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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뽀) 경신년 마지막날 울진 죽변항 풍경

[대구경북=아시아뉴스통신] 남효선기자 송고시간 2016-12-31 12:44

기상호조로 '울진대게' 본격 조업...1일 2만여마리 "풍성"
31일 밤새 조업을 마친 대게자망어선에서 선주의 가족들이 싱싱한 대게가 가득담긴 광주리를 위판장으로 운반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경신년 마지막날인 31일 오전 10시 경북 울진군 죽변항에 싱싱한 대게를 가득 실은 자망어선들이 '울진대게' 위판을 위해 분주하게 드나든다.

이틀 전인 29일 풍랑주의보가 해제되면서 발이 묶여 있던 '울진대게' 자망어선들이 연말연시 특수를 누리기 위해 밤새 건져 올린 대게를 가득 싣고 죽변항 수협 위판장 앞 정박장에 들어선다.

위판을 마친 자망어선이 미처 항구를 빠져나갈 틈도 없이 한 무리의 자망어선이 선수를 들이밀며 정박장으로 들어선다.

배가 항구에 정박하기 무섭게 자망어업인들이 싱싱한 울진대게가 가득 담긴 '가구(플라스틱으로 제작된 사각형의 광주리)'를 두 손으로 들고 위판장으로 종종걸음을 친다.

위판장에 대게가 쏟아지자 자망어선 선주와 선원 가족들이 잽싼 손놀림으로 대게를 크기별로 분리해 가지런하게 진열한다.
 
31일 오전 10시 기상이 호전되면서 발이 묵인 대게자망어선들이 밤새 건져 올린 대게를 풀어놓자 '울진대게'의 본 고장 울진 죽변항이 어민들과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하다./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가지런하게 진열된 '울진대게'가 흡사 도열식을 받는 병사같다.

대게가 진열되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왁자하게 몰려든다.

공개 입찰을 위해서다.

대게 위판은 죽변수협 주관 아래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죽변수협 소속 경매사가 호루라기를 길게 분다. 대게 위판을 알리는 신호이다.

번호가 새겨진 모자를 눌러 쓴 중매인들이 진열된 대게를 중심으로 둘러선다. 발 디딜 틈도 없이 빼곡하다.

한 해 마지막 날 싱싱한 울진대게가 죽변항에 쏟아지자 주변 식당과 상가들도 관광객들의 발길로 북적거린다.

특히 위판된 대개를 구입한 관광객들이 위판장 인근 상가에서 얼음과 스티로폼 박스를 구입해 포장하고 ‘대게를 찌기위해’ 장사진을 이루는 등 모처럼 활기를 띠면서 쌀쌀한 겨울바람을 녹인다.
 
경북 울진군 죽변항의 명품 브랜드인 '울진대게' 입찰 모습./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 죽변항 대게위판은 한편의 역동적 드라마

죽변수협의 공개 위판은 경매방식으로서 죽변수협으로부터 위판 허가를 득한 중매인들만 참여할 수 있으며 일명 '후다(나무로 만든 입찰용 가격 표시판)'를 이용한 '최고가 낙찰' 방식이다.

죽변항에는 약 20여명의 중매인이 활동하고 있다.

죽변항을 이용하는 모든 어선은 반드시 죽변수협이 주관하는 위판과정을 거쳐야 한다.

경매사가 '위판을 알리'는 호루라기를 재차 불자 가지런히 진열된 대게 앞에 둘러 선 중매인들이 일제히 '대게 1마리의 가격'을 기입한 '후다'를 경매사에게 제시한다.
 
31일 오전 밤새 조업을 마친 대게자망어선이 죽변항에 정박하자 선원들이 위판작업을 서두르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경매사는 후다를 내미는 순서대로 받아 제시한 금액을 확인한다.

경매사는 중매인이 제시하는 순서대로 '후다'에 적힌 가격을 재빠른 눈길로 읽어내고 기억한다.

이렇게 중매인이 제시한 가격을 일람한 후 경매사는 이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중매인에게 낙찰한다.

대게는 주로 크기와 '포획된 서식지'별로 구분해 진열해 놓은 무더기별로 경매를 붙인다.

울진대게 중 가장 최상품으로 치는 '박달대게'는 마리 별로 따로 경매를 붙인다.

경매위판이 시작되면 흥청거리던 죽변항은 일순 고요 속으로 빠져든다.

중매인들의 눈초리는 경매사의 눈길과 표정에 꽂혀있다.

