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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섬아트문화연구소 김해곤 소장] 도내 미술공간, "제주도 문화예술의 지향점" 제시해야

[제주=아시아뉴스통신] 이재정기자 송고시간 2016-01-14 23:16

 갤러리가 지역 미술과 관객간의 다리 역할이 가능하다는 김해곤 소장. /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제주라는 공간이 주는 예술적 영감은 풍요로움 그 이상이다. 이것이 문화 이주자들이 제주로 쏟아져 들어오는 이유가 이닐까. 세계깃발미술축제를 아시나요?  '세계깃발미술축제'는 2002년 한일 월드컵 공식 문화행사로 난지도공원에서 기획, 예술계의 반향을 일으켰던 행사 중 하나이다. 그 주인공인 섬아트문화연구소 김해곤  소장을 찾아  '제주문화예술의 지향점'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 제주도에 대한 열정은 여전히 유효한지
 - 2003년 제주에 내려와 섬아트문화연구소를 개소해 4차례의 “바람예술축제”를 기획 및 시행함으로써 2009년부터 현재까지,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마을미술프로젝트”추진위원회의 총괄 감독을 맡고 있다. 

 ‣ 갤러리를 운영하는 각오에 대한  한마디
 - 주로 야외에서 시행되는 공공미술프로젝트만 해 오다가 갤러리를 오픈해 운영함으로 다소 서먹한 느낌을 가지고 있지만, 미술과 관객간의 다리역할을 한다는 데는 서로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비오톱[biotope]은 인간과 동·식물 등 다양한 생물종의 공동 서식장소를 의미한다. 도심에 존재하는 다양한 인공물이나 자연물로 지역 생태계 향상에 기여하는 작은 생물서식공간으로, 단절된 생태계를 연결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갤러리비오톱의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소개한다면
 -  다양한 매체와의 결합을 시도하고, 사회 속의 수많은 이야기를 예술적 모티브로 끄집어내 신선한 전시를 보여줄 것이다. 모든 사람과 모든 직업이 예술작품의 모티브이자 주제가 되고, 예술가들은 그 속에서 얻은 영감과 메시지를 현대예술로 표현해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전시들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갤러리가 관람객(콜렉셔너)의 마음을 잡기 위한 갤러리의 주요 전략은?
 - 경중의 우선 순위는 첫째, 좋은 전시를 많이 기획해 보여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식상하고 일반적인 전시보다는 관객들의 정서에 와 닿으면서도 독특한 전시기획으로 호감을 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 많이 보여주고 작품에 대한 이해를 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현대미술이 난해하기 때문에 이해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고, 지루해하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설명과 교육이 꼭 필요한 것이다.

 바람예술축제와 마을미술프로젝트 추진위원회의 총괄 김해곤 감독.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 ‘아트페어’가 제주에서도 시작되고 있다. 어떻게 해석하는지?
  - 제주는 지난 해부터 미술 르네상스가 시작된 것 같다. 제주가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도시이자, 국제자유도시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이런 행사들이 개최된다는 점에서 다행스럽다.

 선진국에서는 대부분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여행이 주를 이루고 있는 반면, 제주에서의 관광패턴은 자연을 보고 즐기는 정도로 지극히 평범하고 1차원적이라 말할 수 있다. 이제 그런 수준에서 벗어나 관광과 예술이 접목된 성숙한 여행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아트페어는 매우 중요한 시작이라고 생각하며, 또 하나는 제주도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고 말할 수 있다.

 ‣ 제주도 미술시장의 안정적 정착 혹은 미술자본의 분배에 관한 해결방안(대안)에 대해 제시한다면
  - 제주도 미술시장은 그 자체가 아직은 미미하다고 본다. 시장 형성이 거의 안 되고 있으며, 일부 작품이 판매되는 경우는 부조문화에 의한 구매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큰 아트페어가 정기적으로 개최됨으로 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미술작품은 구매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제주도민들 중에는 작품을 구매할 만한 경제적 능력이 충분한 사람들이 많다고 본다.

