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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말씀] 수원 우리가꿈꾸는교회 김병완 목사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0-03-11 15:55

수원 우리가꿈꾸는교회 김병완 담임목사.(사진제공=우리가꿈꾸는교회)

<쿨하고 세련된 것을 좋아하는 나>
1. 신학교를 막 다니던 무렵, 내 모습은 역 앞에 증산도 사람 같았다. 목이 다 늘어난 흰‘티셔츠’에 검정 ‘야구 모자’. 등에는 무거운 가방, 뚜벅이 신세에 늘 손에 무언가를 들고 읽었다. 한 손에는 ZEBRA 3색 볼펜을 들고. 늘 사뭇 진지했던 나는 요새 아이들 말로, 제법 ‘진지충’이었다. 사실 그게 좋아서 라기 보다는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2. 지금의 아내를 만난 뒤 나의 삶은 많은 것이 바뀌었다. 아내는 먼저 나의 옷입는 것을 고쳐주길 바랬고, 멋진 남자친구 옆에 있고 싶어함을 말해주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것, 배려라는 것을 그때 배우기 시작한 것 같다. 나는 사랑 안에서 나를 옭아매고 있던 것들로 부터 자유로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음 먹었다. 나도 세련되고, 쿨해져야지.

3. 성찬에 합당하게 임하라는 바울의 명령은, 반대로 성찬을 합당하지 않게 먹고 마시는 자가 많았다는 얘기가 된다(27). 바울의 명령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4. 첫째, “자기를 살피고”(28)바울은 떡과 잔을 대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자신을 살펴야> 함을 말한다. 
 떡과 포도주는 희생이 있었음을 말한다. 우리는 이것 앞에 자신을 살핌으로 나의 생명과 희생 사이에서 깊은 연관성을 찾는다. 
 하나님은 누굴 위해 아들을 죽이셨는가. 그분의 죽음은 내 죄에 대해 무엇을 폭로하는가. 그분이 죽으심으로서 얻은 것은 무엇인가. 오늘 나는 누구의 생명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고린도교인들은 복음 안에 진지하게 사유하는 것을 싫어했다.

5. 둘째, “서로 기다리라”(33) 형제들이 성찬에 참여하기 위해 모일 때에, <서로 기다리라>고 말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내게도 은혜를 해아려야 하는 시간이 중요한 것처럼, 형제들 또한 은혜를 해아리는 시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교회에서 사역을 진행하는 입장에 서다보면, 원만한 진행을 가로막는 변수들이 이따금씩 생긴다. 그런데 매끄러운 진행보다는 은혜가 더 중요하다. 잘하는 것보다 은혜 베품이 중요하고, 빠른 것보다 늦어도 은혜를 느끼게 해주는게 더 중요하다. 교회의 전반은 하나님이 우리 각 사람을 얼마큼 사랑하시는지 그 은혜를 느끼게 해주는 방향에서 흘러가야 한다.
 하지만 고린도교인들은 서로를 기다려주는 법이 없었다.

6. 바울은 배고픈 자는 “집에 가서 먹으라”고 말함으로서(34) 교회다움에 관해 말한다. <교회는 한 명의 신자가 그리스도의 복음 앞에서 진지하게 자기를 살피는 곳>이어야 한다. 교회는 그것을 위해 존재하고, 서로가 그것을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공동체의 역할이다. 바울은 고린도교회의 예배가 형식화 되고, 모임이 가벼워지자 서신을 띄워야할만한 시급함을 느꼈다. 우리는 예배와 모임은 어떠한가? 바울이 갖는 긴박함이 내게는 있을까? 

7. 진지한 것이 우스운 것이 되고, 가벼운 농담이 세련된 것이 되는 시대의 조류 속에 나는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고 있다고 말하지 못하겠다. 
오히려 나는 그렇지 않으며, 세련되어 보이는 것을, 상식적인 것을, 합리적이고 재미나 보이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없어 보이는 것과, 우스워지는 것에 쉽게 수치스러움을 느낀다. 

개쳑교회 2년 차, 정말이지 유목민 처럼 언제든지 떠날 수 있고, 언제든지 떠나보낼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왔지만, 나는 한 명의 성도의 요청에도 쉽게 내가 갖고 있던 소신마저 저버릴 수 있을만큼 쿨해보이고 싶은 사람인지도 모른다.

겉으로는 신선처럼 모든 것에 초연해진 것처럼 말하고 글도 쓰지만 속으로는 어떻게 보일까 행여 고칠게 없나 숱하게 곱씹어보고, 수정하고 다듬기를 반복한다.

바울이 말한 ‘교회다움’을 생각해본다. 
나는 세련되고 쿨해보이는 것이, 
진지하게 그분의 사랑을 성찰하고 성찰케 함 보다 더 중요했던 사람이다.

개척교회를 함으로서 더 고난의 길을 가는게 아니라
더욱 속된 사람이 될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교회의 크기가 아니라, 
중심의 문제다.

포지션의 문제가 아니라,
중심의 문제다.

아직 갈 길이 멀다.

<고린도전서 11:27-34절>


jso84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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