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02일 목요일
뉴스홈 사회/사건/사고
[기획] 대둔산 자락에 주렁주렁 열린 아라비카 커피

[전북=아시아뉴스통신] 이두현기자 송고시간 2020-10-23 13:50

전북에서도 국산 커피시대 활짝 열려
은은한 커피향이 가득한 운주면 완창리 시골마을
커피나무를 재배해 커피와인까지 제조하는 강순후커피체험농원
전북 완주군 운주면 강순후커피체험농원./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커피 생산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과연 커피나무가 자랄 수 있을까? 하지만 기우였다.

23일 오후 기자가 찾은 대둔산 자락에 위치한 ‘강순후커피농장’은 고즈넉했다. 관광객이 많지 않은 산골에 커피체험농장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 산으로 둘러싸여 공기가 맑고 한적해서 코로나19에 지친 마음까지 편안해졌다.
 
전북 완주군 운주면 완창리 대둔산 자락 ‘강순후커피체험농장’에 커피가 주렁주렁 열려 전북에서도 국산커피 시대가 활짝 열렸다.
 
단풍이 물든 가을 산자락에 자리 잡은 비닐하우스 안에는 아직 여물지 않은 초록 열매를 맺은 커피나무가 울창하다. 재배되고 있는 품종은 세계 커피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하는 아라비카(티티카종) 인데 보통 녹색을 띠며 납작하고 길쭉한 타원형의 형태를 띤다. 또 다른 원두에 비해 단맛과 신맛이 강하며 향기가 진한 것이 특징이다.
 
체험농원에서는 커피 갈아서 내리는 체험과 커피나무 분갈이 체험을 할 수 있다. 커피 한잔이 만들어 지기 위해서는 원두 80~130알이 들어간다고 한다. 이곳에서 직접 커피내리는 체험도 하고 시음도 해보면 어떨까. 지난해는 약 3000명 정도가 체험을 하고 갔다고 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체험 인원을 제한적으로 받고 있다.
 
커피나무는 심고 나서 약 2년이 지나면 하얀 꽃이 개화하고 3년 후에는 빨간색 또는 노란색의 열매(Cherry, 체리)를 맺게 된다. 4월~5월 사이에 열매가 앵두처럼 익을 때 열매를 채취해 생두(Green Bean)에 열을 가하여 볶는데 일반적으로 볶음 정도에 따라 맛과 향미의 변화를 9단계로 세분화한다. 로스팅의 온도, 시간, 속도 등에 따라 커피 맛이 달라진다.
 
강순후 대표는 현재 커피체험농장을 통해 연간 1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생산한 원두의 맛을 더 깊이 알기 위해 부부가 함께 바리스타교육까지 받도 자격증까지 딴 그는 이제 전문가가 됐다. 강 대표 부부는 하루에 몇 십 잔을 내려 마셔도 마실 때마다 커피 맛이 다르다고 말한다.
 
육묘장과 체험장에서 커피나무 묘목 심기 및 커피 제조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꾸몄다. 체험 방문객은 커피 수확 프로그램과 커피 생두를 볶는 로스팅 등 과정을 통해 커피를 직접 내려 보는 체험 등을 진행한다.

강 대표는 커피체험농장을 시작하게 된 배경에 대해 “버섯 재배를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돈벌이가 괜찮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기 시작했고 노동 강도도 만만치 않아 대안을 찾던 중 전국적으로 커피나무 재배 농가가 많지 않고 연중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을 주목했다”며 “커피재배가 버섯재배와 비슷한 점이 많아 버섯재배 노하우를 활용해서 커피재배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한다.
 
강순후커피체험농원을 견학 온 농가에 커피재배를 설명하고 있는 강순후 씨./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현재 1천300㎡ 규모의 농장에서 자체적으로 원두를 발아시키고 묘목을 직접 키워서 분양까지 하고 있다.
 
그는 커피나무 재배 기술을 익히기 위해 발품을 많이 팔았다. 당시 전북에는 커피 재배 농가가 없어 전남 고흥, 충북 음성, 강원도 강릉, 춘천의 농가는 물론 시험장을 운영 중인 강원대학교까지 찾아가 커피나무 재배 기술을 배웠다고 한다.
 
강 대표는 커피재배는 인력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아 부부가 몇 천 평을 거뜬히 해낼 수 있고 연중 체험이 가능해서 매력이라고 말한다.
 
처음에는 이 마을 11농가가 함께 커피재배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혼자 남아 커피를 재배하고 있다. 그는 원두 생산뿐만 아니라 원두 가공, 유통, 체험, 관광 및 카페까지 연계되는 6차 산업을 차근차근 준비해 가고 있다.
 
머나먼 나라의 이야기로만 들렸던 커피재배가 국내에서 그리고 전북에서 현실화 되고 국산커피를 마시게 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귀농 귀촌 멘토로도 활동 중인 강순후 대표는 오늘도 자신이 재배한 커피 향에 흠뻑 젖어있다.

[아시아뉴스통신=이두현 기자]
dhlee3003@naver.com

[ 저작권자 © 아시아뉴스통신.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제보전화 : 1644-3331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의견쓰기

댓글 작성을 위해 회원가입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 시 주민번호를 요구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