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일.(제공=스토리피) |
[아시아뉴스통신=위수정 기자] 송광일에게 연극 ‘환상동화’의 사랑광대의 역할이 인생 캐릭터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혜화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송광일과 아시아뉴스통신이 만나 연극 ‘환상동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대학로를 따뜻한 감성으로 물들이고 있는 연극 ‘환상동화’에서 사랑광대로 연기 중인 송광일은 이 작품에 함께 한 계기로 “김동연 연출님이었기 때문에”라는 짧지만 강력한 이유를 대었다. “‘환상동화’가 6년 만에 귀환했지만 저는 이번에 작품을 처음 알았어요. 김동연 연출님이 ”이날 시간 비워놔“라고 권유하셔서 알겠다고 대답했죠. ”너 무슨 공연인지 안 궁금해?“라고 되물으셨을 때 김동연 연출님은 제가 무대에서 한계 없이 연기할 수 있는 역할을 많이 권유해주셨기 때문에 바로 한다고 대답했죠”라고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연극 ‘환상동화’에서 사랑광대는 전쟁광대와 예술광대와는 다르게 순수한 감성을 가진 캐릭터로 극에서 한스와 마리에게 사랑을 불어 넣어주는 큐피드 같은 존재로서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보기만 해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요정 같은 외모를 발산하는 송광일은 사랑광대의 모습을 어린 아이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제가 형들을 좋아하는 편인데 결혼한 형들이 연습실에서 아이들 사진과 영상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나눌 때가 있는데 그때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우리의 머리로는 생각할 수 없는 게 어린아이들에게는 가능한 경우도 있잖아요. 그래서 아이들의 모습에서 사랑광대의 모습을 찾았죠. 그게 어리광일 지도 모르지만 또 마냥 어리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지금 이 관계에서 많은 걸 생각하잖아요. 제 앞에 기자님도 있고 회사 사람도 나와 있는데, 제가 어린아이라면 누구랑 있든지 간에 이 앞에 있는 아몬드 음료에만 집착할 거 같아요. 어린아이라면 지금 제 상황보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하지 않을까요? ”내가 지배인이 하고 싶어!“ ”마리랑 사랑하고 싶어“라고 말하는 게 사랑광대여서 하는 말이지 인간 송광일이었으면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느라 그런 말을 못 했을 거예요. 아이들도 마트에서 장난감이 갖고 싶은데 부모님이 안 사주면 그냥 주저앉아버리잖아요, 그런데 들여다보면 갖고 싶은 이유도 딱히 없어요. 아이들은 ‘그냥’이에요. 그런 모습을 관찰하며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라고 자신의 사랑광대는 아이같은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전했다.
송광일./아시아뉴스통신=백진욱 기자 |
사랑광대를 연기하고 있는 송광일에게 사랑은 어떤 것일까. “사랑은 살면서 가장 중요하고 빼놓을 수 없어요. 믿음, 소망, 사랑 중에 사랑이 제일이라는 말이 있듯이 연인 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가족 간의 사랑도 있고, 작품과 배역에 대한 것도 사랑이 없으면 안 돼요. 모든 것이 사랑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해요”라고 단연 사랑광대의 면모를 보였다. 이어 그는 “하지만 현실은 전쟁이기도 해요. 각자의 입장에서 다 다르게 보이겠지만, 전쟁 같은 삶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잖아요. 하지만 어떻게 보면 살려도 아등바등 노력하는 것일 거고, 다른 관점에서 보면 ‘저 사람 열심히 산다’고 볼 수 있는데...”라며 전쟁광대보다 좀 더 사랑광대의 관점을 엿볼 수 있었다.
사랑광대 송광일에게 예술광대의 면모도 볼 수 있을까싶어 예술에 대한 질문도 던졌다. “예술은 아직 잘 모르겠어요.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 책을 읽고 있는데 마치 예술이 대단하고 어떤 걸 완성시켜야만 예술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예술은 자기 생각이 들어가야 하고 자기 이야기를 하기까지 시간이 있는 건데 그 시간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해서 좌절하고 실망할 필요가 없는 거 같아요. 예술은 아직은 정말 모르겠어요. ‘어떤 걸 이뤄내고 결과물을 만들어야 예술인가’ 생각도 들어요. 이 말이 조금 오글거릴 수도 있는데 사실 모두가 각자의 삶을 완성시키기 위해 살아가는 모습이 하나의 예술 작품 같아요. 각자의 삶을 지점토처럼 빗고 있는 중이죠. 그래서 예술인만 예술 하는 거 같다는 말은 동의할 수 없어요”라며 아직은 예술을 모르겠다고 말하는 점과는 다르게 자기 소신을 한 마디 한 마디 다부지게 전했다.
(다음 내용은 인터뷰②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