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9일 월요일
뉴스홈 영화/공연
[영화리뷰] 영화 타겟 리뷰, '그알'에서 찾은 소재로 만든 현실 공포... 비현실적 경찰 캐릭터는 '옥에 티'

[부산=아시아뉴스통신] 서인수기자 송고시간 2023-09-05 18:08



 
영화 타겟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아시아뉴스통신=서인수 기자] 자, 지금 오펜하이머에 이어서 박스오피스 2위가 '타겟'입니다. 

중고거래 사기 사건에 휘말린 한 평범한 직장여성을 그린 영화인데,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잘 만든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영화적으로 장단점이 아주 극명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단점보다 그 강렬한 장점 때문에 일반 관객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영화입니다. 

그래서 넌 재밌게 봤냐? 라고 물어보신다면 '재밌게 봤다'라고 대답하겠습니다.

오늘은 타겟을 볼까말까 망설이는 분들을 위해 약한 스포일러가 섞인 간단한 감상평과 가이드를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논해야 할 것은 '소재'의 현실성과 핍진성 그리고 '공감'입니다. 

핍진성은 작품의 세계관이나 설정이 현실적으로 있을 법한 이야기인가를 의미하는데,

타겟은 우리가 흔히 하는 '중고거래'와 '중고거래 사기 사건', '보이스 피싱'을 소재로 하고 있어 관객에게 현실적 공감을 이끌어 내는데 성공합니다.

중고거래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사람도 공감 할 수 있는 것이, 이런 사건들을 뉴스로 자주 접하거나 주변에서 자주 봐왔기 때문입니다.

신혜선이 연기한 주인공 장수현은 인테리어 회사 팀장인데, 중고거래를 통해 세탁기를 구매하지만, 설치하고 나니 고장난 세탁기였고, 판매자에게 따졌더니 이 판매자가 '익명성'에 기대 주인공에게 악랄한 보복을 가한다는 것이 영화의 기본 골격입니다. 
 
영화 타겟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판매자의 보복으로 인해 주인공이 일상에서 겪는 공포는 귀신같은 비현실적 공포가 아니라 우리도 충분히 겪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더 강렬하게 전해져 옵니다.

박희곤 감독이 '그것이 알고싶다'를 보고 소재를 정했다고 하는데, 영화로서는 거의 처음 다뤄지는 소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만큼 관객이 접근하기가 쉽고, 신선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으론 배우들의 연기입니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신혜선이 캐리하는 영화입니다.

주요 배역은 네 명인데, 회사원 신혜선과 동료 이주영, 형사 김성균, 그리고 익명의 판매자입니다.

신혜선은 발음이 좋기로 유명한 배우이고, 김성균도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잘 하는 배우인데, 딱 기대만큼의 연기를 보여줍니다.

문제는 나름 비중이 있는 조연인 이주영의 발음이 심각하게 안좋다는 것입니다. 

이 배우가 나올 때는 반드시 귀를 기울여서 들어야 한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영화 타겟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메인빌런인 익명의 판매자도 '나 악당이오' 하는 연기가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은 뒤이어 연출을 논하며 함께 말씀드리겠습니다.

박희곤 감독은 인사동 스캔들, 퍼펙트 게임, 명당을 연출하면서 늘 좋은 소재를 다루지만 맛있게 연출하지는 못했던 감독이었습니다.

무언가 답답하고, 툭툭 끊어지고, 경쾌하게 연출하지 못했던 박희곤 감독은 '타겟'에서도 역시나 단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 모습을 보입니다.

스릴러 영화가 아니라 아침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초반부를 보자면 1969년생인 박희곤 감독이, 1869년생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올드하고 고루한 연출스타일을 보입니다.

심지어 악당의 정체가 밝혀진 후반부는 현실성 핍진성 개연성 같은 것들이 모두 무너지고 '우당탕탕식 전개'로 영화가 끝이 납니다. 영화를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 지 몰라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그냥 끝내버리는 식입니다.
 
영화 타겟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이 영화는 헐리우드 공포영화 '스크림'과 비슷한 얼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익명성에 기댄 악당 때문에 주인공이 일상에서 PTSD를 겪는다는 내용이 비슷하고 그 악당의 정체를 찾는 과정에서 관객이 서스펜스를 느낀다는 점이 비슷합니다.

박희곤 감독은 신혜선 주변인물들에게 조금씩 의심할 거리를 던져주면서 관객으로 하여금 악당의 정체를 찾는 재미를 주려고 했던 것 같은데,

의도는 좋았지만 전혀 타격감이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스크림에서는 트릭과 복선을 효과적으로 배치하면서 관객으로 하여금 마지막까지 악당의 정체를 의심하게 하고 마지막 반전으로 관객을 놀래키는데,

타겟은 이 트릭과 복선을 주는 연출이 대단히 노골적이고 심심하게 그려집니다. 

악당의 정체가 밝혀지는 부분에선 몇몇 관객들은 헛웃음을 치기도 했습니다.

박희곤 감독의 스릴러 연출에는 대단히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영화 타겟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악당을 연출한 것만큼이나 심각한 연출 실패는 또 있습니다. 김성균이 연기한 형사 역할인데요.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 '현실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로 공포감을 준다는 것인데, 정작 이 사건을 해결하는 김성균이 맡은 형사 역할은 판타지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중고거래 사기로 경찰에 고발한 신혜선에게 형사 역의 김성균과 강태오는 수사를 개시하는데만 4개월이 걸린다고 말해놓고,
 
강태오가 신혜선을 달래려 한 말한마디에 곧바로 수사를 개시해 버리는데다, 죽음을 불사하고 악당을 쫓는 모습은,

현실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경찰에 대한 '판타지'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익명성'에 기댄 온라인 상 명예훼손이나 모욕, 통매음 또는 이 영화처럼 중고거래 사기 등으로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해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세상에 어떤 사이버수사대 소속 경찰이 죽음을 불사하고 가해자와 싸웁니까.

차라리 사건이 해결되지 않았더라면, 이 영화의 찝찝하고 어두운 면이 더 살아, 범작 이상의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흥행에는 성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애초에 제작비가 45억원에 불과해 손익분기점이 100만 명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또, 대단히 구린 연출이지만, 잘 쓰인 효과음, 소재의 신선함과 공감도, 그리고 신혜선이라는 아주 큰 강점으로 이를 상쇄한다는 점도 흥행 요소입니다.

대진운도 좋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명성에 기댄 오펜하이머가 아직 1위를 하고 있지만, 긴 러닝타임과 '재미없다'는 입소문 때문인지 확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고,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달짝지근해, 밀수도 장기 상영에 진입하며 객석을 많이 점유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6일 개봉하는 정유미 이선균의 '잠' 정도가 경쟁작이 될 것 같습니다.

오늘 리뷰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제 영상이 마음에 드셨다면 구독과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그럼 다음 영상에서 뵙겠습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iss3003@naver.com

[ 저작권자 © 아시아뉴스통신.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제보전화 : 1644-3331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의견쓰기

댓글 작성을 위해 회원가입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 시 주민번호를 요구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