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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충북교단의 ‘못다 핀 두 꽃송이’와 스승의 날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 송고시간 2016-05-14 06:58

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 기자./아시아뉴스통신DB

충북의 교단이 연 2년째 젊은 교사들의 ‘엉뚱한 음주 사고’로 대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에는 교직에 발을 디딘 지 불과 석 달여밖에 되지 않은 20대 초반의 새내기 초등교사가 음주운전에 뺑소니 사망사고까지 내 전국적인 핫뉴스가 되더니만 올핸 30세의 전도양양한 초등교사가 두 번의 잇단 성추행을 저질러 연일 뉴스의 중심에 서 있다.

당사자들은 인생의 꽃을 채 피워보지도 못한 채 교직까지 접어야 하는 일생일대의 과오로 인해 졸지에 교사에서 죄인으로 전락하는 씻지 못할 오점을 남기게 됐고 충북교단은 이들로 인해 고개를 못 드는 침통한 상황을 맞았다.

문제는 두 사건 모두 ‘술’로 인해 빚어졌다는 점에서 비난의 강도가 더욱 높음은 물론 그 후유증 또한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술 먹는 충북교단’이란 꼬리표가 낙인처럼 회자되면서 교육계에 먹칠을 하고 있다.

먼저 지난해에 일어났던 음주사고부터 되돌아보자. 교육대를 갓 졸업하고 지난해 3월 청주의 한 초등학교로 첫 발령 받은 A교사(당시 23)가 그해 6월26일 오전 2시쯤 만취한 상태로 운전하다 청주시 내덕동의 한 도로에서 대학생(20)을 친 뒤 달아나 숨지게 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A교사는 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211% 상태였으며 사고 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200여m를 더 운전하다 길옆 CCTV 기둥을 들이받고 멈춰 섰다가 경찰에 잡혔다. 경찰은 A교사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상 도주차량(뺑소니)과 음주운전 혐의로 구속 수감했고 학교와 교육청은 그해 9월18일자로 그를 해임시켰다.

A교사는 사고 당일 지인들과 술을 마신 뒤 차를 몰다 그 같은 참변을 일으켰다. 평소 술을 마시지 않고 모범적인 생활을 했다는 A교사가 왜 하필 그 날 술을 만취하도록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로 인해 젊은 인생 2명의 운명이 동시에 좌절되는 비극이 일어났다.

본인은 평생의 꿈을 단 석 달 만에 접어야 했고 가족에겐 초등교사 발령이란 기쁨도 채 가시지 않은 짧은 시간에 ‘날벼락’ 같은 일을 안기는 불효를 저질렀다. 사고를 당한 학생은 그해 3월 서울의 한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 대학생으로 방학을 맞아 가족이 있는 청주에 내려왔다 끔찍한 일을 당했다.

이어 올핸 이런 일이 발생했다. 지난 4월29일 같은 학교 동료 여교사 4명을 두 번에 걸쳐 2명씩 성추행한 혐의(강제추행)로 청주 모 초등학교 B교사가 불구속 입건돼 파면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B교사 또한 ‘술’로 인해 교직에서 쫓겨나고 법의 심판을 받는 처지가 됐다.

상황은 이랬다. 청주의 모 초등학교 교사인 B씨는 지난해 9월3일 1차로 같은 학교 같은 학년 담임교사들과 회식 하던 중 4차까지 이어진 술자리에서 만취한 동료 여교사의 가슴을 만졌고 이를 제지하는 또 다른 여교사에게 강제로 입을 맞췄다. 특히 B교사는 이날 만취한 여교사의 속옷까지 풀어가며 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B교사는 올해 2월19일 자신을 위한 동료들의 송별회 자리에서도 또 다시 몹쓸 짓을 했다. 3월1일자 교원 정기인사에 의해 다른 학교로 옮기게 된 B교사를 동료 교사들이 축하해 주기 위한 자리였다. 이번에도 3차로 이어진 ‘과한 술자리’가 동료 여교사 성추행 사건을 불러왔다.

B교사는 이 번엔 한 노래방에서 술 취한 여교사가 빈방으로 이동해 잠시 쉬는 틈을 타 가슴을 만졌고 이 장면을 목격한 다른 여교사에게까지 다가가 허벅지와 종아리를 더듬었다.

B교사는 용케도 승진가산점을 챙겨 올해 3월1일자 정기인사에서 자신이 원하는 학교로 전보됐다. 이 학교는 국립학교로 교사들이 선호하는 학교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결국 이달 10일 소속 학교로부터 파면이란 중징계를 받고 현재 검찰로 송치돼 조사받고 있다.

30살 밖에 안 된 젊은 교사가 못된 술버릇과 손버릇, 입버릇 때문에 교직의 옷을 벗고 성범죄자가 되는 엉뚱한 일이 충북교단에서 일어난 것이다.

내일은 제35회 스승의 날이다. 충북교단에 ‘못다 핀 두 꽃송이’가 안타까움을 던져주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묵묵히 교단을 지켜가며 올바른 스승상을 보이고 있는 수많은 교사들의 노고를 되새기는 날이다.

비록 큰 홍역을 치르고 있는 중이지만 더 이상 용기를 잃지 말고 충북교단에 새로운 희망의 꽃송이를 피우길 기대한다. 모두가 행복한 충북교육의 구현을 위해 애쓰는 많은 교사와 직원들의 ‘남모르는 희생’에 고개를 숙인다.
※사외 기고는 본사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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