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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이주민 칼럼8] ‘춘경(春耕)친다’• 낭쉐코사•춘등, 제주도 ‘입춘굿’에 관한 세 가지 시선

[제주=아시아뉴스통신] 이재정기자 송고시간 2016-02-04 22:27

입춘 전날 심방들이 나무로 소를 만들어 고사를 올렸다는 낭쉐코사.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먼저 ‘입춘굿의 의미’를 알아볼까요? 입춘은 24절기 중 첫 번째로 농경의 세시로 살펴보면 ‘봄을 준비하는 날’ 혹은 ‘한 해 농사를 준비하는 날’이라고 하네요. 오래전 조상님들은 입춘에 맞춰 풍농과 무사안녕을 기원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제주도에서 유일하게 탈춤문화를 가지고 있는 게 ‘입춘굿’이라고 하네요. 농경문화에서 탈춤은 빼 놓을 수 없는 필수 아이콘입니다. 제주큰굿 의 전상놀이나 영감 놀이 등 일부 굿놀이에서 일회적으로 종이탈이 쓰이기도 했다니 풍부한 제주사람들의 유희를 엿볼 수 있어 행복합니다.

입춘굿 행사장에서 매년 입춘을 연관하는 토우를 선보이는 김영훈작가.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또한 입춘은 ‘새철 드는 날’이라고도 했답니다. 탐라국 시대부터 전승된 입춘굿은 호장은 관복을 갖추고 나무로 만든 소가 끄는 쟁기를 잡고 가면 양쪽에 어린 기생이 부채를 들고 흔든다는 퇴우, 즉 소몰이에 관한 기록도 있습니다. 밭갈이 의식은 원래 탐라의 왕이 행하던 것으로 나중에 호장이라 불리는 향리의 대표가 대신했다고 하네요.

또한 심방이 연희를 통해 백성들의 흥을 돋우고 관에서 장소와 음식을 제공하는 이런 창조적인 행위는 민과 관, 무속이 함께 어우러져 가능한 행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계속 발전되는 모습으로 전승되었으면 합니다.

괴기반 등 전통음식으로 인기를 얻은 제주향토음식연구원 양용진 원장(맨왼쪽).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두 번째는 스토리 전개로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보통 흥미로운 게 아닙니다. 묵은해 가고 새 철드는 입춘 아싯날 유시(酉時), 제주 목관 너른 마당에 새로이 오색 낭쉐를 모셔 제물 진설하고 하늘 옥황 천제석궁 문국성문도령님, 얼굴 곱고 마음 고운 새경 할마님, 세경 장남 정이 으신 정수남이를 모십니다. 정이 으신은 주변머리 혹은 융통성 없는, 지혜롭지 못한 정수남이 정도로 해석하면 될까요.

뿐만 아니라 제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신구간’이라는 용어도 신들이 잠시 자리를 비운 지상에 만물들이 자유를 느끼는 ‘춘등제’와 연관한 시민들의 구복이었을 겁니다. 뿐만 아니라 신구간이 끝나고 신들이 지상으로 내려온 첫 날 가지는 자청비코사 또한 구복의 일환 아닐까요.

특히 서순실심방의 신명나는 굿판은 제주문화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눈으로 흠뻑 체험할 수 있습니다. 초감제와 불도맞이 등 큰 스토리가 등장하는 한 편의 뮤지컬입니다.

입춘굿의 하이라이트는 제주큰굿보존회(서순실회장)의 초감제와 불도맞이굿.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아무튼 전야굿인 제주성미륵제•거리제는 물론 제주신화신상걸궁, 세경제, 낭쉐코사, 춘경문굿•입춘걸궁, 추물공연, 낭쉐몰이, 입춘탈굿놀이 등은 눈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공감불가입니다. 직접 체험하면 상상 이상의 핵잼입니다.

마지막으로 ‘입춘굿’에 참여하는 시민이 얻을 수 있는 구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우선 ‘입춘굿‘에서는 묵은해 부정서정 멀리하고 오로지 맑은 기운만 모신다고 하니 영험한 기운을 얻을 수 있겠지요. 또한 모관 저자에 밝고 고운 춘등을 내걸고 정성으로 치성으로 여리고 착한 마음 한데 모은다고 하니 마음과 눈이 맑아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제주전통문화연구소 문봉순실장이 진행하는 "춘등만들기"는 아이들에게 인기다.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이런 저런 이유로 ‘입춘굿’ 현장은 요즘 도시인들은 좀처럼 누리기 힘든 호사일터, 사진기로 담아내는 풍경보다 마음에 담기는 놀이 놀이들이 훨씬 큰 축복입니다. 일제 강점기 문화말살 정책으로 전승이 단절돼 사라질 뻔 했다가 1999년 복원, 재현하였다고 하니 문무병 박사의 지혜로움이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2016년 제주특별자치도 축제육성위원회에서 지정축제 중 최우수 축제로 선정되었다고 하니 육성위원회의 존재감이 새삼 느껴집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이번 기회로 ‘입춘굿’ 제반 프로그램을 콘텐츠로 잘 엮어 국내외 진출을 시도해 보는 건 어떨까요.

아무쪼록 ‘입춘굿’을 빌어 새봄의 기운과 더불어 한 해 평안을 기원 드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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