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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국회의장에 거는 기대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이광희기자 송고시간 2020-06-0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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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뉴스통신=이광희 기자] 박병석 의원은 대전 토박이다. 그가 21대 국회의장에 추대됐다. 그는 대전에서 나고 대전에서 자랐다. 대전 유등천과 서구의 작은 골목을 빼면 추억을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대전을 떠난 건 대학과 직장생활 때문이었다.

대전고를 나와 성균관대 진학을 위해 상경했다. 사회 첫발은 서울에서 뗐다. 중앙일보 기자였다. 그곳에서 홍콩특파원과 경제부장을 역임했다. 

그의 정계 입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탁이었다. 98년 국민회의 수석대변인이 그의 첫자리였다. 99년에는 고건 서울시장 시절 정무부시장을 지낸 게 타향살이의 전부였다.

그리고 대전으로 돌아왔다. 
2000년 대전 서구 갑 지역에 민주당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리고 내리 6선을 같은 지역구에서 했다. 16대 이후 민주당의 역사가 됐다. 정당의 변천사에 그가 있었다. 실제 그를 공천한 정당만 봐도 알 수 있다. 16대 민주당, 17대 열린우리당, 18대 통합민주당, 19대 민주통합당, 20대.21대 더불어민주당. 오로지 한 우물만 팠다.

한 우물만 판다고 내리 6선을 하는 건 아니다. 다른 많은 의원들이 희망하지만 그리되는 건 아니다. 꿈을 이룬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다. 현직에는 없다. 그가 여야를 막론하고 최다선 의원이기에 그렇다.

의정활동을 하면서도 그는 대전에 살았다. 거의 매일 대전 서구의 작은 골목을 누볐다. 아마 서구 갑 지역의 골목골목 전체를 박 의원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현지 주민도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 정도다. 

언젠가 박 의원이 갑자기 회사로 찾아와 담소를 나눈 적이 있다. 비서진도 없었다. 혼자 걸어서 왔다. 얼마나 바삐 사느냐고 물었다. 그는 자신의 작은 수첩을 꺼냈다. 깨알같이 적힌 수첩에는 메모공간이 부족할 지경이었다.

이른 아침, 서울에 올라 조찬간담회를 갖는다. 이어 대전에 내려와 행사에 참석했다. 다시 서울 국회에서 열리는 소속위원회에 참석한다. 오후에 대전에 내려와 지역구를 돌고 다시 서울로 올라간다. 늦은 밤 대전에 내려와 만나지 못한 사람을 만난다. 
어쩌다 한번 하는 일정이 아니다. 거의 매일 그랬다. 대전과 서울을 같은 공간에 놓고 사는 사람이다.

그러자니 얼마나 피곤했겠는가. 그래도 그런 생활을 20년 동안 했다. 6선은 그 결과물이다.

그에게 국회의장은 정치의 목표였다. 지역에서 노래처럼 부르고 다녔다. 출마를 하면서도 국회의장을 시켜달라고 시민들에게 간청했다. 19대 전반기 국회부의장을 지냈을 때도 그랬다. 지난 총선이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6선이 되면 국회의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렇게 해서 21대 전반기 국회의장에 추대됐다. 아직 의원 신분이다. 첫회의때 투표로 결정하지만 과반의석을 갖고 있는 여당의 추대니 당선이나 다름없다.

추대 이전에도 경선에서 패배한 아픔이 있다. 20대 국회 전반기 의장 경선에서 정세균, 문희상 후보에게 밀렸다. 후반기 경선에서는 문희상 후보에게 패했다.  
21대 국회의장은 세 번째 도전의 결실이다.

때문에 그에게 국회의 바른 운영을 주문하는 건 의미가 없다. 누구보다 준비된 국회의장이기에 그렇다. 국회의 발전에 대해 그보다 더 많은 고민과 연구를 한 사람이 있을까.

다만 입바른 소리는 고향 발전에 대한 거다. 대전의 발전에 관심 가져달라는 주문이다. 대전이 국회의장에 오르도록 해 주었으면 박 의원은 대전을 위해 보은해야 한다. 내리 6선을 안겨둔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시해야 한다. 추상적으로 그 감사는 올바른 국회상의 정립일 게다. 하지만 시민들은 실질적 보답을 기대하고 있다.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어려움이 가장 많은 곳이 대전이다. 현안이 가장 많이 산적해 있는 곳도 대전이다. 이러다보니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다. 150만 명이 운집한 대도시가 세월에 떠내려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중부지역의 거점 도시로 이 나라 발전을 견인해야 하는 도시다. 그럼에도 발전의 축에 매달려 끌려가고 있는 양태다.

시민들은 자존심이 많이 상해있다. 가까운 광주에 비해 인구나 규모가 결코 작지 않다. 하지만 역사적 주체의식에서는 비껴있다. 모든 주체적 입장에서 대전은 광주에 뒤져있다. 정치적인 면뿐만이 아니다. 사회적으로도 앞선다고 생각지 않는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대전 시민들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있다. 대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속이 타고 있다. 현 정부 들어서 더욱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박 의원은 이점을 유념해야 한다. 아울러 고민해야 한다. 

한때 박 의원이 국회부의장이 되면 대전에 눈부신 발전이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몰론 박의원 때문만은 아니었다. 국회의장에 강창희 의원이 동시에 올랐기 때문이었다. 국회 의장과 부의장이 동시에 오른 도시가 대전이었다. 
하지만 기대는 물거품이었다. 아무것도 도움된 것이 없었다. 그러면 너무 심하겠지만 별반 도움이 되지 않았던 건 사실이었다. 시민들은 지금도 그이야기를 한다. 

그때는 부의장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치자. 이번에는 국회의장이다. 우리나라 서열 2위의 위상이다. 그런 신분을 십분 활용해서라도 대전발전에 기여해야한다. 시민들이 더 이상 상처받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자존심을 되살릴 수 있도록 방도를 찾아야 한다. 그게 박 의장에 대한 시민의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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