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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유담은옥합교회 안양준 목사, '끝까지 승리하라!'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2-06-18 05:00

향유담은옥합교회 담임 안양준 목사/아시아뉴스통신=오준섭 기자

심은경 씨가 열연한 「수상한 그녀」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2014년 1월에 개봉한 오래된 영화이지만 심금을 울려주었던 좋은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내용 자체는 도저히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즉 할머니가 어느날 갑자기 젊은 시절의 모습으로 돌아와 겪게 되는 온갖 헤프닝을 보여주는 황당한 설정이지만 우리같은 7080세대의 사람들에게는 영화 OST로 등장하는 나성에 가면, 빗물, 하얀 나비 등의 노래를 들으며 아련한 옛 추억을 소환하게 만드는 그런 영화입니다.

그런데 ‘수상한 그녀’라는 영화 제목은 누가 붙였는지? 왜 붙였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말 그대로 그녀가 하는 행동들이 조금은 현대 젊은이들의 말이나 행동과 차이가 있어 그렇게 붙였을 거란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페북의 프로필을 보면 누구나 그런 소망을 갖고 살아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야 어쩔 수 없이 최근 모습의 사진을 올렸지만 얼마 전까지 거의 20년 가까이 지난 사진을 올렸던 이유는 나이가 들어가는 저의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까닭이었을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페북을 하는 여성분들의 프로필을 보며 ‘수상한 그녀’가 떠오르는 이유는 충분히 공감하는 까닭입니다. 물론 현재의 자신의 모습을 자랑스럽게 올리는 분들 역시 언젠가는 이런 생각, 이런 행동을 취하게 될 수도 있을 거라는 가정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기에 이해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원목 사역을 할 때 거의 대부분 시간을 라운딩을 하는데 썼습니다. 처음 입원하신 분들은 얼굴을 익히기 위해 찾아다니지만 장기 입원을 하신 분들의 경우 병으로 인한 고통도 있지만 오랜 시간을 혼자 보내야만 하는 고독감과도 싸워야 합니다.

그래서 마음만 먹으면 한 분 하고도 하루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평생 지내온 이야기를 어떻게 하루에 다 끝낼 수 있겠습니까? 자신의 어릴 적 이야기를 할 때 앞에 앉은 제게 하는 말이지만 실제로는 자신에게 속삭이는 다시 말해 자신의 과거로 돌아간 것입니다.

그렇게 이야기할 때 그 표정이 얼마나 행복할지 아십니까? 그 순간이 영원하길 바라지만 그래서 맘 같아선 하루 종일 매일같이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기에 병실 문을 닫고 나가면 또다시 찾아올 고립감에 얼마나 시달려야 할까요?

다시 한 번 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흘러갑니다. 누구나 어린 시절을 건너뛰어 노인이 된 것은 아니잖습니까? 그리고 누구나 마찬가지로 나도 언젠가는 노인이 될 수밖에 없는 거잖습니까?

병실을 라운딩할 때마다 제가 목사라는 사실이 얼마나 자랑스러웠는지! 물론 제가 조금이라도 잘나서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목사이기 때문에 천국에 대한 소망과 어려울 때 도우시는 주님의 능력 등등이 그분들께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아는 까닭입니다.

물론 목사만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그런 능력을 소유한 분들입니다.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주님이 주시는 능력이지만 그 능력을 우리에게 주셨기에 아낌없이 내어줄 때 세상의 어떤 자라도 주님의 이름으로 도울 수 있습니다.

오랫 동안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주님의 사랑으로 진정으로 사랑했던 그 분들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해주고 싶은 마음에 기독교 장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아름다운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영원히 아름다운 곳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에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축복받은 사람들입니다.

죽음 너머 주님이 약속하신 곳,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에게 죽음은 주님의 나라로 들어가는 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약속을 결코 가벼이 여기지 않기를 원합니다. 

“데마는 이 세상을 사랑하여 나를 버리고 데살로니가로 갔고”(딤후 4:10)

세상을 사랑하여 주님을 버리고 믿음의 길에서 떠나버리는 데마와 같은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를... 끝까지 이기고 승리할 수 있기를...

jso84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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