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태 학사모 저출산인구본부장 |
[아시아뉴스통신=주영곤 기자] 일주일 전 집사람이 할 말이 있으니 앉아 보라고 했다. “며느리가 임신을 했다고 해서 바로 임신 축하금을 보냈다”고 했다. 경사(慶事)중에 경사다. 내심 기뻤지만 속으로 만 즐겼다. 그제는 40년 지기 친구 빙모상(喪)에 갔다 오던 길에 친구를 데려주면서 아들 녀석에게서 온 유선전화를 친구랑 함께 “아버지 좋지요?” 라는 전보를 받고는 친구가 더 좋아하며 축하해 주었다.
어제는 아들 내외가 직접 와서 임신 사실을 직접 전해주었다. 오늘 병원 다녀왔다며 초음파 사진을 보여 주었다. 흑백 초음파 사진에는 2.8센티 미터의 생명체가 선명하게 희망을 안겨 주었다. 아들 내외는 결혼한 지 만 3년 만에 임신을 한 것이다. 지인(知人)들은 만날 때 마다 순주 보았나? 하는 물음이 3년 째 지속되다가 드디어 손주를 보게 되니 얼마나 기쁘지 아니한가!
며느리에게 “그동안 왜 임신을 미루었냐?”고 물으니 “사실은 우리끼리 더 재미있게 즐기려고 임신을 피했어요”라는 MZ세대의 솔직한 답변이었다. 기분이 어떠하더냐고 물으니 아들은 ‘그냥 얼떨떨 했어요’ 라고 하고 며느리는 ‘초음파에서 심장이 쿵쿵대는 소리를 들으니 소스라칠 정도로 숨이 멎을 것 같았다’고 했다. 사돈은 무어라 하시더냐고 물으니 친정아버지는 ‘우리 딸 파이팅’ 이라고 하고 친정엄마는 ‘아이만 태어나면 내가 전적으로 키워 줄 테니 아무 걱정 마라’고 하셨다고 한다.
임산부가 왕(王)이고 아이가 이 나라의 보배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외치고 다닌 지가 벌써 15년째다. 가족사랑만이 저출산 문제를 푸는 해법이라는 전략팀을 꾸리고 인구연극 창작, 시민 참여 인구 Talk, 인구인식 개선홍보를 주도하던 가장이 정작 자기 집 자녀들은 결혼을 했어도 자녀를 두지 않는 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았는데 명분을 주었으니 다행이다. 더하여 우리 집에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예쁜 손녀까지 잘 자라라고 있으니 매일 매일이 즐겁다.
최근 외국의 한 유튜버는 대한민국의 출산율은 0.78 명이라며 대한민국은 곧 망할 거라고 예언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젊은 인구가 100명이라고 한다면 2100년에는 그 숫자가 6명으로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금 확실한 처방을 하지 않는다면 100년 내에 한국의 청년인구는 94%가 줄어들 것이라는 해당 영상은 나흘 만에 조회 수 430만 회를 넘겼고 댓글은 자그마치 2만 5천 개가 넘게 달렸다고 한다.
이 영상은 대한민국의 인구재앙은 초저출산 뿐 아니라 고령화로 변해가는 인구 구조를 들고 있다. 이어 “2100년 한국의 인구는 2400만 명으로 2023년 인구의 반이 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더 답답한 것은 1950년 한국의 중위연령‴이 18세였다면 2023년은 45세, 2100년에는 59세가 된다고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튜버는 이렇게 고령화가 계속되면 대한민국이 감당할 의료비와 복지문제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국가의 존립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웃 인구 대국인 중국도 한국처럼 수십 년간 산아제한 정책을 펼쳐 인구 구조의 변화가 고령화로 급격히 진행되면서 올해 3월 세계인구 1위를 인도에 넘겨주고 말았다.
산아제한 정책을 쓰다가 2005년 합계 출산율 1.09가 되자 부랴부랴 출산장려 정책을 펼치기 시작한 2006년부터 17년 간 약 280조 원을 저출산 극복을 위해 쏟아 부었음에도 합계출산율은 해가 거듭될수록 떨어지더니 0.7대로 고착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수치는 세계 최저출산율이기도 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중에서 합계출산율이 1이하 인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우리 집부터 손주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집의 경사일 뿐만 아니라 이웃의 경사요. 나라의 경사다. 가족이 답이고, 가족이 있음에 내가 있고 이웃이 있고 나라가 존재함을 느끼게 해주는 며느리가 고맙다.
※ 참고 : 중위연령이란 한 나라의 전체 인구를 연령 순서로 줄을 세웠을 때한가운데 있는 사람의 연령을 말한다. 중위연령이 높을수록 노인 인구가 많다는 뜻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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