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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사신은 왜 사마르칸트를 갔을까?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이광희기자 송고시간 2020-04-10 15:22

문화재청, 아프로시압 박물관 소장 궁전벽화 공동연구
고구려 신라 백제의 외교사연구에 중요자료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 아프로사압 궁전 벽화에 나타난 고구려 사신도. 머리에 깃털이 달린 모자를 쓰고 칼을 찬 이들이 고구려 사신들이다
[아시아뉴스통신=이광희 기자]
1300년 전. 고구려 사신이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를 갔을 때 그곳은 아프로시압이란 고대도시였다. 기원전 7세기에 만들어졌다. 하지만 1220년 몽골의 칭기즈칸의 침공으로 폐허가 될 때까지 그곳은 중앙아시아의 로마였다. 1700년의 세월을 호령하며 건재했다. 중앙아시아 실크로드의 중심이자 문명의 오아시스였다.

때문에 동양의 모든 문명이 그곳에서 만났다. 고구려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이런 사실이 그곳 아프로시압 궁전 벽화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7세기 소그드 왕국 시기에 제작한 벽화는 회화사적으로 단연 손꼽힌다. 정사각형 궁전 4면에 그려진 화려한 벽화가 1965년 발굴됐다. 높이 2.6m 길이 11m에 이르는 거대한 벽화는 왕을 중심으로 여러 나라에서 온 사신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뿐만 아니라 사냥과 혼례 장례 등 다양한 당시의 생활상이 고스란히 채색화로 남아있었다.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고구려에서 간 것으로 보이는 사신의 모습이었다. 상투머리에 새의 깃을 꽂은 조우관을 쓰고 있다는 것이 눈에 띄었다.

또 긴 상의에 검은색 띠를 허리에 두른 모습은 천상 삼국시대의 복식이었다. 헐렁한 바지에 뾰족한 신발을 신고 팔짱을 낀 모습도 당시 삼국시대 사람들의 복식과 일치했다. 
어떤 것보다 칼의 손잡이부분에 고리모양이 만들어진 환두대도는 당시 고구려인들이 차고 있던 검과 형태가 같다는 점도 꼽혔다.

조우관을 쓰고 환두대도를 찬 두 명의 사절. 그들의 국적은 고구려가 확실하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이들 사절이 아프로시압 궁전을 찾은 것은 7세기 중반으로 연개소문이 고구려를 장학했던 시대였다. 결국 이들은 연개소문이 보내 사신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대 한반도에서 실크로드를 통해 국제외교를 펼쳤다는 확실한 증거다.
양직공도에 그려진 백제국 사신도


당시 국제외교에 나선 것은 고구려뿐만 아니었다. 백제도 활발하게 움직였다. 이런 모습이 ‘양직공도’에 잘 나타나 있다. 
526∼536년 무렵은 백제 웅진시대다. 중국 양나라에 보낸 사신의 모습이 ‘양직공도’에 나타난 거다. 
백제국 사신으로 표기된 그림에는 소상한 모습이 드러나 있다. 백제 사신은 검은 신발을 신고 있다. 용모는 단아하다. 관을 쓰고 저고리의 왼 섶이 오른섶을 덮었다. 도포자락이 무릎을 덮었고 그 아래 넉넉한 바지를 입었다. 양손은 모은 채 도포 속에 숨긴 모습이다. 

사신도에 곁들인 글에는 백제국에 대한 소개도 담겨있다. 양직공도의 백제국사조에는 백제가 삼한사회 당시 마한에 속했다고 적고 있다. 또 중국 요서지방을 경락했다고 기록했다. 

웅진시대 22담로에 자제와 종족을 파견했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당나라 장휘태자의 묘실 벽화에 그려진 신라 사신의 모습. 깃털장식 모자를 쓴 인물이 신라사신이다.


신라는 중국 당나라 태종 때 그곳을 방문한 사신의 모습이 장휘태자의 묘실 벽화에서 나왔다. 이 벽화에 있는 신라사신 역시 조우관를 쓰고 있다. 도포의 왼 섶이 오른 섶은 덮고 있으며 허리를 질끈 동여맨 모습이다. 무릎을 덮은 도포아래 넉넉한 바지를 입고 있다. 신발은 버선코를 닮은 가죽신발을 신고 있다. 손은 도포의 소매 속에 합장을 한 모습이다. 고분 벽화를 통해 삼국시대 외교관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음이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10일 고구려 사절단 모습이 그려진 우즈베키스탄 아프로시압 박물관 소장 궁전벽화의 보존‧관리 상태에 대한 현지조사를 마치고, 벽화 파편 11점을 지난해 12월 국내로 들여와 최근 과학적 분석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당시 “고구려 사신이 7세기 바르후만 왕의 즉위식에 참석하기 위해 그곳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아프로시압 궁전 벽화는 외국사절단이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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