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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무너진 교권에 깔린 사람들

[서울=아시아뉴스통신] 김학중기자 송고시간 2023-08-24 16:08

김학중 목사
김학중 목사

   교육은 백년지대계입니다. 교육은 백년을 내다보고 가야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그 기초가 중요합니다. 기초가 잘못된 상태라면, 아무리 공을 들여 백년을 쌓아 올려도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의 교육은 그 기초가 완전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어떻게 바로 세워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안타까운 죽음으로 내몰린 서이초등학교 선생님을 추모하며...그 아픔과 울분을 함께 겪는 선생님들과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반드시 그리해야 합니다.

   지금 선생님들이 겪는 가장 큰 고충은 ‘학부모와의 관계’입니다. 일부 학부모들이 왜곡된 사랑의 잣대를 들이미는 통에, 선생님들은 올바른 사랑으로 아이들을 대하지 못합니다. 또한 적극적으로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주어야 하는 학교의 임원들은, 학교의 이미지와 평판을 위해 참으라고 합니다. 결국 일선의 선생님들은 이런저런 눈치를 보다가 마음에 깊은 병이 들고 마는 겁니다.

   유난히 교육열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부모님들이 요구하는 민원은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언론에 보도가 된 것처럼, 선생님들의 개인 휴대전화와 SNS를 통해, 주말도 가리지 않고 요구 사항을 쏟아냅니다. 아마 학교 선생님들이 감당해야 하는 스트레스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그 이상일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그러한 고충 속에서도 묵묵히 교육현장을 지켜주셨던 선생님들에게, 마땅히 감사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정반대로 행동했습니다. 위태롭게 휘청거리던 교권은 무너져 내렸고, 그 무너진 교권에 선생님들이 깔려 희생되었습니다. 너무 속상하고, 많이 슬프고, 큰 분노가 일어납니다.

   물론 선생님들 중에도 이러한 사태에 책임이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결코 모든 선생님들이 그렇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자신을 희생해 학생들을 사랑하신 참 스승이시죠. 하지만 ‘킬러문항’을 판매하는 것처럼...특별히 과거에 기이할 정도로 높았던 교권의 혜택을 누리며, 학생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사리사욕을 채웠던 일부 선생님들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우리의 교권은 그렇게 무너졌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깔린 사람들은 선생님들만이 아니라, 학생들도 있습니다. 인권의 존중을 받지 못하고, 왜곡된 사랑에 휘둘리던 수많은 학생들도 그 아래에 깔려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반드시 그들을 꺼내주어야 합니다. 더 이상의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앞으로 똑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것이지만, 최근 교권을 강화하는 방안들이 발표가 되었습니다. 절대로 이 방침들이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끝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교권을 무너뜨린 사람들’에게는 ‘분명한 책임’을 묻고, ‘무너진 교권에 깔린 사람들’에게는 ‘확실한 지원’을 해주어야 합니다.

   선생님들이 건강해야, 아이들이 건강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들이 존중받고 사랑받아야,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습니다. 백년지대계를 책임질 선생님들과, 우리나라의 미래를 세워갈 꿈나무들이 우리에게 너무 소중합니다. 평생 교직에 계셨다는 어느 선생님의 고백이 우리의 가슴을 울립니다. “솔직히 너무 힘듭니다. 그런데 그래서 가장 보람되고, 교사인 제가 자랑스럽습니다.” 참 스승으로 우리 곁에 계신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아시아뉴스통신=김학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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