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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연회 강동지방 아멘교회 신동수 목사, '입다의 서원기도'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1-02-26 09:45

서울남연회 강동지방 아멘교회 신동수 목사.(사진제공=아멘교회)

입다의 서원기도

 성경은 서원기도를 경계합니다. 대체로 모든 서원을 이행할 수 없는 인간의 한계 때문에 미리 차단합니다. 서원기도가 허락되면 남발의 우려가 있고 자기 성찰과 겸손의 기도를 피해가기 쉽습니다.

 그러나 궁지에 몰린 인간은 자신에게서 기도의 명분을 찾을 수 없을 때 맹세를 조건으로 하나님의 도움을 받으려고 서원기도를 합니다. 사실상 절박한 상황에서 모든 인간은 입밖에 내지 않지만 마음으로는 서원기도를 합니다.

 구약성경 사사기의 입다의 이야기는 비극적 결말로 인하여 서원기도를 경계하는 좋은 예가 됩니다. 입다는 하나님께서 암몬족속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게 하신다면 개선할 때 가장 먼저 환영하러 나오는 식구를 번제로 드리기로 서원합니다. 그런데 자기를 반기러 나오는 사람이 바로 자기가 사랑하는 외동딸입니다. 입다는 슬프지만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켜 자기의 소중한 딸을 바칩니다.(삿11:39)

 그런데 이 이야기를 자기가 서원한 대로 자기의 가장 소중한 것을 드린 입다의 순종으로만 이해한다면 반면에 하나님은 인신공양을 받는 무서운 하나님이 됩니다. 성경전반에 하나님은 인신공양을 금하십니다. 창세기에서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믿음을 시험하여 외아들 이삭을 번제로 바치라고 하였으나 아브라함의 순종을 보신 후에 예비하신 숫양을 번제로 드리게 하십니다.

 인신공양은 가나안의 전례입니다. “모압 왕이 전세가 극렬하여 당하기 어려움을 보고 칼 찬 군사 칠백을 거느리고 충돌하여 지나서 에돔 왕에게로 가고자 하되 능히 못하고 이에 자기 위를 이어 왕이 될 맏아들을 취하여 성 위에서 번제를 드린지라 이스라엘에게 크게 통분함이 임하매 저희가 떠나 각기 고국으로 돌아갔더라.”(왕하3:26)

 사사기는 마지막 말로 사사기 전체를 뒤집습니다. “그 때에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이 각각 그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삿21:25) 사사기는 제한 없는 무정부 상태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왕정을 내다봅니다.

 연약한 인간은 불안한 상태에서 서원 기도를 할 수도 있지만 입다를 신앙의 영웅으로 보지 말라는 뜻이죠. 또한 히브리어 원문은 입다가 실제로 딸을 번제로 드렸는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게 열어둡니다. 물론 후의 왕정시대도 한계를 드러내며 진정한 왕이신 메시야의 도래를 기대하게 합니다. 

 기독교의 전통에 입다를 신앙의 본으로 세우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해석에는 해석자 자신은 서원한대로 지킬 수 있다는 교만한 마음과 절대적 순종을 내세워 교권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가 숨겨져 있습니다. 사사기는 입다에게서 자기중심적인 나를 보게합니다. 교회는 성경 앞에서 겸손해야 길을 얻습니다.

jso84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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