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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제일교회 이준효 원로목사, '유일 불변의 좌표'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2-12-27 13:01

수정제일교회 이준효 원로목사./아시아뉴스통신=오준섭 기자

               ♧ 유일 불변의 좌표(座標) ♧

    어느 마을에 참 예쁘고 아름다운 한 아가씨가 뭇 남성들의 주목을 받으며 선망(羨望)이 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자신감이 넘치는 세 명의 남자가 공교롭게도 동시에 그 처녀에게 청혼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 아가씨는 세 명의 남자 모두 건장하고 저마다 매력이 넘치고 있어 그중 한 명을 선택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하여 한 가지 묘한 계책이 떠올라 그들을 불러 모으고 먼저 자신을 향한 그들의 사랑을 확인하고 제안했다. "세 분 다 똑같이 못난 저를 사랑해 주시니 고맙기가 한량없지만 저는 그대들 중에 한 분을 부군으로 맞이해야 하니 모두 귀하신 분들이라 저로서는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하온즉 제게 선택권이 있는 것 같아 한 가지 제안을 하겠습니다. 이제부터 당신들 셋이 똑같이 달리기를 시작하시면 전 그대들 앞에서 달리겠습니다. 저를 따라와 제일 먼저 저를 붙잡는 분의 청혼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하면 어떨까요?" 세 명의 청혼자는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서로의 생각을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하여 그들의 달리기는 시작되었다. 얼마쯤 달려 세 명 중 한 명이 앞서게 되어 아가씨의 뒤를 바짝 따라붙었을 때, 앞서 달리던 아가씨가 갑자기 첫 번째 앞서 달리는 청혼자 앞에 몇 다발의 지폐를 풀어 흩뿌렸다. 그러자 바짝 붙좇던 첫 번째 청혼자는 달리기를 잠시 중단하고 흩어진 돈을 줍느라 정신이 없어 결국 뒤처지고 말았다.

    한편 두 번째 청혼자가 뒤따라 왔을 때, 그녀는 그 청혼자 앞에 진귀한 보석 몇 개를 여기저기 던져 놓았다. 역시 이 청혼자도 달리기를 멈추고 여기저기 떨어진 진귀한 보석들을 줍느라 정신이 팔려 그만 그녀를 놓치고 말았다. 그녀는 계속 앞을 질주하여 달려 갔고, 이윽고 세 번째 청혼자가 뒤따라 와 거리가 점점 좁혀졌다.

    그때 그녀는 두 명의 청혼자들의 선택에 몹시 실망한 나머지 아주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역시 마지막 남은 지폐 다발과 진귀한 보석들을 마지막 청혼자 앞에 흩뿌리거나 여기저기 모두 던져 버렸다. 그런데 이번의 상황은 전혀 달랐다. 마지막  청혼자는 흩어진 지폐나 진귀한 보석 따위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더 힘차게 달려 그녀를 붙잡고 말았다.

    드디어 청혼자들의 경주는 그렇게 끝이 나고 그녀는 마지막 최후 승자의 청혼을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믿거나 말거나의 성격이 농후한 이야기다. 그러면서도 목표의 뚜렷한 가치관을 가진 자가 성취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인생과 신앙의 지침으로 던져 주고 있다. 세 명의 청혼자에게 있어 최종 목표는 지폐 다발도 진귀한 보석들도 아니었다.

    요단을 도하(渡河)한 여호수아가 이끄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있어 최종 목표는 모든 올무 거리를 완전히 제거한 가나안 정복과 입성이었고 제사장 나라와 백성으로서의 다움을 전 세계만방에 떨치고 여호와 신앙을 땅끝까지 증거하는 신정 국가를 튼튼하게 세우는 것이었다. 

    그러나 첫 성 여리고를 정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아간의 탐욕으로 인해 아이성 도모에 실패한 사실은 여호수아에게도 이스라엘 백성들에도 큰 충격이었다(수 7장). 아이성은 아주 작은 성읍이었지만 이때의 실패로 인해 전쟁의 승패는 군사의 많고 적음에 있지 않음을 천명하신 산 교훈을 놓칠 수 없다.

    가나안 정복과 입성의 과제는 오롯이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함이었고, 이스라엘이 발을 밟는 곳마다 구속사의 정로(正路)를 역사에 새겨야 했다. 까닭에 이를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여호수아이기에 아이성 실패야말로 미래의 가나안 정복사에 초 긴장의 적신호로 밝힐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목이 곧기로 정평 난 이스라엘이기에 더욱 그랬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복사는 긍정의 짜릿한 승리를 보여 주는 것 같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겨 남겨 두었던 미세한 타협들이 눈덩이처럼 불어 난 피할 수 없는 올무들이 되어 끝내는 부정의 추한 실패를 역사에 새기고 말았다.

    어쩌면 오늘의 우리는 위 이야기 속의 세 청년들처럼 모두 아름다운 목표를 추구하며 꿈꾸며 달리고 있는 자들임에는 의심의 여지를 아예 불허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야말로 인생의 궁극적 목표가 되시는 하나님과 그 나라를 향해 전심전력하여 달리는 신앙의 경주자 들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이 긴장된 경주를 하는 우리 기독자들에게 성경은 시종일관 최종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올바른 경주 방법을 섬세하게 가르쳐 주고 있다. 그것은 온 성품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뜻에 순종하고, 그분을 경외하며, 그분의 명령을 지키며, 그분의 목소리를 청종하고, 그분을 잘 섬기라고 하신다.

    출애굽 하여 거친 광야를 횡단한 대군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끌 여호수아에게 분부하신 하나님의 명령은 가나안 땅 정복이 아니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가나안 입성이었고, 그 명분은 하나님의 언약에 준거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가나안의 주인으로서 당당하게 입성하는 개념이었다.

    따라서 하나님께서는 여호수아에게 "이 율법책을 네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하며 주야로 그것을 묵상하여 그 안에 기록된 대로 다 지켜 행하되,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도 말고, 놀라거나 두려워하지도 말고, 강하고 담대하여 이 모든 백성과 더불어 일어나 이 요단을 건너 내가 그들 곧 이스라엘 자손에게 주는 땅으로 가라"(수 1:1~9)라고 하심에 주목하자.

    하나님의 명령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대로 순종하여 그 어떤 대상이나 상황을 개의치 말고 입성하는 것이 이스라엘이 취할 과제였다. 유혹이나 시험은 좌로나 우로 치우쳤을 때, 눈에 보이고, 가슴에 느껴지고, 육신의 정욕에 강하게 어필된다. 여기에 관심의 고개를 돌렸다면 이미 동의한 것으로 그 목적에 헌신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사도 요한이 "이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니"(요일 2:16)라고 정리해 준 것이다. 오늘은 달콤하고 유쾌한 손짓조차 개의치 않는 신령한 안목이 그대에게 있어 불변의 덕목이기를 바란다. 주께서 주신 신국의 목표가 그대 인생 항로에 유일한 좌표(座標)이 길 축복한다.

jso84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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