근법을 깨트린 사과 정물화를 그려 ‘사과로 파리를 정복하겠다’는 꿈을 이루면서 현대 미술의 아버지가 됐다. 세상을 놀라게 한 사과의 등장은 1968년 영국의 록 밴드 비틀즈가 자신들의 음원을 관리하기 위해 회사를 설립했는데 그 이름이 ‘애플 코어’다. 비틀즈는 초록색 사과를 애플 코어의 로고로 등록했다. 폴 매카트니의 아이디어였고 한다. 벨기에 화가 마그리트는 사과를 소재로 많은 그림을 그렸다. 그중 초록색 사과 한 알이 방 안을 가득 채운 크기로 그려진 그림 ‘듣는 방’이 유명하다.
 
화폭 위의 소재들을 완벽한 형태감으로 선보여 20세기 회화의 선구자가 된 화가 세잔은 미술을 공부하기 위해 파리로 떠나며 ‘나는 사과 한 알로 파리를 정복할 것이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래서 그를 '사과의 화가'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과를 응시하며 사과의 본질을 이해하려고 애썼으며 그것을 화면에 표현하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고 한다. 따라서 본질 탐구의 상징은 ‘세잔의 사과(일명: 우정의 사과)’로 불린다. 또한 1632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태어난 철학자 스피노자는 ‘내일이 지구의 종말일지라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다’는 종말의 상징은 ‘스피노자의 사과(일명: 종말의 사과)’다.
 
그 외에도 계모인 왕비에게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긴 백설 공주의 ‘미혹의 사과’ 도 있고, 어린 나폴레옹이 배고플 때 마다 사과 가게 할머니가 공짜로 쥐어주는 사과를 먹고 황제가 되어 사과가게 할머니와 해후했다는 ‘희망의 사과’도 있다.
 
러시아산 '틴오버스 사과(일명: 신호등 사과)도 있다. 틴오버스 사과는 러시아 산으로 러시아 슬리브 신화 속에 등장하는 사과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과를 준 후 사과 색이 파란색으로 변하면 신께서 허락한 사랑이고, 노란색으로 변하면 신께서 아직도 생각하는 중이고 사과 색이 변하지 않거나 빨간색이 되면 신이 거부한 사랑이라는 것이다.

우리 앞에는 ‘기회의 사과’가 있다. 그 사과는 부정적인 사람에게는 빈 껍질만 남은 열매를 안기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변화에 발맞춰 스스로를 냉혹하고 냉정하게 조정 하는 사람에게는 풍요의 가을을 안겨줄 것이다. 이제 ‘기회의 사과’ 어떻게 운영하고 활용하느냐는 각자의 몫이다.
 
한 알의 사과 속에 들어 있는 씨에서 무수한 사과가 열리는 것처럼 한 알의 사과에는 원죄에서 부터 세상을 바꾼 혁신에 이르기까지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과는 과일 이상의 상징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인류 역사에 이야기 거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삶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필자: 정성수 시인, 향촌문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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