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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다미술관 '모으고 잇다'展, 공간에 생명을 불어넣다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장인경기자 송고시간 2020-07-09 11:02

공간과 사람, 사람과 사람을 잇는 '더불어 공동체' 모색해 보는 전시
소다미술관 2020년 기획전시 '모으고 잇다: gather together' 포스터.(사진제공=소다미술관)

현대 사회의 당면 과제들을 다양한 공간 설치와 디자인으로 모색해 온 소다미술관(관장 장동선)이 건축가 세 팀의 작품으로 2020기획전을 준비했다.

지난 5월 15일부터 시작 된 기획전 '모으고 잇다: gather together'는 고립과 분열의 시대에 사람과 사람을 잇는 공간 설계로 건강한 공동체를 구축하고자 마련됐으며, 오는 11월 29일까지 실내 및 야외에서 전시된다.
 
SOAP 권순엽, '빛방울', 2020, 반사 필름, 아일렛.(사진제공=진효숙)

권순엽 건축가는 루프리스 갤러리에 지붕을 더해, 새로운 쓰임의 공간을 관객에게 선사하는 작품 '빛방울'을 마련했다. 반사 필름지가 서로 결합되며 생성되는 격자구조의 지붕은 곡선으로 공간을 유영하며 또 다른 하늘 풍경을 제안한다.

지붕은 차양의 역할로 관객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도 하고, 빛에 반응하는 작품으로 관객이 감상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도 한다. 인공과 자연, 실내와 야외의 경계를 넘나드는 모호한 공간은 관객에 따라 다양한 가능성을 품은 공간으로 새롭게 확장된다. 사람들이 함께하는 '빛방울' 안에서의 공간 경험은 공동의 감각을 깨운다. 공간 안에서의 편안함과 지붕 사이로 보이는 하늘의 확장, 출렁이며 반짝이는 '빛방울'은 내재되어 있는 감각과 기억을 넘나들며 순간을 빛나게 한다.
 
건축공방 박수정, 심희준, '메시지덩굴', 2020, 흑관 아치프레임, 멤브레인.(사진제공=구본욱)

박수정 심희준 건축가는 관객과 소통하면서 만들어 나가는 작품 '메시지 덩굴'을 선보였다. 미술관 라운지에 설치된 아치형의 구조물에는 관객의 이야기를 직접 담은 가방이 순차적으로 채워진다. 글램핑 원단인 멤브레인으로 제작된 노랑, 연두, 초록의 가방은 정체된 사물로서의 전시물이 아닌, 메시지를 담고 생명성을 가진 덩굴로 자라나 전시기간 내 라운지에서 관객을 맞이한다.

7개월간의 전시 여정이 끝나면, 이 가방은 참여자들에게 무작위로 전달된다. 가방에 담긴 메시지는 서로에게 위안과 웃음을 주며, 사람과 사람을 엮는 메신저가 된다. 가방은 관객의 삶 깊숙이 들어가 작품이 아닌 일상으로 또는 기분 좋은 연결의 기억으로 다른 삶을 이어간다.
 
사무소효자동 서승모, '대청, 단청', 2020, 알루미늄 루버.(사진제공=구본욱)

서승모 건축가는 알무미늄을 재료로, 전통 한옥의 대청마루와 처마를 재현한 작품 '대청, 단청'을 선보였다. 루프리스 갤러리에 설치된 마루와 처마의 폭은 한옥의 스케일을 충실히 따르고 있어 한옥의 공간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건축가는 미술관에 맞춰 대청마루를 재해석한다. 개방된 공간으로 집의 중앙에 위치하며 식구들이 모이는 장소였던 대청은 관객들이 앉아 콘크리트 창 너머의 자연을 마주할 수 있는 쉼터이자 다른 관객과의 우연한 만남을 이룰 수 있는 공유 공간이 된다.

차가운 금속을 덮은 깊은 적색과 녹색은 단청을 연상시키며 고요한 공간을 그리는 동시에, 서로 엿갈린 방향으로 확장되며 쌓이는 마루와 처마 그리고 데크의 레이어는 공간의 재미와 역동성을 더해준다.

소다미술관의 장동선 관장은 "소다미술관은 매년 건축가들과 새로운 주제로, 공간의 다양한 쓰임과 가능성을 모색해 볼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에서는 세 팀의 건축가들이 공동체를 주제로 설계한 작품 속에서, 수많은 관계와 이야기가 생성되고 다양성이 확장되는 것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전시를 통해 관객은 사람과 사람사이, 숨은 연결망으로 이어져 있는 '우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소다 미술관 야외 전시장 전경.(사진출처=소다미술관)

한편 소다 미술관은 오랫동안 방치된 대형 찜질방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디자인·건축 미술관으로 재탄생시킨 문화 재생공간이다. 소다는 우리 삶에서 버려진 것들이 디자인 순환과정(ReDesign)을 통해 재발견·재해석·재생산될 수 있다는 것을 철학으로, 창작자들과 대중이 소통 할 수 있는 다양한 실험적, 체험적 문화 소통의 공간적 매체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고답적인 미술관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역과 가능성을 모색하는 미술관으로서 문화 불모지인 인근지역에 도시재생의 활기를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아뉴스통신=장인경 기자]


aubu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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