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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神이 된 김대중-노무현-문재인, 그리고 그들의 ‘빠’를 까는 넷플릭스 ‘돌풍’ 리뷰

[부산=아시아뉴스통신] 서인수기자 송고시간 2024-07-08 18:11



 
(사진제공=넷플릭스)

[아시아뉴스통신=서인수 기자] 자, 지금 넷플릭스 시리즈 '돌풍'이 화제입니다.

최근들어 연기 스타일이 너무 고착화되고 있는 설경구가 주연이라 볼까말까 망설였지만, 막상 시청을 시작하고서는, 12회 완결까지 한달음에 달려갈 수 있었습니다.

설경구나 김희애 같은 주연배우의 연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 작품이 다루고 있는 내용과 말하고자 하는 바가 심각하게 충격적이었습니다.

마치 신격화 되어 있고, 성역이 돼 비판은 커녕 언급조차 할 수 없었던 대상을 신랄하게 까버린데 대한 시원함도 느껴진 반면, 드라마의 전반적인 연출을 통해서 우리 정치판의 공허함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드라마 역사상 최고의 문제작과 명작의 그 어디쯤에 있을, 넷플릭스 시리즈 '돌풍' 리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돌풍 스틸컷.(사진=넷플릭스)

돌풍의 큰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특수부 검사출신의 박동호 국무총리가, 인권변호사 출신 대통령 장일준의 비리를 파헤치려다 정치보복으로 구속될 위기에 처하자, 대통령에 대한 독살을 시도했고 실패하게 됩니다. 혼수상태에 빠진 대통령을 대신해 박동호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자리에 오르는데요. 이는 권한대행만 돼도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헌법 제71조와 84조를 노린 행동이었습니다. 

박동호는 최연숙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자신이 대통령을 독살했음을 고백하고 세상을 뒤엎을 한달만 시간을 달라고 부탁합니다. 사실 인권변호사 출신 대통령 장일준은 아들 장현수의 비리를 덮으려 대진그룹 강영익 회장의 도움을 받았었는데요. 운동권 출신 정수진 부총리 또한 남편 한민호가 강상운 대진그룹 부회장에게 여러차례 뇌물을 받은 것으로 엮여 있었습니다.

정수진은 박동호가 장일준을 죽이려했다는 것을 알고 있고, 박동호는 정수진이 죽였다는 것을 서로 알고 있는 상황에서, 정수진은 고인이 된 장일준을 신격화 해 자신의 정치적 자산으로 삼습니다.

이어진 대통령 보궐선거에서 박동호는 우여곡절 끝에 대통령이 되고, 역으로 정적인 정수진을 국무총리에 임명합니다. 정수진은 박동호가 대통령 살해범으로 누명 씌워 감옥으로 보낸 강상운 대진그룹 부회장을 움직여 "장일준이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은 박동호"라고 폭로하게 만듭니다. 

정수진은 박동호를 탄핵으로 몰아붙이지만, 강영익 회장과의 거래로 대통령에 복귀하게 되고, 돌연 기자회견을 열어 "내가 장일준을 죽였다"고 자백합니다. 

내란죄로 체포 될 상황과 더불어 정수진이 움직인 노조의 청와대 진격까지 진퇴양난을 겪게 된 박동호는 결국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게 됩니다.

여기까지가 넷플릭스 시리즈 돌풍의 큰 줄거리입니다.

돌풍의 가장 큰 강점은 소재와 메시지, 그리고 캐릭터입니다.

이제껏 많은 시대극이 있었지만, 2010년대 이후의 정치권을 조명하는 영화나 드라마는 극히 드물었는데, 돌풍은 그것도, 신격화 돼 그 이름조차 언급하기만해도 벌레 취급 당하는 특정 대통령과 그를 정치적 자산으로 삼고 있는 특정 정치세력을 신랄하게 비판한다는 점에서 시원한 마저 느끼게 했습니다.

특히 "전직 대통령을 성역화 하는 건, 살아 남은 자들의 유산 싸움 아닙니까. 그 유산 여러분들이 사이 좋게 나눠가지세요. 저는 장일준이 남긴 부채를 감당해 보겠습니다"라는 대사는 그 특정 정치세력의 뼈를 때리는, 명대사라고 생각합니다.

