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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잼버리에서 진짜 실패한 것

[서울=아시아뉴스통신] 김학중기자 송고시간 2023-08-11 18:47

김학중 목사
김학중 목사./아시아뉴스통신 DB 
   
[아시아뉴스통신=김학중 기자] 살다보면 제가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미안한 마음을 품게 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이번 “새만금 잼버리”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그런 대상입니다. ‘잼버리’는 ‘유쾌한 잔치’, ‘즐거운 놀이’라는 뜻인데, 아이들이 경험한 실상은 ‘대혼란’이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큰 꿈과 기대를 안고 한국을 찾은 158개국 4만3천여 명의 아이들...그들과 그 가족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는 것이 너무나 부끄럽고 정말로 미안했습니다.
   
어느 신문 기사에 따르면, 해외 자원봉사자들이 새만금 잼버리를 이렇게 평가했다죠. “Korea is good, But jamboree is not” 준비도 부족했고, 대처도 미흡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새만금 잼버리에서 정말로 실패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전세계 청소년들에게, ‘실수한 이후 가장 나쁜 자세’를 보여주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잇달아 일어나는데, “내탓”이라고 하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명확하게 책임의식을 가지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보니, 늦장 대처가 이어졌습니다. 주먹구구식으로 임시방편만 늘어놓다보니, 문제를 더욱 키우기도 했습니다. 결국 상황과 여론이 점점 더 악화되자, 나타나야 하는 “내탓”은 없고, “남탓”만 넘쳐났습니다. 저는 전세계 청소년들이 이 모습을 보고 있다는 생각에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좋은 것을 보고 경험하려고 모인 아이들에게,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민낯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물론 야영의 특성상 날씨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것은 인정합니다. 올해는 유독 날씨가 덥고 습했습니다. 경로를 종잡을 수 없는 태풍 ‘카눈’까지 한반도를 직격하며 악재가 겹쳤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이것들은 스카우트 대원들의 도전정신을 키우는 일에 도움이 됩니다. 세계스카우트연맹 사무총장도, “이러한 악재는 100년이 넘는 잼버리 역사상 처음입니다. 하지만 스카우트는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잼버리는 역경에 직면했을 때, 끈기와 창의력 그리고 회복력을 배우는 행사입니다. 우리는 다른 도전으로 이 도전을 이겨낼 것입니다.”라고 자신의 트위터에 말했습니다.
   
바로 이런 걸 대비효과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들에게 ‘혹독한 날씨’는, 자신들을 성장시키는 하나의 도전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 앞에 직면하여 극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혹독한 날씨’는, 우리의 실수를 무마하려는 하나의 핑계거리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든 그 뒤에 숨으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이 선명한 대비 덕분에, 우리의 태도가 더욱 초라하고 부끄러웠습니다.
   
그러던 중 정말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저희 교회가 있는 안산에 215명의 잼버리 대원들이 온 것입니다. 태풍으로 인해 야영이 불가능해지자, 대원들이 전국 각지로 흩어진 겁니다. 저는 바로 담당 기관에 연락했습니다. “저희가 그들을 섬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사실 저는 이럴 때, ‘교회가 나서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미리 짜여진 일정만 아니었다면, 청년부와 청소년부를 데리고 잼버리에 봉사하러 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상황 상 그럴 수 없어서, 못내 아쉽고 미안함이 남아 있었는데, 좋은 기회를 만난 것이죠.
   
물론 저희가 해준 것은 아주 작은 것입니다. 하지만 전국곳곳에서 일어난 그 작은 섬김들로 인해 잼버리 대원들이 행복해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불행 중 다행이었고, 마음에 위로와 감사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제라도 깨달아야 합니다. 부족한 우리에게 미소 짓는 그 아이들을 보면서 말이죠. 우리는 절대로 똑같은 태도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는 말아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잼버리 대원들이 펼쳐갈 미래의 도전을 응원하며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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