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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청 공무원 “집에서 마스크 쓰냐? 근무 중 마스크 착용 강제할 수 없어” 황당 답변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최지혜기자 송고시간 2020-06-16 07:28

폭염 속 온몸 무장한 의료진도 하루 종일 마스크 쓰는 모습과 대조적
박성수 송파구청장 "일선에서 고생하는 의료진-보건소 가족들 걱정된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이 지난 5월 16일 #StayStrongCampaign에 참여한 모습이다. 박 청장은 "우리가 개개인의 방역수칙을 잘 지켜야 의료진분들이 무거운 방호장비를 하루빨리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지치지 않고 함께 조금 더 힘을 내야 할 때입니다."라고 밝혔었다. (사진=박성수 송파구청장 SNS)

[아시아뉴스통신=유미선, 최지혜 기자]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등 평년 보다 일찍 찾아온 6월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자가 확산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4일까지로 예정됐던 수도권에 대한 강화된 방역조치를 무기한 연장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방호조치인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지하철, 버스도 이용할 수 없다.
 
코로나19 관련 버스 안내문./아시아뉴스통신=최지혜 기자


서울 송파구도 마찬가지로 지난 5월 29일부터 강화된 방역 조치가 시행중이다. 박성수 송파구청장도 '수도권의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각자의 자리에서 기본을 지켜야 학교생활을 시작한 우리 아이들과 구민 모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라며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불필요한 모임 자제 등 방역수칙 준수'를 거듭 당부했다.
 

10일 2시 10분쯤 송파구청 1층 민원 창구는 방문객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곳인데 이곳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채로 앉아 있었다. 게다가 업무시간 임에도 창구를 막았다. 또한 이날 송파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일각에선 이를 두고 송파구청이 코로나19 방역 체계의 관리·감독이 매우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 유미선 기자


하지만 정작 서울 송파구청의 공무원들은 이러한 상황 속에도 청장이 지시한 기본인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 태반이며 안전불감증에 불안을 느낀 시민들이 민원을 접수해도 “마스크 착용을 강요할 수 없다. 지적은 오버다”라는 황당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송파구청 내 한 부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직원들이 눈에 띈다.또 다른 1층부터 10층까지의 각 부서별 직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근무를 하고 있었다. 송파구청 1층 민원 창구는 방문객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곳 인데도 이곳도 쓰지 않은채로 업무를 보고 있었다.일각에선 이를 두고 송파구청이 코로나19 방역 체계의 관리·감독이 매우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 유미선 기자


아시아뉴스통신은 지난 11일 송파구청 내 근무자들의 마스크 미 착용의 기사로 보도한 바 있다.(2020년 6월 11일 자."송파구 코로나19 확진자 발생했는데"…구청 직원들은 마스크 안 써…'나사 빠진' 송파구청, 2020년 6월 12일 자. 말로만 의료진 #덕분에 … 현실은 노마스크족 태반인데 “코로나19 종식 언제 할까?”제하 보도) 

이에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청 내 근무자들의 마스크 착용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다시 구청을 찾아 확인했지만 구청 근무자들이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민원 업무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송파구청 외부에 위치한 선별 진료소에서 뙤약볕 속 두꺼운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의자에 앉아 혹시 모를 코로나19 검사자를 기다리며 앉아 있는 모습과 실내 각 부서에 있는 구청 사무실 근무자들의 모습이 대조적이었다.  
 

 
송파구청 구내식당 안내문. 코로나19로 외부인 이용 제한 중이다./아시아뉴스통신=유미선 기자

여전히 시정 조치를 취하지 않는 안일한 해당 구청 태도에 송파구청 홍보담당 공무원에 문의하자 “지난 11일 송파구청 마스크 미착용 논란의 기사는 오버”라며 질문한 기자에게 "본인은 가족들과 집에 있는데 마스크 쓰냐, 잠잘 때도 마스크 쓰냐"라며 반박했다.

이에 본 기자는 "시민에게 제보가 와서 확인차 취재하러 와보니 제보자 말대로 구청 직원 대부분이 마스크를 안 썼더라. 코로나19를 감독하는 구청 사무실에서 시민들에게 모범을 보이지 않고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냐, 그리고 이곳은 집이 아니라 사무실이다. 다양한 곳에서 출퇴근하는 근로자들이 가까운 거리에서 전화 통화, 대화, 회의를 하는 공간이기에 마스크는 모두 써야 한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그런 기사가 나갈 거면 좀 미리 알려 줬으면 좋지 않았겠냐, 1,2층 민원 창구는 확실하게 마스크를 쓰라고 전하겠다. 그러나 나머지 직원들에게는 강압적으로 마스크를 쓰라고 강요할 순 없으니 이해 부탁한다"라고 답했다.
 

영동일고 방역 중인 박성수 송파구청장. 박 청장은 지난 5월 11일 방역 사진을 게시하며 "방호복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방역작업을 시작하니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이 턱턱 막혔습니다. 이제 날이 더워지면 더욱 힘들어질 텐데.. 일선에서 고생하시는 의료진과 우리 보건소 가족들이 걱정입니다. 우리구는 코로나19 지역감염을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구민 여러분께서도 개인위생수칙 준수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마음으로 꼭 동참해주십시오."라고 당부했다.(사진=박성수 송파구청장 SNS)


여전히 시정 조치가 어렵다는 답변을 듣고 송파구청 코로나19 선별 진료소에서 더위를 식히며 다음 환자를 기다리는 의료진에게 "송파구청 내부의 직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 인터뷰를 청했다.

서울 서초구청 옆에 있는 코로나19 감염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이다./아시아뉴스통신=유미선 기자


보건소 직원인 이 모 씨(27. 여)는 "어제 롯데택배 직원이 여기 송파에서 코로나 신규 확진자로 나왔다. 더운 날씨에도 온몸을 무장하며 있는 저희도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있다. 구청 직원들은 실내에서 좀 불편하더라도 마스크를 꼭 착용해 주셔야 한다. 구청 직원들이 마스크를 모두 쓰도록 꼭 전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가온 동료들이 "무슨 일 이냐?"라며 보건소 직원에게 묻자 "사무실 직원들이 마스크를 안 쓰나 봐요. 이야기해야겠어요" 라고 하자 "무조건 써야지, 잘못했네."라고 말했다.
 

송파구 '강화된 방역조치' 시행 안내.(제공=송파구)

한편 송파구의 '강화된 방역조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다중이용시설 운영중단이다. 실내·외 구분 없이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공공시설의 운영을 중단하고, 구에서 주관하는 행사도 불요불급한 경우에는 취소하거나 연기 조치할 예정이다.

둘째, 주요 밀접시설에 대한 행정조치다. 관내 유흥주점·노래연습장·학원·PC방 등에 대해 행정조치가 시행된다. 해당 시설의 운영 자제를 권고하며, 불가피하게 운영하는 경우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정기적인 현장점검을 통해 위반 시 고발(300만 원 이하의 벌금), 집합금지 등의 조치가 취해질 예정이다.

셋째, 다중 모임 자제 권고다. 불필요한 외출과 모임, 행사 등을 자제해야 한다. 퇴근 이후에도 되도록 바로 귀가하며, 생필품 구매나 의료기관 방문 등 필수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다중이 모이는 곳으로의 외출을 삼가해야 한다.


choejihy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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