 그러나 이런 아트페어가 바르게 정착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지자체가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하고,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일정 부분 작품을 구매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행사를 주최했으니 역할을 다한 것이다”라는 정도로는 활성화가 어렵고, 기업과 도민들에게 적극적인 홍보와 관심을 갖게 해줘서 구매가 일어나도록 도와주는 게 필요하다. 또 언론도 아트페어가 자리 잡힐 때까지 지대한 관심을 가져줘야 할 것이다.

 ‣  이주민과 정착민의 ‘사회적 갈등 문제’ 해결을 위한 갤러리(미술)의 역할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지난 한해 제주도에 이주해온 사람은 약 2만명 정도가 된다. 그로 인해 예술가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으나, 마치 맨 땅에 머리를 박는 것처럼 보인다. 예술가들은 예술행위 자체가 직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면을 크게 고민하지 않고 내려오는 경향이 크다. 그러다보니 잠시 후 다시 되돌아가는 경우가 빈번하고 경제난에 허덕이다가보니 창작활동이 제대로 이루지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그러나 행정에서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거의 없어 보인다. 오히려 이주작가 토착민 작가라는 용어 사용으로 두 사이를 더욱 거리만 두게 하고 있다. 제주도는 문화예술도시를 강력하게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빈구호로만 들리고 실천의지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듯 이토록 많은 인재와 작가들이 내려와 있으니 어떻게 하면 통합과 화합을 이루어낼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갤로리비오톱은 '아트 & 아시아'에 참여, 아트페어의 가능성을 타진했다.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여느 도시든 수준 높은 예술가가 많이 살고, 좋은 작품이 많이 나오며, 그것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이 늘어나면 저절로 문화예술도시는 되는 것이다. 갤러리비오톱에서는 전시기획과 작가선정에 있어서 제주미술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앞장서 나가겠다.

 ‣ 갤로리비오톱은 '아트 & 아시아'에 참여했다. 준비 과정(에피소드) 혹은 판매 실적(과정) 등 상당히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보인다. 어땠나?
 - 주체측으로 의뢰가 들어왔을 때 처음에는 참여가 어렵다고 거절을 했다. 준비기간이 매우 짧았고, 솔직히 아트 & 아시아에 대한 신뢰도를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득보다는 실이 클 수도 있다고 판단되었다. 그러나 이런 큰 행사가 제주에서 개최된다는 것과 앞으로의 비전 때문에 참여를 하게 되었다. 작가들은 흔쾌히 승낙을 했고, 모두 열정적으로 준비를 해주었다. 작품 판매가 몇 점 밖에 이루어지지 않아 작가들에게 미안했다. 아쉬운 점은 주체측에서 작품 구매에 주력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동안 도내에서 문화 기획자로 다양한 활동을 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제주도 문화(제도)에 대해 느낀 점이나 생각들에 관해 궁금하다. 
 - 문화행정은 현장성과 시간성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어떤 행사가 얼마만큼 중요하느냐 보다는 줄(?) 또는 인맥, 코드 등으로 구분되어 평가·지원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안목도 문제가 된다. 세계적인 무대를 만들 수 있는 좋은 행사지만, 동네마당으로 전락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그러한 것을 볼 수 있는 판단과 능력을 키워야 하지만, 그것보다는 정치적으로 판단하고 해석하는 경우가 많아, 아무리 좋은 것을 제안해도 그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다.

4월은  20대 총선일이다. 예비후보들에게 제주도 문화정책에 관해 질문하거나 요구사항이 있을 것 같다. 간략한 질의나 요구를 부탁드린다.
 - 정치는 도민에 대한 서비스와 정치인의 철학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제주도가 세계적인 문화예술도시가 되고,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 되도록 만들어주길 희망한다. 빈 구호와 의미 없는 공약, 인기 관리보다는 거시적인 안목으로 문화발전에 기여해주어야 할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토착작가와 이주 작가들을 포함해 제주도가 창조의 낙원이 될 수 있는 방안과 동네마당만 만들지 말고, 세계적인 명소가 될 수 있도록 큰 문화정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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