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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광화문 집회를 보며 뱉는 쓴소리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이광희기자 송고시간 2020-08-1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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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뉴스통신=이광희 기자] ‘머리가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하면서 기억이 힘들고 집중이 힘든 브레인 포그(Brain Fog)가 계속 되고 있다.

조금만 집중해도 머리만 아플 뿐 아니라, 가슴통증 등 다른 증상까지 심해지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안 좋아지기도 하고, 방금 했던 거나 할려고 하는 것을 기억 못하는 일이 너무 흔하다.

방금 전에 비타민 약을 먹었는지도 기억 못하고, 뭘 찾으려고 구글을 열었다가도 뭘 찾으려고 했는지도 기억 못하고, 부엌에 갔다가 어 내가 왜 여기 있지 하는 순간도 있다.’

“부산 47번째 환자”. 박현(48) 부산대 기계공학부 겸임교수가 코로나19 완치판정을 받고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을 토로한 글이다.

그는 퇴원한지 160일이 지났다. 그럼에도 아직 이런 상황에 놓여 있다. 이것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코로나19 경험자의 체험담이다.

코로나19는 단순한 독감정도의 질병이 아니다. 이러기 때문에 온 사회가 난리법석을 떨고 있다.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건물에 들어갈 때마다 체온을 점검한다. 곳곳마다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수시로 손 씻기를 권장하고 있다. 

모임도 자제할 것을 요청하고 있는 마당이다. 거의 모든 상가들이 죽을 지경이지만 살자니 어쩌겠는가. 모두가 어려움을 감내하고 있다. 온 사회가 고통은 나누고 있는 셈이다.

이런 와중에 지난 주말 서울에서 광화문집회가 있었다. 정확한 수자는 알 수 없지만 어림잡아 수십만 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경향각지에서 관광버스를 나눠 타고 올라가 모였다.

대전에서도 버스 20여대가 올라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자세한 것은 알 수가 없다. 이들이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집회가 코로나19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위중한 시기에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그동안 우리는 코로나19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며 잘 대응해왔다.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였다. 코로나19 추이를 살펴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월29일 하루 발생한 확진자가 916명이었다. 1천명에 달했다. 그러나 3월로 들어서면서 확진자가 크게 줄어 100명 아래를 유지했다. 

실제 3월 20일 87명, 27일 91명 정도가 그달에 많은 편이었다. 확진자는 4월로 접어들면서는 50명 아래로 내려왔다. 5월5일에는 3명 , 6일에는 2명 정도로 미미하게 확진자가 발생했다.

7월에도 20명대를 유지했고 8월 10일에도 28명 안팎이었다. 그렇게 관리를 이어왔다. 

8월 10일에는 전국에서 28명, 11일에는 34명 정도로 확진자가 발생했다. 전국적인 규모로 봐서는 대단히 선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던 것이 광복절인 15일로 접어들면서 166명으로 늘어나고 16일 279명, 19일에는 297명을 기록했다. 확진자수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내일과 모래는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확진될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 아마도 오늘보다 더 많은 확진자가 쏟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보통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연일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18 국무회의에서 그는 “어쩌면 지금이 코로나19의 가장 위험한 잠복기일지도 모릅니다. 국민들께서는 각별한 경각심을 가지고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주시고, 감염이 의심되는 분들은 반드시 진단검사를 받아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다.

또 “지금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지 못하면, 그간 힘겹게 쌓아온 방역의 공든 탑이 무너져내릴 수 있습니다. 모두 한마음으로, 다시금 방역의 고삐를 죄어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립니다”고 했다.

19일 중대본회의에서 그는 “지난 주말부터 하루 세자릿 수 확진자 발생이 5일째 이어지고 있다”고 전제하고 “정부는 방역당국의 진단검사와 역학조사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 감염에 대해서는 치료비 환수, 손해배상 등 구상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우리사회 전반에 초비상이 걸렸다.

당연히 지난 주말 집회를 주도했던 집단에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다. 

경찰에 신고 접수된 집회만 20여개였다. 반정부 시위도 있었고 태극기집회도 있었다. 노동단체 집회도 있었다.  

이런 엄중한 시기에 대규모 집회를 연다는 것 자체가 반사회적이다. 그 집회를 통해 주장하는 바가 있겠지만 그것이 가져다줄 악영향은 심대하다. 전 국민이 또다시 코로나19의 망령에 시달려야 하는 것을 가만하면 그 비용규모는 가히 천문학적이다.

더욱이 직접적으로 생활하고 있는 많은 국민들이 고난을 겪을 걸 감안해도 손실이 너무 크다. 겨우 깊은 터널을 거의 지나고 있나 싶었는데 또다시 긴 터널 속으로 들어가야 할 판이니 앞이 캄캄하다.

자영업을 하거나 사람들의 모임을 근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더욱 난감할 노릇이다. 

분명 이 기회에 반사회적 행위를 한 집단에 대해서는 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조치해야 한다. 손해배상 등 구상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한다. 전 국민이 불안의 도가니 속에서 신음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렇다고 정치권이나 정부가 잘했다고는 보지 않는다.

우선 정부가 어떻게 정책을 펼쳤기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위중한 시기에 모였는지 생각해야 한다. 부동산 정책의 실패로 청년들에게 꿈을 잃도록 한 것도 불찰이다.

빈부의 격심한 이격으로 중산층이 사회의 불만세력으로 추락하고 있는 것도 무관치 않다. 오늘보다 자식들이 살아갈 내일을 더 걱정하게 만든 것도 따져야 할 일이다.

정치권은 이러한 국민적 불만을 담아내지 못했기에 책임이 크다. 여권은 과반 이상의 의석을 확보했다는데 힘입어 일방적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는 오만과 불손이 많은 사람들을 광화문에 모이도록 했음을 직시해야 한다.

또 야권은 국민적 불만이 이토록 누적되어 왔음에도 그것을 적극적으로 대변치 못하고 대안조차 제시하지 못하는 불민함을 반성해야 한다. 

대의정치를 부정하고 제3의 직접민주주의를 부르짖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기성정치권과 정부는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오늘의 이런 집회가 현 정부를 태동시킨 촛불혁명으로 이어지지 말란 법은 없다. 왜 이런 엄중한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아픔을 감내하며 광화문에 모였는지를 새겨봐야 할 일이기에 하는 쓴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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