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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남한 정착의 원동력은 행복한 가정이 필수

[강원=아시아뉴스통신] 변병호기자 송고시간 2016-05-27 11:45

김순옥(가명) 북한이탈주민

북한을 탈출해 어렵사리 한국에 터를 잡고 산지도 8년째로 접어들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입니다.

꿈에 그리던 한국에 왔지만 한국의 삶은 저에게 호락한 곳은 아니였습니다.

무엇보다 북한이탈주민이라는 보이지 않는 꼬리표가 저를 따라다니는 것 같아 저 스스로 낯선 이방인으로 구속시켰습니다.

또 저에게 호의를 가지고 도와주려던 한국사람들에게도 그분들 진심을 왜곡한 채 제 마음속에 높은 담벽을 쌓고 제 자신을 보호하려고만 했습니다.

이러한 저의 성격이 한국에서의 정착을 더욱 더뎌지게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 스스로 제가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니까 덩달아 가정에도 불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의 폭음으로 인한 폭언에 저 또한 참지 못해 지옥 같은 하루하루를 살았습니다.

하루의 생각의 시작과 끝은 이혼으로 시작해서 이혼으로 끝나기 일 수였습니다.

생활고와 겹쳐져 찾아온 가정불화를 극복할 수 있는 혜안을 저에게는 없었습니다.

그저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은 채 흘러가는 시간에 기대어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지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던 중 남편과 상의를 해서 아는 사람 아무도 없는 강원도 영월로 이사를 오게 됐습니다.

낯선 곳으로 오면 부부가 다시 마음을 모아 이 역경을 이겨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영월경찰서 신변보호담당관님의 배려로 영월에서의 생활은 생각보다 빨리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가정불화로 고민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신변보호담당관님은 우리 부부의 가정불화를 해소시켜주기 위해 영월군에서 주관하는 ‘행복한 가정 만들기’ 교양강좌 등에 초대도 해주는 등 참으로 많은 노력을 해주셨습니다.

정보보안과장님과 신변호보담당관님의 도움으로 저희 부부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고 지금은 다시 행복한 가정을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가정이 안정을 찾으니 꼬여있던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정보보안과장님께서는 좋은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저에게 좋은 일자리도 얻을 수 있게 도와주셨고 무엇보다 아침에 따스한 햇살을 맞으며 일어날 수 있는 숙소도 마련할 수 있게 도와주셨습니다.

이제는 외롭지 않습니다.

이제는 그만 저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던 북한이탈주민이라는 꼬리표와 외로움을 던질 때가 온 거 같습니다.

행복한 가정이 있고 저를 따뜻하게 인사해 주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 지금이 참 행복합니다.

잠들기 전에 항상 저에게 질문을 하곤 했습니다.

“내가 과연 한국사람일까?” 이 자문에 답변을 회피한 채 눈물로 답하기 일 수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질문에 “그래,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야!”라고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심장에 비수가 되어 꽂혔던 북한에서의 아픈 기억들도 이제는 자연스레 잊혀갑니다.

영월에서의 행복한 일상이 북한에서의 아픈 기억들을 지워주는 것 같습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이러한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열심히 살 것을 조심스럽지만 당당하게 다짐해봅니다.


※사외 기고는 본사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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