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16일 목요일
뉴스홈 사회/사건/사고
포천시민, 시의회 '임시회 소집'에 '발끈' 

[경기=아시아뉴스통신] 양상현기자 송고시간 2020-04-30 15:12

절차적 정당성 질의 vs 긴급한 비상시국
포천시의회 전경 [사진=포천시의회]


[아시아뉴스통신=양상현 기자] 경기 포천시의회가 내달 1일 임시회를 개회하고 시정 질의를 갖기로 결정하자 재난기본소득은 '보편적 지급에 보편적 사용'이 당연하다며 그간 침묵을 지키던 시민들이 농협하나로마트 사용을 추가 지정한 포천시의 결정을 지지하고 나섰다. 

일부 시민은 최근 포천시의회가 포천시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재난극복을 위해 힘을 보태지는 못할망정 발목만 잡고 있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시의회는 임시회에서 집행부의 ‘한시적 포천사랑상품권 농·축협 사업장 사용처 확대’결정에 대해 집중 질의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이에 대해 시민 A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수많은 환자와 사망자를 낳고, 우리의 삶을 망가뜨린 90여 일째의 고통으로 비상시국이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사태"라고 말했다.   

이어 "가뜩이나 처음 시행하는 재난기본소득 지급인데 선출직이 집행부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생각은 안 하고, 신속하게 재난기본소득을 집행해야 할 시장을 소환해 질타만 할 생각이라면 우리 시민은 언제 이 돈을 받을 수 있겠냐"라며 "시의원이라는 선출직이 일반시민과 같이 SNS 상에서 의혹만 제기하면 시민의 혼란만 가중될 뿐"이라고 꼬집었다. 

시민 B씨는 "지역민이 희망했던 소통과 협치는 오간 데 없고 하반기 의장과 부의장, 운영위원장 선출을 놓고 ‘감투’ 싸움만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 시민들은 집행부와 시의회 간 불필요한 기싸움을 중단하고 상생협력으로 신속한 재난기본소득 지급과 사용처 지정으로 재난기본소득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 C씨는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지장을 줄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현재 포천 시정을 운영하는 박윤국 시장이 있다. 포천시가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한다고 밝힌 초기 단계부터 시의회는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었다. 농협하나로마트 사용처 지정에 대해서도 시장보다는 시의회에 더 많은 로비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시의회가 진심으로 시정을 걱정한다면, 시장에게 자신의 의견을 직접 전달하거나, 간부 또는 실무진에 전달해도 좋았을 것"이라며 "이제 와서 임시회 소집은 '뒷북'"이라고 했다.  

그는 "시의원은 감투싸움과 기싸움을 하라고 지역민이 선출한 것은 아니다. 지역민이 바라는 것은 신속한 재난기본소득 지급과 사용”이라며 “시의원들이 자리에만 연연하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 시의회 의원들은 쓸데없는 싸움들을 멈추고 지역민을 위한 신속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등에 머리를 맞대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민 D씨는 "포천시는 소흘읍과 포천동 등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소규모 지역상권이 제대로 없어 농협 하나로마트 등에서 생필품을 주로 산다"라며 "그러나 지역내 15개 하나로마트는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어 주민 불편이 불가피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용처가 부족한 사정은 시민들이 더 잘 알고 있다. 관인, 창수, 이동면 등은 연쇄점 규모의 작은 마트가 하나뿐이고, 군내, 화현면은 이마저도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박윤국 시장이 가가호호에 보내온 긴급재난소득 안내문에도 보면 '시민과 소상공인'이라고 쓰여있다"면서 "이번 지원은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시민'이 주인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 E씨는 "'원칙 행정'과 '원리 원칙'을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익숙한 고통이라고 해서 덜 아픈 것은 아니다. 지금의 위기가 그냥 위기로 끝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사회의 기존 질서와 생활 모습을 상당 부분 바꾸어 놓을 것이다. 비상시국에 평상시의 '원칙 행정'을 따지는 것보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이번 사태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포천사랑 마케터로 활동하며 지역상품권 가맹점을 모집해 온 안명숙씨는 "가맹점 모집 초기에는 상품권에 대해서 잘 모르다 보니 거부하는 곳이 더 많았다"라며 "포천사랑상품권을 온누리상품권과 비교하면서 환금성이 늦다는 등 부정적인 부분만 얘기하니까 가맹점 모집이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금을 맞은 적도 있다"라고 했다. 

