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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중앙회 개혁을 외치는 제주새마을금고 한영석 이사장.(사진제공=제주새마을금고) |
애벌레가 나비가 되려면 고치 속에 있다가 고치가 찢어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시련을 견뎌야 새로운 존재인 나비로 거듭난다. 나비의 겉모습은 화려하며 아름답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설립된지 3월 22일자로 44년이 된다. 애벌레가 나비로 탄생해 완숙한 단계를 훨씬 지났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단위금고를 지도, 관리, 감독하는데 있어서는 애벌레 단계이다. 오랜 기간 변화가 거의 없다. 아니 더 퇴보돼 가고 있다. 제일 큰 문제는 세습이다. 세습통치가 끊이지 않으면 바뀔 수 없다. 계속되는 대물림으로 인해 잘못된 관행, 부패, 비리 등이 단절되지 않고 있다. 이를 뿌리 뽑으려면 조직의 뼈를 깎는 개조와 혁신적인 개혁 및 변화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우리 조직에 몸담고 있는 모두가 인정하는 바이다.
새마을금고는 우리 고유의 자율적 협동조직인 계, 향약, 두레, 그리고 마을 공동체 정신을 계승해 회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지역공동체 발전과 국민경제 균형발전에 기여하는 주민 협동조합임을 표방한다. 하지만 현실에선 불법대출, 부실경영, 선거비리 등 갖가지 부정적 이미지로 국민에게 각인돼 있다.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구멍 뚫린 감시체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은행의 경우 각 지점에서 거액감정서로 대출 취급시 본점 소속 감정평가사가 재감정을 실시한 후 대출을 취급해야 한다. 또한 여러 협의회를 통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를 거쳐야 한다. 그래야 비리와 부실대출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새마을금고의 경우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 새마을금고중앙회의 감사도 유명무실하다. 지역 내 본부에서 감사를 하다 보니 지역주의 등이 반영된 부실감사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감사 방향성이 많이 부족하다. 사고예방차원의 공정하고 성실한 감사와 단위금고 직원들에 대한 업무지도 역할에도 많은 노력을 감당해야만 한다. 그리고 불법, 비리 대출이 발생한 경우 이를 적발하지 못한 감사 직원에게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만 한다. 이렇게 부실대출 발생을 줄여나감으로써 각 단위금고에서 부담하는 예금자보호준비금 등 각종 분담금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2016년 새마을금고의 총자산은 138조이며, 거래자수는 19백만명을 넘어섰다. 시중은행에 비교해 자산규모면에서 약1/2 수준이지만 결코 작지 않은 규모이다. 상호금융의 특수성으로 인해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일단, 영업범위가 매우 제한적이다. 은행에서 취급하는 상품 중에 극히 일부분만 취급하고 있다. 따라서 새마을금고의 주거래 고객수는 시중은행이나 농협에 비하면 아주 미미하다 할 것이다.
최근 한 조사의 자료에 의하면 대표적 지역 기반 서민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와 신협, 축협과 같은 상호금융권이 청년 조합원 확대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성장 동력 상실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노령화’라는 용어가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이상을 지칭해 통용된다는 점에서 보면, 새마을금고의 60세 이상 조합원 비율이 25% 수준으로 이미 조합원 노령화가 고착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젊은 조합원의 유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상호금융권에 노령화 고착상태가 심각해져 장기화 된다면 존립기반이 약해지면서 조합 간 통폐합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2016년의 경우 저금리시대 하에서 은행의 예대마진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은행의 좋은 시절은 이제는 끝났다고 자타가 공언했었다. 하지만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은행들은 자금 관리 및 리스크 관리능력을 바탕으로 사상최대의 수익을 거양했다. 국내에서 잘 나가는 S은행의 경우를 보자. 2015년도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자산규모는 100조원이 작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1조5천억원으로 비슷하거나 오히려 많다. 압도적인 수익성의 차이를 보여준다. 그 원인으로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으뜸은 ‘리스크 관리능력’이 꼽힌다.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타 은행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부실여신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이익을 확대시킬 수 있는 길임을 알 수 있다.
금년도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이 2% 초반대로 매우 좋지 않다. 부동산경기, 청년실업률, 가계부채 뇌관 등의 국내 상황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등 국외문제가 맞물려 정말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새마을금고의 시스템 혁신과 건전성 개선 등에 있어서 장·단기 대책이 시급히 요구된다. 문제는 컨트롤타워다. 단위금고를 이끌어야 하는 새마을금고중앙회는 2016년에 역대최대 이익과 운용 수익률을 실현했다고 자화자찬 속 서로를 격려하며 박수를 치고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 문제는 단위금고다. 아직 2016년도 결산 상황을 알 수 없다. 다만, 상반기 결과를 놓고 보면 1/3의 금고가 적자를 기록했다. 자식은 굶고 있는데 부모는 배불리 먹고 맛있다고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니는 형국이다. 과연 있을 수가 있는 일인가?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3월부터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모든 은행업무를 24시간 365일 스마트폰으로 계좌를 개설하고 대출도 받을 수 있다. 시간과 장소의 구애 없이 처리할 수 있는 편의성과 비용절감을 통한 차별성 있는 금리로 승부를 건다. IT와 금융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문 인력과 KT, 비씨카드 등으로 구성된 주주사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금융계의 판도를 바꾸려고 야심차게 출범한다. 또한, 국내 시중은행들은 핀테크 개발과 영업에 혈안이 된지 오래다. W은행의 경우 2015년에 국내 최초로 모바일전문은행을 출범시켰다. 또한 금융권 최초로 금융생활 모바일 메신저를 출시해 국내 톱스타가 TV 광고 중에 있다. 이처럼 시대의 변화에 순응하고 생존하기 위한 혁신에 전사적으로 총력전에 나섰다. 새마을금고의 핀테크 사업은 아직도 개발단계인 것으로 알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먼저 앞장서 나가지는 못하더라도 너무 뒤쳐지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새마을금고는 비영리법인이지만 적정한 수익을 창출해서 회원의 복지와 지역사회에 공헌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현 금융시장 상황에서 예대마진의 신용사업만으로는 수익 창출에는 한계가 있다. 1900만명이 새마을금고를 거래하고 있는 이점을 살려서 농협의 하나로마트처럼 유통업 등 경제 사업에도 주력해 금고와 회원의 공동의 이익 증진도 요구된다. 또한 주택청약예금 등 은행 취급상품의 도입과 신용카드사업 진출 등 비이자 수익사업 극대화추진 및 고객의 주거래 메인화에 주력하면서 젊은층의 회원 유입을 위한 초·중·고·대학생의 동아리 활동에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추진과 지원활동을 확대하고 행정자치부 산하 단체로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을 위한 상품을 개발해 공무원 회원유치 등 다양한 전략적 상품개발의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유가증권투자, 기업 인수합병, 국내외 부동산구입에 집중하는 것보다 새마을금고의 생존을 위한 먹거리 발굴과 지원에 모든 역량을 기울이는 것이 매우 중요한 당면 과제라고 생각한다. 사명을 갖고 우선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