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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본교회 이상갑 목사, '마음에 새겨지는 7000원'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1-04-16 04:00

청년사역연구소 이상갑 대표.(사진제공=CBS새롭게하소서)

1. 심방을 하는데 아주 어려운 가정을 심방 했습니다. 지하실에 사는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2. 힘든 가정 환경에서 마음을 열고 맞이해 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3. 그런데 심방을 마치고 나오는 길이었습니다. 갑자기 제 손에 뭔가를 쥐어 주셨습니다. 

4. 거절하고 뿌리치려고해도 눈물을 글썽이면서 끝까지 제 손에 쥐어 주셨습니다. 

5. 그러면서 제게 이런 말을 해 주셨습니다. < 목사님 저는 목사님이 저의 집에 심방을 와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마치 예수님이 저희 집에 심방을 와 주신 것 같아서 심방을 준비하면서 너무 기뻤습니다. 목사님 이것은 제가 몇 일 동안 폐지를 주워서 모은 거예요. 꼭 한번 식사를 사드리고 싶은데 그것도 힘들어서 목사님께 식사 대접하는 마음으로 모은 거니 거절 하시면 안 됩니다.> 

6. 이 말이 목구멍에 탁 걸려왔습니다.

7. 얼굴 표정을 보니 거절하면 상처를 받으실 것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8. 무엇보다 할머니의 얼굴에서 예수님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9. 그때 주님이 제게 이렇게 말씀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상갑아 나는 네가 연약하고 힘든 이 가정에 심방을 와 주어서 고맙다. "

10.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받았습니다. 제 눈에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11. 몇일 동안을 거리를 다니면서 폐지를 주우시는 모습이 제 눈에는 보였습니다. 

12. 무엇보다 할머니 마음 중심에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목회자의 심방을 예수님의 심방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하셨다는 것이 울컥했습니다. 

13. 그 울컥함이 목회자인 저를 철이 들도록 만들었습니다.

14. 세상살이가 쉽지 않고 가난하고 먹고 살기 힘들어서 심방조차 제대로 받기 힘든 분이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그날 받은 봉투 속에 든 7000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었습니다. 

15. 그 돈을 바라보는데 다시 눈물이 났습니다. 그래서 바로 미국을 다녀오신 분이 제게 선물하신 영양제를 구역장님을 통해 출처는 밝히지 말아 달라고 부탁을 하고 할머니께 보내 드렸습니다.

16. 그 봉투를 가지고 때로는 제 품에 품고 다니고 때로는 제 서랍장에 보관하였습니다. 

17. 목회자로 철이 들게 한 할머니의 7000원은 제게는 7천만원보다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18. 무엇보다 그 7천원을 통해 주님의 마음을 느끼고 주님의 음성을 들 을 수 있었음이 감사하였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저를 목회자로 철이 들게 하신 성도님들께 정말 감사를 드립니다.

19. 어떤 목사님들은 부자들만 만나고 꾸준히 관리한다는 말을 듣고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실제로 그런 분들을 몇 분 보기도 했었는데 참 서글픈 일입니다. ) 그 자체로 망한 목사란 생각이 듭니다. 

20. 그 할머니와의 경험은 제 목회를 바꾸었습니다. 저는 가끔  추어탕이나 쌈밥을 좋아한다고 소문을 냈습니다.  그것은 부담없이 1만원 이하로 식사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1. 시간이 흐른 지금 실제로 성도님들과 부담없이 먹는 그것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할머니의 7000원은 그렇게 지금까지도 마음에 새겨두고 있습니다.

jso84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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