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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강동원 주연 영화 '설계자', 제작비 200억 들였지만 수준은 '차박' 정도

[부산=아시아뉴스통신] 서인수기자 송고시간 2024-06-03 18:31



 
영화 설계자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아시아뉴스통신=서인수 기자] 자 지금 영화 설계자가 화제입니다. 더 문, 보호자, 치악산, 차박 같은 망작 풍년이었던 작년에 비해 올해는 눈에 띄는 망작이 없었는데요. 다소 늦었지만 2024년 망작의 포문을 설계자가 열었다는 생각입니다.

본격적인 리뷰를 하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이야기 한마디만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솔직히 이 영화가 굉장히 좋은 것처럼 추천하는 고몽, 김시선, 기묘한케이지, 지무비는 양심에 손을 얹고 제대로 된 리뷰를 하길 바랍니다. 광고하는 것도 정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설계자를 이렇게 광고한다면 차박이나 치악산도 돈만 받으면 이 영화 미쳤다! 할 겁니까?

재미있고 재미없고는 개인의 취향차가 있을 수 있지만 잘 만든 영화와 못 만든 영화는 객관적으로 구분이 된다는 것을 고몽, 김시선, 기묘한케이지, 지무비같은 대형채널에서 모를리가 없을텐데 상당히 아쉽습니다.

각설하고, 오늘 영상에서는 설계자에 대한 간단한 감상평을 남겨보겠습니다. 피해를 막기 위한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된다는 점 유의바랍니다.
 
영화 설계자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설계자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강동원을 중심으로 한 팀은 보안업체로 위장한 뒤 청부살인을 의뢰받아 사고사로 조작하는 일을 하는데, 검찰총장 후보자의 딸로부터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해달라는 의뢰를 받은 뒤 일이 꼬여 팀원들이 하나씩 목숨을 잃게 되고, 이 배경에 자신들보다 더 큰 조직인 '청소부'가 있다고 믿고 청소부를 쫓는 내용이 영화의 큰 줄기입니다.

일단 이 영화는 도대체가 뭘 말하고 싶은지, 뭘 보여주고 싶은지가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이런 류의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크게 보면 세가지일 것입니다. 하나는 아귀가 치밀하게 착착 들어맞는데서 오는 쾌감, 또 하나는 이미 주인공에 몰입된 상황에서 주변상황이 주는 압박감에 의한 스릴. 마지막으로, 상황을 뒤엎어버리는 반전에서 오는 충격입니다.

설계자는 이 세가지 중 단 하나도 충족시키지 못합니다. 뭔가 작정하고 치밀하게 설계된, 조작된 사고를 보여주는 오프닝 시쿼스도 너무 힘이 들어가다보니 굉장히 촌스럽고 유치하게 느껴집니다. 
 
영화 설계자 포스터.(사진=네이버 영화)

그나마 오프닝 시퀀스 장면은 뭔가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면이 보였지만, 나머지 장면들은 다분히 우연에 기댄 것 마냥 진행됩니다. 예를 들어서 휠체어를 타고 있는 검찰총장 후보자를 살해할 때 카메라 플래시를 강하게 터뜨려 휠체어를 밀고 있는 딸의 눈을 부시게 해 휠체어를 놓치게 한다는 설정은 지금 내가 이해한 게 맞나 싶고, 강동원의 동료 탕준상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장면도 이걸 계획을 했다기엔 아리송한 면이 많았습니다. 

서울시내 한복판에 지나가는 차가 하나도 없는 것도 이상하지만, 분명히 강동원을 겨냥한 사고였는데 탕준상이 죽었다면 계획한 입장에선 실패였을텐데 왜 다음 액션이 없었는지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뭔가 비밀스럽게 행동해야 할 모든 인물들이 다 드러내놓고 행동합니다.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강동원의 시야 내에서 움직이는 것도 웃긴데 심지어 강동원조차 살인을 저지르면서 너무 대놓고 다니는 것도 이상합니다. 이런 몹쓸 진행의 절정은 이 영상물의 종반부, 강동원이 보험사 직원을 살해하는 장면일텐데요.
 
영화 설계자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마지막에 김신록이 이야기한 것을 빌려 오자면 "마침 햇빛이 정확한 각도의 유리창에 반사되어 마침 그 주변을 햇빛가리개가 없는 차를 운전하던 운전자의 시야를 정확히 가리고 마침 브레이크를 밟지 못한 차가 미끄러진 위치가 보험사 직원이 서 있는 곳이었다"는 말도 안되는 우연이 연속적으로 일어나야만 가능한 계획살인인 것입니다.

