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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약효는 왜 오래가지 않나?"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이승주기자 송고시간 2015-12-23 17:55

십자약국 정일영 약사
 정일영 십자약국 약사.(사진제공=십자약국)

 많은 사람이 약에 관해서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하나 있다.

 "약은 왜 먹을 때만 효과가 있나? 한 번 먹고 그 효과가 오래가게 만들면 안 되나? 약사가 돈을 벌려고 그러는 것 아닌가?"

 약이 약효를 내는 원리를 정일영 십자약국 약사에게 알아본다.

 약은 몸에서 일어나는 자연현상을 방해하는 것을 없애서 자연현상이 잘 나타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약효가 나는 것도 자연현상을 따라야 한다.

 약을 먹을 때만 약효가 나타났다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것이 잘못이 아니고, 약을 먹어도 약효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 더 큰 잘못이다.

 약을 먹을 때라도 약효가 나타난다면 그 약이 몸에서 일어날 자연현상의 방해물에 어떤 영향을 주었다는 뜻이다.

 따라서 그 약을 먹어서 몸이 회복되어 기능이 정상화되면 건강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이는 밥도 먹을 때만 배가 부르고, 물도 마실 때만 갈증이 해소되는 것과 같다.

 이런 이유를 생물체와 무생물의 차이로 생각할 수 있다. 생물체와 무생물의 차이점이 여러 가지 있겠지만, 그중 신진대사(新陳代謝)를 특징으로 들 수 있다.

 생물체에서는 신진대사가 끝없이 일어난다. 신진대사란 ‘묵은 것(陳)은 없어지고, 새것(新)이 대신 생기는 일’을 말한다.

 분자로 이루어진 무생물은 스스로는 변할 수 없지만, 세포로 이루어진 생물체에서는 신진대사가 끝없이 일어난다. 그래서 한 세포가 있다가 수명을 다해 사라지면 그 자리를 다른 세포가 이어받는다.

 "음식을 먹고 시간이 지나 배가 고파지면 다시 밥을 먹어야 한다. 왜 그럴까?"

 물론 음식을 먹으면 소화와 대사 과정을 거치며 영양분이 소모되므로 음식을 또 먹어야 한다. 그런데 신진대사의 관점으로 다음처럼 생각할 수 있다.

 섭취한 음식물의 덕을 보는 세포는 식사할 때 살아 있어 그 영양분을 받은 세포이다. 이 세포는 영양분을 받았으니 열량이 생겨 몸도 기운을 낼 수 있다.

 그런데 신진대사가 일어나 이 세포가 사라진 뒤에 새로 생긴 세포는 영양분을 받지 못했으니 기운이 없다. 예전에 도시락을 싸서 학교에 다녔던 세대들은 신진대사가 활발하던 학창시절에 점심시간도 되기 전에 배가 고파 도시락을 먹기도 했다.

 신진대사가 활발해서 배고픈 새로운 세포가 일찍 생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 생긴 세포에도 영양분을 주려고 밥도 일찍 먹었다.

 약도 마찬가지이다. 약을 먹으면 몸속 세포에서 약효를 낸 뒤 대사과정을 거쳐 약이 없어지며 약효도 사라진다.

 그런데 신진대사의 관점에서는, 약을 먹었을 때 살아있어 약효를 나타낸 세포가 사라지면서 약효도 사라진 것이다. 새로 생긴 세포도 약효를 나타내려면 약을 또 먹어야 한다.

 약을 먹을 때만 효과가 있다고 불평하지만,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는 게 더 문제다. 맞지 않는 약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약이 효과가 있다면 언젠가는 병이 나을 수 있다는 뜻이다.

 단 만성병에 약을 먹는 것은 병의 완치가 목적이 아니고 몸을 정상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다. 그래서 만성병은 생활습관을 고치면 더 좋다.

 약효가 금방 사라진다고 불평하는 사람도 밥을 먹은 뒤 배가 고파지면 불평 한마디 없이 또 밥을 먹는다. 밥은 계속 먹으면서 약은 한 번만 먹으려는 것은 욕심 아닐까?

 약효가 아주 오래가는 약은 유전자에 변형을 일으켜 새로 생긴 세포에까지 그 영향이 계속 나타날 수 있다. 그런 약은 그 후손에까지 그런 이상이 이어지게 하는 위험한 약이다.

 몸에서 효과를 낸 뒤에 바로 사라지는 약이 안전하고 좋은 약이다.

 ◆ -십자약국 약사 정일영 약력-

 충남대학교 약학대학 졸업(1985)

 대전 십자약국 경영(1995-)

 헬스경향 "정일영 약사의 약 이야기" 연재(2013)

 네이버 지식iN 전문가 답변 코너 약학관련 답변자 활동(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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