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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박상진의 삼국지 탐구

[인천=아시아뉴스통신] 김선근기자 송고시간 2015-11-02 09:12

제66편 제갈량의 후예들 : 완벽주의자 장완과 비의 (상)
 박상진 서울대학교 사범대 연구생./아시아뉴스통신 DB

 지난 시간까지 우리는 큰 이야기의 변곡선(變曲線)을 지나왔습니다.

 수학에서 변곡선은 변곡점에 의해 그 형태가 바뀌는 선의 흐름을 지칭하는 말인데, 계한, 그리고 삼국시대의 역사에서 제갈량의 죽음은 바로 그 시간의 변곡점이라는 얘기입니다.

 제갈량의 최후와 동시에 역사는 엉뚱한 방향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 것이지요.

 그 첫 시점이 그 제갈량의 두 후계자들입니다.

 오늘 이야기 할 주제인 장완(蔣琓)과 비의(費褘)이지요.

 두 사람은 선임자인 제갈량을 닮은 듯하지만, 상반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굳이 한 마디로 말한다면, 장완과 비의는 노력가냐, 아니면 천부적이냐의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바로 그 점으로 인해 두 사람의 운명은 판이하게 갈라졌습니다.

 이게 오늘 할 얘기입니다.

 사족으로, 요즘 역사 얘기가 세간의 화제라고 합니다.

 온갖 명분들과 자조(自嘲), 그리고 상대에 대한 흠집 잡기까지 추태 그 자체인데요.

 남의 나라 역사도 아닌, 우리의 역사를 놓고 언제 우리가 이렇게 집중력 있는 추태를 보였는지 새삼 참 낯설기도 합니다.

 제가 왜 이 얘기를 하는가 하면, 바로 그 중심에서 늘 떠도는 ‘역사의 다양성’ 얘기를 하려는 것입니다.

 제갈량 사후 계한의 역사에서 제일 욕을 많이 먹은 사람은?

 이 물음을 던지면 제일 많은 표를 얻는 사람은 늘 강유(姜維)였습니다.

 깜냥도 안 되면서 줄곧 북벌을 하려다가 끝내 멸망에 이르고 말았다는 것이지요.

 황호(黃皓)나 제갈첨(諸葛瞻)이 먹어야 할 욕까지 같이 먹어주니 후반기 모든 계한 대신들의 쉴드(shield) 노릇까지 하고 있는 셈이지요.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장렬한 최후로 유선을 보필하려고 했으니 그 충성심은 좀 알아주자는 면도 있습니다.

 이런 게 역사의 다양한 관점은 아닐까요?

 그런데 저는 왜 강유가 욕을 먹는지 늘 이해가지 않았습니다.

 진짜 우리가 강유에 대해 뭘 그리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 라고 말입니다.

 그렇게 나름 연구를 하다 보니 뜻밖에, 계한의 멸망 원인 제공자는 따로 있더라고요.

 바로 비의입니다.

 물론 다들 역사의 다양한 관점, 에는 동의하신다고 했으니 비난보다 먼저 읽어 보는 게 순서라는 생각입니다.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말입니다.

 그래서 또 이번에 본론에 앞서 두 가지 기준을 제시해두려고 합니다.

 이후 얘기에서 혼란에 빠지지 않으려고 말이지요.

 아시겠지만, 장완은 사실 집권 기간이 그리 길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는 제갈량 사후 동요할 수 있는 국정을 잡고자 노력하는 동시에 ‘급류타기 계책’으로 불리는 놀라운 관중 공략을 준비하였습니다.

 기존 농상 공략 대신 한수(漢水)를 이용해 형주 이북과 맞닿은 지점을 선점한 뒤 무관(武關)으로 장안을 기습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수백 척이 넘는 군선들을 준비하였고, 그로 인해 오나라의 오해도 살 정도였지요. 또한 그는 이 전술의 완성도를 위해 비의와 강유를 수차례 한중으로 불러들이기도 합니다.

 안타깝게도 그의 병마가 조사(早死)를 초래하여 끝내 시도조차 해보지 못했지만 말입니다.

 문제는 또한 이 지점에서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장완이 대장군을 넘긴 비의, 그리고 위장군이 된 강유, 이 두 사람이 집정(執政)으로 등장한 것입니다.

 제갈량 사후 승상을 대신한 대장군, 대사마의 직책을 먼저 넘겨받은 게 바로 비의였고, 강유는 바로 그 아래에서 2인자로 올라서게 된 것입니다.

 누구나 이 지점에서 비의의 뛰어난 개인적 역량에 기대를 걸어볼만한 일이었지요.

 그러나 비의는 그 역량을 뜻밖에도 강유 견제에 올인(all-in)해 버립니다.

 바로 여기서 우리들의 오해는 커갑니다. : 강유의 역량이 부족하고 경솔하니까 비의가 잡아 주었겠지, 라고 말입니다.

 과연 여러분들은 그 주장에 얼마나 거시겠습니까?

 아귀처럼 ‘내 돈 전부와 손모가지’입니까? 농담처럼 들리셨겠지만, 저도 앞으로 할 제 주장에 올인 좀 해보려고 합니다.

 그 만큼 자신이 있다는 거고요.

 앞으로 비의 시대의 문제점을 두 가지 관점에서 접근하려고 합니다.

 물론 그게 뭔지는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다음으로 미루도록 하지요.

 한 가지 팁(tip)을 드리자면, 비의의 천재성은 그에게 양날의 검이었다는 점입니다.

 그 관점에서 저는 두 가지의 상반된 심리, 당시의 정황, 그리고 ‘과연 비의가 놓친 게 무엇인지’ 말해보려고 합니다.

 이런 것들에 대한 궁금증이 앞으로 제 얘기를 들어주실 요인(要因)이 되주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사외 기고는 본사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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