이 영상물이 그나마 범작 수준에서 정리가 되려면 여기에서 멈췄어야 했습니다. 각색 단계에서 세가지 선택지가 있었을 수 있습니다. 하나는 모든 사고는 실제로 우연이었고, 청소부는 강동원의 망상으로 정리가 되는 겁니다. 또다른 하나는 일련의 모든 사건의 흑막이 강동원이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 하나는 즉 강동원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청소부'가 납득할 만한 힘을 가진 배후세력으로 등장해 강동원과 치열한 두뇌다툼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영상물은 전혀 다른 선택을 하는데, 청부살인을 사고사로 조작하는 자신들보다 더 큰 세력인 청소부가 실제했고, 실체는 '경찰'이라는 결론을 내놓습니다.

나름 충격적인 반전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려면 관객들이 앞의 상황들을 반추해서 무릎을 칠만한, 그럴듯한 상황이 나왔어야 하는데 이 영상물에서 경찰이 하는 행동이라고는 사고조사반 경위로 나온 김신록이 실실 웃는 장면들 밖에 없었습니다.

배우들의 대사나 행동도 무척 이상합니다. 이 영상물의 오프닝 시퀀스 직후, 어느 대기업 후계자를 둘러싼 교통사고가 뉴스를 통해 나오는데 강동원의 팀원인 이현욱이 저거 청소부가 벌인 위장 사고 아니냐고 말하고, 팀의 막내 탕준상이 청소부가 뭐냐고 묻습니다. 팀의 베태랑 이미숙은 청소부에 대해 자신들이 위장 사고를 만들어내는 자영업자라면 청소부는 대기업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해줍니다. 그러고 강동원이 등장하는데, 강동원은 대뜸 이미숙에게 "아직도 청소부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냐"고 묻습니다. (???)

또, 검찰총장 후보자 청부살인 의뢰가 들어왔을 때, 이미숙이 마치 참여하지 않을 것처럼 하다가 강동원이 재키(이미숙의 극중 배역)같은 베태랑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자, 단 1초도 안돼서 사랑한다는 말보다 필요하다는 말을 더 좋아한다며 참여한다고 하는 것도 웃깁니다. 뒤에 이미숙이 치매를 앓고 있다는 설정이 나오긴 하지만,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는 이해하면 너무 웃긴 장면입니다.

말도 안되는 장면들이 심각하게 많이 나오지만, 제일 짜증나는 건 이 영상물 상영 내내 '청소부 짓이지?' '청소부 맞지?' 이 대사가 반복해서 나오는게 참 거시기 합니다.

오프닝 시퀀스가 지나고 본격적인 영상물의 본론이 진행되면서 이 대사가 반복되는데, 듣다듣다 짜증이 나서 시간을 봤더니 영상이 시작되고 30분 정도 지났을 무렵이었습니다.

즉, 초반 약 20여 분 동안은 짜증날 정도로 '청소부 짓이지?' '청소부 맞지?'가 반복된다는 겁니다. 그러고 이 청소부 드립은 영상이 끝날 때까지 이어집니다.

이현욱은 왜 굳이 여장남자 컨셉을 했어야 하는지, 이동휘가 연기한 사이버렉카 하우저는 왜 사건의 내막을 알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이 영상물이 이해되지 않는 건 그렇다치고, 이미숙이나 강동원같은 배테랑 배우들이 이 영상물의 시나리오를 보고 출연을 결정했다는게 신기했습니다. 또 궁금했던 건 이미숙이나 강동원은 이 영상물의 완성본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진심으로 팬들에게 영화를 재밌게 봐달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이런 부분이 궁금했습니다. 

이 영상물은 강동원 영화 인생의 가장 큰 오점이어야 합니다. 골든슬럼버와 인랑같은 망작에 출연했어도 여전히 톱클래스의 커리어를 이어오고 있지만 설계자보다 못한 영상물에 또다시 출연한다면 강동원도 나락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영상물의 수준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차박'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차박 감독한테도 200억 줬으면 이정도 때깔은 만들어냈을 것 같습니다. 장르가 공포에서 스릴러로 바뀌고, 데니안이 강동원으로 바뀌고 나오는 조연과 단역들의 이름값이 높아졌을 뿐 만듦새는 제작비만큼 따라가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설계자라는 영상물에 제가 드리는 평점은 10점 만점에 3점입니다. 차박에 비해 그래도 뭔가 하려는 의도는 있었기에 2점을 줬고, 정은채의 미모에 1점을 더 얹어줬습니다.

간단하게 감상평만 남긴다는게 오늘도 길어졌습니다. 맨날 뭐 미쳤다! 오졌다! 하는 광고에 현혹되지 마시고, 여러분의 돈과 시간 꼭 아껴서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유튜브 문화골목]

iss3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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