죽변항을 찾은 관광객들도 위판과정을 렌즈에 담느라 분주하다.

이렇듯 '울진대게'를 비롯 죽변항의 명품인 문어, 오징어, 방어, 대구, 새우 등 갖은 수산물은 모두 죽변수협의 위판을 거쳐 판매되므로 위판과정은 '한 편의 역동적인 드라마'를 연출한다.

죽변항의 공개위판 광경이 울진 '생태문화관광'을 맛보는 묘미로 각광받는 것도 위판과정이 보여주는 역동적이면서도 짜릿한 긴장감 때문이다.
 
위판을 받기 위해 어민들이 분주한 손길로 죽변항 위판장에 대게를 진열하고 있다. 흡사 열병식을 받는 병사같다./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세계적 명품브랜드로 각광받고 있는 '울진대게'의 대나무를 닮은 미끈한 용모./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 경신년 마지막날 죽변항 2만여마리 대게 위판 "활기"

2016년 한 해 마지막날인 31일 죽변항을 통해 위판된 '울진대게'는 줄잡아 2만여마리에 이른다.

가격도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 월등하게 높게 거래됐다.

상품(上品)으로 치는 '수심 400m 전후 서식 대게(일명 바닷게)'는 1마리당 1만8000~2만원 선에 입찰됐다.

또 수심 1m20㎝ 전후에서 포획한 '갓바리'는 1마리당 1만3000원선에 거래됐다.

지난해에 비해 가격이 1.5~2배 가량 높은 입찰가이다.

임병옥 죽변수협장은 "최근 기상악화로 조업이 중단돼 어업인들이 시름에 빠졌으나 이틀 전부터 기상이 호전되면서 대게 조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며 "지난해에 비해 포획량도 많고 가격도 월등해 연말연시 특수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임 조합장은 "기상청에 따르면 본격적인 대게조업철 기간 기상 조건이 좋아질 것으로 예보해 죽변항이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죽변항의 울진대게 공개 위판은 대게조업 기간인 오는 5월 말까지 죽변수협 위판장에서 매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2시간가량 숨가쁘게 펼쳐진다.
 
2016년 한 해의 마지막 날인 31일 세계적 명품브랜드인 '울진대게'의 본 고장 울진 죽변항이 본격적인 대게철을 맞아 외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등 활기를 되찾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대게자원 보호에 팔 걷은 울진 어민들...1일 위판량 쿼터제 운영

대게의 본 고장인 울진지역 연안 대게 자망어업인들은 ▶대게 어족 자원 보존 ▶울진대게의 품질 확보 ▶울진대게 브랜드 가치 선양을 위해 지난 2014년부터 대게자망어선 1척 당 1일 위판량을 200마리로 한정하고, 선원 1인당 100마리씩을 더해 일반적으로 4명의 대게자망어선의 경우 1일 위판량을 600마리로 제한하는 "대게위판량 쿼터제"를 죽변수협과 연계해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1일 위판량 제한을 통해 어획량을 한정시켜 실질적인 대게자원 보전에 나선 셈이다.

또 울진지역 대게자망 어업인들은 대게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지난 2002년부터 대게조업 개시일을 "11월부터 조업이 허용되는 법적 기일을 1달 늦춘 12월부터 조업에 나서기"로 자율적 규정을 정해 운영해 왔다.

죽변항을 비롯 후포항 등 울진지역 어업인들의 이같은 어족자원 보호 노력은 급기야 ‘대게조업 기간(12월1일~5월31일까지) 1개월 단축’의 ‘관련 법규 개정’이라는 소중한 성과를 이끌어 냈다.
 
31일 이틀전인 29일 풍랑주의보가 해제되면서 발이 묶였던 대게자망어선들이 밤새 건져 올린 '울진대게'를 가득 싣고 죽변항으로 들어오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또 죽변항 어업인들은 자율적으로 '감시단'을 구성.운영해 불법통발어업 등 대게불법포획 차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어업인들은 또 죽변수협과 함께 "'물게(속이 차지않은 대게)' 연중 팔지도 사지도 말기" 캠페인을 연중으로 실시해 '울진대게'의 품격과 자긍심을 지키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때문에 죽변항을 비롯 후포항과 사동,덕신,오산항 등 울진지역 주요 대게 생산 어항을 찾는 관광객들과 외지 대게상인들로부터 "가장 믿음직한 대게 브랜드"라는 찬사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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