하지만 "경기도와 포천시가 40만원으로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중에선 가장 많은 금액을 주기로 하자, 최근 가맹점으로 가입하겠다는 소상공인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라고 했다. 최근 한달 사이에만 400여 점포가 가맹했다는 설명이다. 

안씨는 "지역상품권의 본래 취지는 지역경제 활성화인데, 소상공인들이 정부와 지자체에서 단기 부양책으로 일시적으로 지원해 주는 600억원의 재난기본소득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최근에는 소상공인 위해서 한다고 해놓고는 하나로마트만 열어 준다"라는 가짜뉴스까지 돌고 있다고 했다. 또 지역화폐 이용제한을 해제하고 있는 일부 시군의 경우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포천시가 '하나로마트만' 열어주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안씨는 "인근 동두천시에서는 얼어붙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동두천사랑 5% UP, 착한 소비'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지역상가 또한 지역화폐 사용자에 한해 10% 할인이나, 추가 서비스 제공 등 손님을 끌어모으기 위한 자조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시에서도 SNS 상에서 '착한 소비'운동을 펼치자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재난기본소득으로 지급받은 50만원을 지역상가에서 사용하고, 또 최근에는 자주 이용하는 음식점이나 커피전문점 등에서 선결제를 하고, 이를 SNS에 게시하겠다"는 움직임을 소개헀다. 그러면서 "이런 운동은 포천시나 지자체장이 강요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라며 "이런 시민운동이 확산되고 성공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안씨는 "재난기본소득의 보편적 지급에 사용처를 제한하지 않는 보편적 사용"이 마땅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연제창 시의원은 "긴급한 비상시국일수록 자의적인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라며 "이럴 때일수록 '원리원칙'을 따져야 하고, 절차상의 정당성과 투명성을 따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농협하나로마트 사용처 지정은 과연 누구의 '잣대'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긴급상황일수록 집행부와 시의회가 머리를 맞대고 협의해야 하는데, 지금 집행부는 시의회에 '명령'을 하며 '따르라'라고 윽박지르기만 한다"라고 했다. "이렇게 집행부가 시의회를 무시하고 있는데, 이런 사정을 시민들은 잘 모르고 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경기도는 상징적인 소상공인 정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지역화폐의 안착을 위해 이용제한 매출구간을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봤다.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에 따른 숙박 및 음식점업 등 대다수 골목상권의 소기업 기준에 해당하는 평균 매출액이 10억원 이하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 떠도는 하반기 의장을 둘러싼 '감투싸움'은 말이 안 된다"라며 시의장 선거는 시의원들끼리 교황식 선출방식에 따라 선출하는 것이지, 시민들이 뽑는 인기투표는 아니라고 일축했다. 

또 다른 의원은 "정치는 말로 하는 것이고 때로는 격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원이 SNS상에서 반대시민의 댓글을 지우면서까지 해야 하는지 최소한 품격을 갖춰야 한다. 또 모두가 자제하고 배려하는 재난상황이란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특혜' 운운하는 의혹과 수상쩍은 말일수록 치명적인 바이러스처럼 순식간에 퍼져나가, 행정에 대한 시민의 불신을 초래하고 정서마저 황폐화시킨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대시민과 시의회가 '농협 하나로마트'를 거론하면 할수록, 얼어붙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돕기는커녕 되레 '쏠림 현상'만 더할 것"이라며 "농협하나로마트는 지역화폐가 사용가능한 수많은 사용처 중 하나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포천시의회의 절차적 정당성과 투명성 요구, 포천시와 포천시민의 '긴급성'이 이번 임시회를 통해 어떻게 조화롭게 도출될지, 시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unitachii@naver.com

[ 저작권자 © 아시아뉴스통신.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제보전화 : 1644-3331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의견쓰기

댓글 작성을 위해 회원가입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 시 주민번호를 요구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