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27일 토요일
뉴스홈 칼럼(기고)
[우도기행(4)] 문화공간 - ‘카페 노닐다’의 정원, 개구리 합창단

[제주=아시아뉴스통신] 이재정기자 송고시간 2015-12-24 00:17

 우도에서 흔한 부표들이 문화공간 노닐다에서 문화 아이콘으로 변신 중이다. (사진제공=문화공간 노닐다)
 - 노닐다지기 - 박신옥

 우도의 동쪽 해안가에는 파도에 쓸려온 다양한 부표들이 있습니다. 고리가 하나인 것, 양쪽으로 두 개의 고리가 있는 것, 한 쪽에 두 개의 고리가 있는 것 등등. 파도와 돌에 시달려 여기저기 생채기가 나 있는 부표들은 우도의 경관을 해치는 골칫거리로 눈총을 받다가 결국엔 쓰레기소각장으로 가겠지요.

 쓸모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들에 유난히 눈길을 오래 주는 ‘카페 노닐다’의 사람들이 틈날 때마다 몇 개씩 부표들을 거둬들였습니다. 그것들에 달라붙어 있는 해초와 굴 껍데기를 떼어내고, 거친 표면을 사포로 매끈하게 다듬었습니다. 어떤 것들은 모빌로 엮어 정원 한 구석에 걸어 두고, 또 다른 것들은 카페 이름을 새겨 야외간판으로 세워두었지요.

 또 중국식 한자가 박혀 있어서 그 태생을 짐작케 하는 부표들로는 개구리를 만들었습니다. 두 개의 고리가 개구리의 둥글고 큰 눈을 연상케 했기 때문이지요. 전체를 진한 초록색으로 칠한 다음에 흰색으로 여러 모양의 입과 눈을 그려 넣었습니다. 하루를 꼬박 말리고 표정들을 작은 붓으로 수정한 다음에 여기저기에 놓았습니다. 입간판 앞, 정원 입구, 출입문 앞, 담장 위, 잔디밭 등이 이 개구리들의 서식지가 되었지요.

 옹기종기 모여 앉은 개구리들의 모습을 보니 꼭 합창단 같습니다. 많은 이들의 발길이 닿지만 매우 고요한 ‘카페 노닐다’에 개구리들만이 신나게  와글거립니다. 귀 밝은 이들은 그 소리를 언제나 들을 수 있습니다.


※사외 기고는 본사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아시아뉴스통신.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제보전화 : 1644-3331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의견쓰기

댓글 작성을 위해 회원가입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 시 주민번호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실시간 급상승 정보

포토뉴스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