인권변호사 출신이지만 가족의 비위를 덮어야만 하는 비리 대통령 그의 뒤를 잇는 특수부검사 출신 대통령. 전대협 학생운동가 출신이지만 대기업과 유착된 비리 정치인. 조합비를 빼돌려 자녀의 유학비에 쓴 노조 간부. 조작된 태블릿 PC로 수사를 벌이는 정치검찰과 수동적인 언론. 태극기부대의 애국심과 반공주의를 이용해 대권을 노리는 공안검사 출신 정치인 등 캐릭터 하나하나가 현실정치에 실재하거나 있을 법한 인물로 그려낸 점도 소름이 끼치는 부분이었습니다.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이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는, '당선되면 정치권 싹 갈아 엎겠다'는 이야기를, 박동호라는 인물이 자신의 목숨을 내던지며까지 실행하는데 대해 시원함도 느껴졌습니다.
 
돌풍 스틸컷.(사진=넷플릭스)

자세히 보면 박동호라는 인물이 정확히 어떤 정치개혁을 이루고자 하는지가 명확하지는 않는데요.

"나는 정치를 국민을 위해 하지 않는다. 나 자신을 위해 하는 것"이라는 대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돌풍 제작진은 어찌보면 정치의 공허함을 이야기 하고싶었던 듯도 합니다.

농구나 핸드볼의 공수교대가 이뤄지듯 빠른 연출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이야기에 힘을 실어줬다 생각합니다.

다만, 지나치게 빠르게 이야기가 진행되다보니 잠깐을 놓치면 주인공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운데다 전반적으로 개연성이 심각하게 느슨한 부분은 아쉽습니다.

저는 정치의 공허함을 그리기 위해 일부러 한 연출이라고 봤지만, 박동호가 자신이 목숨을 던지면서까지 이루려고 한 것이 무엇인지가 명확하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실제로 재벌과 정치계의 유착, 전직 대통령의 비리, 운동권세력의 변질 및 비위 등 폭로 된 것은 많지만 꼭 목숨을 던져야만 했느냐는 물음에는 답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대통령이 비리를 저질렀다고 총리가 독살을 시도한다는 것부터 말이 안되긴 하지만, 대통령의 비서실장이란 사람이 자신의 주군을 해친 범인에게 말 한마디에 설득 당해 그를 믿고 따른다는 부분에서는 정신이 아득해지기도 합니다.

이런 주인공들의 무개연성 행동 또한, 목적이 정당하면 수단은 어찌되도 좋다(메시지만 좋으면 연출은 어찌되도 좋다)고 생각하는 특정 정치세력과 그 지지세력을 비판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의도하든 하지 않았든).

그래서 돌풍은 문제작입니다. 

논란이 되고 토론이 이뤄져야 할 작품이지만, 생각보다 조용한 것은 의외입니다.

영화관에서 상영됐다면 흥행여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평점테러를 받았을 것 같습니다.

꼭 현실 정치와 비교해서 보지 않더라도, 드라마로서의 재미는 분명 있는 작품입니다.

강력계 형사(공공의적)와 검사(공공의적2)를 거쳐 대통령(돌풍)이 된 설경구와 악역을 맡은 김희애의 연기는 훌륭했습니다.

다만 전 영부인 역할의 오민애와 박동호 수행비서 서정연 역의 임세미는 시리즈 내내 답답한 연기를 보입니다.

강직한 검사인 서울중앙지검장 이장석과 정치검사 정필규, 대진그룹 부회장 강상운 등 몇몇 인물은 지나치게 평면적인 스테레오 타입이라는 부분이 아쉽습니다.

극단적인 소재, 극단적인 캐릭터, 극단적인 메시지, 극단적인 연출까지 모든 것들이 극단적이어서 충격적인 드라마 돌풍은 그 평가까지도 극단적일 것 같단 생각입니다.

드라마 돌풍에 대해 제가 드리는 평점은 10점 만점에 8점입니다. 

비어있는 연출마저 의도한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들만큼 예술적이었습니다.

드라마 비밀의 숲이나 60일 지정생존자, 보좌관같은 정치 스릴러를 재밌게 보셨다면 돌풍도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오늘 영상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iss3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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