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진=KBS 2TV '사랑이 온다' 캡처) |
[아시아뉴스통신=이상진 기자] 배우 배윤규가 ‘사랑이 온다’에서 거친 말투와 무뚝뚝한 표정 안에 따뜻한 마음을 품은 한규오의 매력을 그려냈다.
11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사랑이 온다’ 21회에서는 한규오(배윤규 분)가 친구를 지키려다 감당하게 된 과거가 드러났다. 자신의 희생을 앞세우지 않는 모습부터 가까워진 김무진(하석진 분)의 호의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태도까지, 규오의 선함은 주변 사람들을 대하는 행동에서 묻어났다.
이날 규오는 골프장에서 땀을 흘리며 잔디를 깎고 있었다. 다시 자신의 일상을 꾸려가기 시작한 그 앞에 손지열이 찾아와 무릎을 꿇었다. 자신의 아이를 위해 한 번만 용서해 달라는 호소에도 규오는 서늘하게 굳은 얼굴로 바라본 뒤 다시 일을 이어갔다.
손지열이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며 매달리는 과정에서, 수찬은 규오가 호스트로 일하면서까지 손지열의 치료비를 대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자신을 구하려던 친구가 이후 어떤 일을 겪었는지 뒤늦게 깨달은 수찬은 충격에 빠졌다. “나 구해주려다 너한테 무슨 일이 생겼는지 말을 하지! 난 아무것도 몰랐잖아! 8년 동안, 나는 아무것도 몰랐잖아!”이라는 외침에도 규오는 입을 꾹 다물었다.
이어진 회상은 규오가 어떤 상황에서 친구를 지켰는지 보여줬다. 여러 명과 맞서 싸우던 규오는 수찬이 도망치자 그를 뒤쫓으려는 손지열을 막아섰다. 자신도 얻어맞는 상황에서 친구가 현장을 벗어날 수 있도록 앞을 가로막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손지열이 넘어져 돌에 머리를 부딪쳤고, 규오는 이후 치료비까지 감당하게 됐다.
수찬은 끝내 눈물을 터뜨렸다. 자신을 구하려다 인생이 망가졌다고 왜 말하지 않았느냐며 울먹였지만, 규오는 말없이 잔디를 깎을 뿐이었다. 자신이 무엇을 해줬는지 내세우거나 그 대가를 친구에게 되묻지 않는 모습은 규오의 깊은 속내를 짐작하게 했다. 무뚝뚝한 겉모습에 가려져 있던 선한 마음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배윤규는 수찬의 물음 앞에서 곤혹스러워하면서도 입을 다무는 표정, 돌아서 묵묵히 일을 이어가는 행동으로 오래 품어온 마음을 전했다. 친구를 지킨 일이 자신의 삶에 남긴 상처와, 그 시간을 친구에게 쉽게 설명하지 못하는 복잡함을 함께 담으며 규오의 진심에 무게를 더했다.
규오의 착한 심성은 가해자의 부탁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모습으로 그려지지도 않았다. 손지열에게는 싸늘한 시선으로 거리를 두고, 수찬에게는 자신의 희생을 앞세우지 않았다. 배윤규는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침묵의 결을 살리며, 상처받은 마음과 타인을 향한 선의를 함께 지닌 규오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무진과의 관계에서는 한층 편안해진 모습이 드러났다. 가족들을 위해 아침 식사를 준비해온 무진을 도와 규오는 자연스럽게 접시를 날랐다. 무진이 커피도 내려왔다고 말하자 “커피 갖고 올게요”라고 답하며 주방으로 향했다. 살갑게 웃거나 고마움을 길게 표현하지 않아도, 함께 상을 차리는 모습에는 두 사람 사이에 쌓인 친근함이 담겼다.
가까워졌다고 해서 무진의 호의에 기대려 하지는 않았다. 규림(안희연 분)이 무진에게 고장 난 냉장고를 사달라고 부탁하자 규오는 곧바로 “내가 고칠게. 내가 고치면 돼”라고 나섰다. 무진이 사줄 수도 있지 않느냐는 아버지 석중(류승수 분)의 말에도 “그건 아니지 아버지!”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무진을 편안한 형으로 받아들이면서도 가족의 요구가 지나치다고 느끼는 순간에는 먼저 제지하는 규오. “내가 고칠게”라는 짧은 말에는 자신의 집 문제를 직접 해결하려는 책임감과 상대에게 부담을 지우고 싶지 않은 마음이 함께 드러났다. 호의를 받으면서도 그것을 당연한 몫으로 여기지 않는 태도가 규오의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배윤규와 하석진의 호흡도 이러한 관계를 자연스럽게 살렸다. 가족의 아침 식탁에 스며든 무진과 말없이 손을 보태는 규오의 모습은, 두 사람이 과한 표현 없이도 편안하게 어울리는 사이가 됐음을 보여줬다. 규오는 이후 아버지에게 “이상한 만화책 좀 그만 보고 니체나 읽어. 무진이 형한테 빌려 달래서”라고 말하며,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도 무진을 친근한 ‘형’으로 불렀다.
가족을 향한 직설적인 말투는 웃음도 더했다. 갑자기 달라진 규림을 걱정하던 석중이 굿을 제안하자 규오는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아버지의 말에 “얼핏 안 들어도 말도 안 되는 얘기고”라고 받아치는 모습에서는 퉁명스럽지만 가족의 일에 함께 마음을 쓰는 장남의 얼굴이 살아났다.
배윤규는 규오의 선함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위기에 놓인 친구를 지키고, 뒤늦게 진실을 알게 된 친구에게 자신의 희생을 내세우지 않으며, 자신에게 따뜻하게 다가온 사람에게는 부담을 덜어주려 했다. 묵직한 감정 장면과 생활감 있는 가족 장면을 연결하며, 겉으로는 까칠해 보여도 마음은 따뜻한 한규오의 매력을 설득력 있게 완성했다.
쉽게 속내를 말하지 않아 더 오래 들여다보게 되는 남자, 한규오. 배윤규가 그려낸 무뚝뚝한 다정함은 ‘이런 착한 남자가 또 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규오의 새 출발을 응원하게 했다. 상처를 안고도 다시 일하고 사람들과 가까워지는 그의 다음 이야기에 기대가 모인다.
한편, 배윤규가 출연하는 KBS 2TV 주말드라마 ‘사랑이 온다’는 매주 주말 방송된다.
dltkdwls317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