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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천, 돌연 커밍아웃 선언 왜? "협박당했다"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전우용기자 송고시간 2020-04-07 15:11

홍석천, 돌연 커밍아웃 선언 왜? "협박당했다"(사진-밥먹다 방송 캡쳐)


[아시아뉴스통신=전우용 기자]'밥먹다' 홍석천이 커밍아웃 이유를 공개했다. 

지난 6일 방송된 SBS플러스 예능 프로그램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이하 '밥먹다')에서는 게스트로 방송인 홍석천과 가수 왁스가 출연했다.

홍석천은 2000년 9월 커밍아웃을 했다. 

홍석천은 "지금이었으면 불가능했을 것 같은데 그때는 30살이어서 가능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커밍아웃을 하게 된 이유로는 "저를 협박했던 사람들도 있다. 내 말 안 들으면 기자한테 말해서 협박할 거야'라는 사람들이 있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건 저한테 두려울 게 아니었다. 그런데 숨기고 있으니까 누굴 사랑하면서 살 수가 없는 입장이 됐다"라며 "그래서 3년 사귄 친구와 이별한 뒤에 이렇게 살다가는 평생 누군가와 진실되게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직업이 배우지만 떳떳하게 고백해야 되겠더라. 그래야 나를 이해하는 사람과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행복해지고 싶어서 커밍아웃을 했다"라고 고백했다.

성적 취향을 알게 된 시기는 사춘기 시절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넘어갈 때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셌다. 그래서 기도도 많이 하고 자신을 부정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를 제일 괴롭혔던 건 스스로가 '나는 잘못 태어난 게 아닐까? 난 이 세상에서 용납되지 않은 존재인가?'라고 생각하는 거였다. 길이 안 보이더라"라며 "외롭기도 하고 이런 이야기를 나눌 친구들도 없었다. 그래서 서울에 와서 제일 먼저 친구를 찾아다녔다. 탑골공원에 그런 친구들이 많다길래 비 오는 날 우산을 쓰고 막 찾아다녔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대학교 때까지 좋아했던 여자친구가 있었다는 홍석천. 하지만 그 이상 발전은 되지 않았다고. 그는 "만나면 맛있는 거 먹고, 책 이야기하고, 커피 마시고, 집에 안전하게 보내줬다. 그 친구가 되게 이상하게 생각하더라. 스킨십이 없었고, 발전이 없었다"라고 전했다.

커밍아웃을 한 후 가족들에 대한 반응도 털어놓았다. 그는 "부모님도 방송을 통해 커밍아웃으로 아시게 됐다. 만약 부모님이 먼저 아셨으면 커밍아웃을 못했을 거다"라며 "커밍아웃하기 3년 전엔 누나들한테 말했다. 큰 누나는 나를 엄마처럼 키웠는데 '난 이해한다. 하지만 어머님이 돌아가시기 전까진 비밀로 하자'라고 하더라. 그런데 점점 저는 유명해지고, 친구를 사귈 수도 없었다. 이러다간 내가 죽겠다 싶어서 그냥 저질렀다"라고 전했다.

이어 "부모님은 같이 농약 먹고 죽자고 그랬다. 시골 양반들이라 창피해서 못 산다고. 이사도 가자고 했다"라며 안타까움을 자아내면서도, "지금은 왁스 데리고 가면 '이런 아가씨랑 결혼해야 하는데'라고 하신다. 엄마가 매일 새벽기도도 한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홍석천은 지난 2008년 이혼 후 홀로가 된 셋째 누나의 아이들을 입양했다. 입양 생각이 있었냐는 질문에 그는 "나중에 혼자 살든, 연인과 살든 법의 테두리 안에서 입양을 하고 싶었지만 동성 결혼도 할 수 없는 사회지 않느냐. 조카들에게 법적 보호자가 필요해서 입양을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당시 조카들이 초등학교 6학년 때였는데 친아버지 성 씨에서 내 성인 홍 씨로 바뀌어야 했다. 조카들이 변화를 두려워해서 입양은 싫다고 했었는데, 그때 식당으로 재산이 많았었다. 그걸로 꼬드겼다. '내가 나중에 불의의 사고로 잘못되면 이 재산은 다 너희들 거다. 생각 잘 해봐라' 라고 하자 삼촌 뜻대로 하라고 하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조카들에게 감동을 받았던 사연을 공개했다. 그는 "어느 날 어버이날 카네이션 달아주더라. 방에 들어와 한참을 울었다. 이번 생에는 누가 나한테 카네이션을 달아줄 일은 없을거다라고 생각했었다"라며 뭉클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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