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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기행(3)] 문화공간 - '우도 카페 노닐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들

[제주=아시아뉴스통신] 이재정기자 송고시간 2015-12-24 00:12

 Mercedes Sosa Sosa. (사진제공=문화공간 노닐다) 
 노닐다지기 - 박신옥       

 1. Sosa

  Gracias a la vida. Mercedes Sosa Sosa 할머니가 더 이상 이 별에 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니 참 쓸쓸하다.  몇 해 전, 여행을 함께 다니던 이와 대화를 하다가 언젠가 아르헨티나에 들르면 Sosa 할머니가 사는 집의 문을 두드리며 “할머니, 노래 좀 불러 주세요. 우린 아주 멀리서 할머니 노래 듣고 싶어서 왔어요.”라고 하기로 약속했다.

 이 엉뚱한 계획을 떠올릴 때마다 즐거웠는데, 오래 앓던 병으로 인해 그녀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부음을 들었다. 그녀의 죽음으로 순간순간 마음이 어두워졌던 며칠 동안 그녀의 음반을 쌓아 두고 몇 번이고 반복해서 들었다. 젊은 시절 적잖이 위로가 되어 주었던 디바를 떠나보내는 내 나름의 추모의식이었다.

 2. ‘Gracias a la vida’
 
  삶에 감사드립니다.
  제게 활짝 열린 귀를 주어서 밤낮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귀뚜라미, 카나리아, 망치, 물레방아, 공사장, 소낙비 소리
  그리고 내 사랑하는 사람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삶에 감사드립니다.
  두 발로 걸을 수 있게 해 주었지요.
  도시와 늪지를 걸어 다녔어요.
  해변과 사막을, 산과 벌판을
  그리고 그의 집, 그가 사는 거리
  또한 그의 정원을

  웃음과 눈물을 제게 준 삶에 감사드립니다.
  웃음과 눈물로 제 노래는 만들어졌고
  모든 이들의 노래는 모두 같은 노래이고
  모든 이들의 노래는 바로 나의 노래입니다.

‘개와 늑대의 시간’, 세상 모든 것이 저무는 시간에는 날 선 감정도 희미해진다. (사진제공=문화공간 노닐다)

 군부독재정권에 의해 3만여 명의 젊은이가 목숨을 잃거나 실종되었던 1970년대 말의 아르헨티나. ‘침묵하는 다수의 목소리’로 불리며 강철군화에 맞섰던 그녀에겐 늘 비밀경찰이 따라 붙었고, 숱한 살해위협이 가해졌다. 공포정치의 상황에서도 무대를 떠나지 않았던 그녀는 결국 무대에서 체포되어 고국으로부터 영구 추방된다.

 스페인에서 망명생활을 하던 그녀는 죽음의 위험을 무릅쓰고 아르헨티나로 돌아와 다시 무대에 올랐다. 1982년이었다. 이 공연실황을 담은 앨범에서 흘러 나오는 ‘Gracias a la vida 삶에 감사드립니다’는 다른 어느 버전보다도 감동적이다.  ‘Gracias",웅숭깊은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쏟아지는 박수소리.

 고난 받는 이들에게 감사란 어떤 것일까. 평생 저항음악을 했던 Sosa의 마음에 굳건한 평화가 자리하고 있지 않았다면 ‘삶에 감사드립니다’라는  노래가 가능할까.  마지막 절을 노래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떨리더니 ‘El canto de todos es mi proprio canto. 모든 이들의 노래는 바로 나의 노래입니다.’ 라는 가사에 이르러 울먹인다. 그녀를 향해 또다시 박수가 쏟아진다. 박수소리는 노래가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고 콘돌 떼처럼 날아오른다.

 좋은 음악은 청각만이 아니라 온몸으로 듣는 것임을 새삼 확인하게 되는 Sosa의 노래.
 
 음악을 향해 귀를 열어 두는 것이 아니라, 음악 속으로 내 존재가 들어가는 것. (그 속에서 카나리아 소리를 듣고, 사랑하는 사람이 사는 거리로 산보를 다녀오는 것, 그리고 같은 목청으로 ‘삶에 감사드립니다.’라고 노래하는 것.)

 3. ‘카페 노닐다’

 ‘카페 노닐다’에서는 Sosa의 목소리가 자주 울려 퍼진다. ‘노닐다’의 고요와 그녀의 낮은 목소리는 잘 어울린다. 특히 일몰 무렵 테라스에 앉아서 듣는 ‘Gracias a la vida"는 더할 나위 없는 위안을 안겨 준다. 흔히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 부르는 이 때에는 날 선 감정도, 골몰했던 문제도, 경계가 희미해진다. 세상 모든 것이 저무는 시간, 문득 감사함을 떠올리게 되는 이상한 노래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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