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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저지 빛교회 김희건 목사, Ph.D./아시아뉴스통신=오준섭 기자 |
석양을 바라 보는 마음은 뭉클한 감동을 받는다. 저물어 가는 태양이 붉은 빛으로 변해, 저녁 구름과 어울릴 때, 그 아름다운 정경은 감동을 받기에 충분하다. 갑자가 리빙 룸에 붉은 빛이 들어와 밖을 내다 보니, 저녁 태양이 서쪽 하늘에 붉게 물들어 있다. 한참을 바라 보면서 그 아름다움에 취해 있다가 사진을 찍었다.
찬란한 석양을 맨 눈으로, 생각없이 바라 볼 수 없나 보다. 낭만주의 시인 Wordsworth도 석양을 보면서 아름다운 시귀를 남겨 주었다. The clouds that gather round the setting sun do take a sober coloring from an eye that has kept watch o'er man's mortality. 일찌기 대학 시절 배웠던 시가 항상 머리 속에 남아 있다. 석양과 죽음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것일까?
저 석양을 젊은 날에도 보았고, 그때도 감동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긋히 나이 들어 바라 보는 석양은 또다른 의미와 감동을 준다. 사람이 나이 들면 별로 인기가 없어진다. 서울을 다녀 온 집 사람 얘기로는 호텔의 수영장, 피트니스 시설 등에 노인들이 오는 것을 환영하지 않는다 한다. 노인들이 모이는 장소에는 젊은 사람들이 오지 않기 때문이라 한다. 아, 노인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신기한 일은 나이 들어 가면서 삶의 감사와 감동을 더 깊이 깨닫고 체험하는데도, 나이든 사람들이 환영을 받지 못한다니 이해가 안되고 억울한 생각도 든다. 지금까지 미국 생활에서 나이 때문에 천대를 받아 본 적이 없다. 운동을 하러 갈 때도 62세 이상 시니어 시티즌에게는 할인 혜택이 있어 즐겁게 운동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 22달라를 주고 골프를 할 수 있다면 부러워 할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석양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까닭은 내 삶이 석양을 닮아서가 아닌가? 얼마를 더 살지 알지 못하지만, 하루 하루 덤으로 사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있다. 마음에 다짐하는 것은 곱게 늙자는 것이다. 욕심 부리지 않고, 손을 펴고, 이해하고 감사하며 살고 싶은 것이다. 나이 들어 깨닫는 사실은, 삶의 순간 순간이 거저 오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을 섭리하는 하나님의 손 안에서 은혜로 주어지는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그 손이 불들지 아니하면, 우리 존재와 생명은 어느 순간에도 위기에 처할 것이라 믿고 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은 신실하신 손으로 붙들어 주시고, 풍성한 생명의 삶으로 인도해 주시고, 존귀한 삶을 살게 하셨다. 요즘처럼 마음에 자유와 안식을 누리고 사는 때가 젊은 날에도 있었던가? 불편없이 고통없이 하루를 살고 있다는 것이 큰 은혜라는 것은 나이들어 깨닫는 사실 아닌가?
김형석 교수도 60대의 나이에 이르러 인생 중 가장 행복한 삶을 살게 되었다고 했다. 높은 산에 오를수록 멀리 볼 수 있는 것처럼, 사람도 나이들어야 보이는 것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사람이 이 세상을 주체적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 객체로 그 생명을 살게 된다는 것이다.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 가느니라. 영광이 그에게 세세에 있으리로다, 아멘"(롬11: 36). 이 말씀의 뜻을 알려면, 저 석양처럼, 인생의 종반을 살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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