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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독제①] 코로나 소독제, 제2의 가습기 살균제 되나

[서울=아시아뉴스통신] 더이슈취재팀기자 송고시간 2021-01-20 15:55

제2의 가습기 살균제...'코로나 소독제 논란'
전국 지자체 전수조사 4곳만 방역지침 준수
지자체 99곳, 코로나 제거 검증 안된 소독제
공무원, 소독제 '심리적 안정' 위해 뿌린다
가습기 살균제. [더이슈미디어연구소DB]
[더이슈미디어연구소=더이슈취재팀] 2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가습기 살균제에 ‘무죄’가 선고된 가운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소독제의 인체 안전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12일 인체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를 유통·판매해 소비자를 사망 또는 상해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에스케이(SK)케미칼 전 대표이사와 애경산업 전 대표이사 등 13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해 9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와 고려대 보건과학과·서울대 보건대학원 등 연구진이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피해를 겪은 이가 95만명에 달하며, 사망자는 2만여명에 이른다는 연구 조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어 1심 재판부의 선고에 의문이 제기된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내 몸이 증거다”며 법원 판결을 승복하지 않으며 항의를 이어가고 있다.  
 

[더이슈미디어연구소DB]


가습기 살균제의 공포가 다시 재조명되면서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된 것과 동일한 성분의 살균·소독제가 코로나 살균·소독제에 사용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충격이 더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경희대학교 동서의학연구소 박은정 교수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용이 급증하고 있는 살균·소독제의 호흡기 노출이 폐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확산 차단을 위해 쓰는 물질인 염화디데실디메틸암모늄(DDAC)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체내 축적과 폐 질환 유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은정 교수의 연구 결과는 'SCI급' 학술지에 게재됐다.

알콜·염소계·4급암모늄화합물 등 인체 유해한 성분으로 이루어진 살균·소독제가 사용되면서 공기에 흩뿌리는 형태로 계속 사용하면 폐 질환이 유발될 수 있는 유해성분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자체는 분무는 물론 드론 소독까지 한 지자체도 있다. 
 


경남 하동군은 지난해 9,900여㎡에 달하는 지역에 드론 소독을 실시했다. 소독제의 주성분은 '염화벤잘코늄액(BKC)'으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4급 암모늄화합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지자체 안산시도 드론을 투입해 원곡동 일대 3만㎡에 걸쳐 소독 했고, 수원시도 장안구 소재 초중고 49곳에 드론 소독을 진행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전문가들은 "하늘에서 독극물을 쏟아 부은 격"이라고 말했다.

또 양주시는 환경부 미승인에 코로나와도 전혀 관계 없는 소독제로 게이트웨이를 설치해 지나는 시민들에 전신 소독을 약 10개월간 실시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해당 업체의 설명이다. 게이트웨이에서 뿜어나오는 소독제를 흡입할 시 위험한 것 아니냐는 더이슈미디어연구소 취재팀의 문의에 "마셔도 된다", "(75도)독한 술 마셨다 생각하라" 등의 황당한 답변을 내놔 논란이 된 바 있다.
 

[아시아뉴스통신DB] 


코로나가 2차, 3차 대유행으로 번지는 데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를 관리·감독해야할 공무원들의 소독제의 효과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지자체들은 코로나에 시민들을 보호하려고 살균·소독을 한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효과도 없는 또는 인체 유해한 성분을 무분별하게 뿌려대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미 안전불감증이 턱까지 차 오르고 있다. 

실제 일부 매체가 전국 229개 지자체(세종시, 제주시, 서귀포시 포함) 전수조사를 한 결과 4곳(1.7%)만이 지침을 준수했다는 보도를 한 바 있다. 지자체 99곳(43.2%)은 코로나 바이러스 제거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소독약을 사용했다고 한다. 

경희대학교 박은정 교수는 더이슈미디어연구소와의 비대면 인터뷰에서 “상황이 어지럽고 힘든 시기일수록 대중에게 정확한 정보를 준다는 것은 정말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라면서 “가습기 살균제에서 얻은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정부의 분무식 소독의 실효성과 인체 유해성에 대한 전문가의 경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기존 알코올이나 염소계 소독 제품과 달리 인체 무해한 살균·소독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는데다 가습기 살균제의 공포까지 재조명되면서 정부와 방역 당국이 보다 철저하게 지자체의 실태를 점검해야 한다는 시각이 힘을 받는다. 시민의 생명을 지켜줄 살균·소독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에도 적극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theissu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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