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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JTBC '아파트' 캡처) |
[아시아뉴스통신=이상진 기자] 배우 박병은이 서늘한 광기부터 폭발적인 분노까지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연기력으로 JTBC 토일드라마 ‘아파트’(극본 김윤영, 연출 조용원, 제작 SLL, 레드나인픽쳐스(주))에 쫀득한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사이코패스 악역 이충원으로 분한 박병은은 절제와 폭발을 오가는 노련한 완급 조절로 매 순간 예측할 수 없는 캐릭터의 면면을 구축하며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박병은은 지난 9일 방송된 ‘아파트’에서 극 중 박해강(지성 분)이 아버지처럼 따르던 박용만(정진영 분)의 숨통을 끊은 뒤 태연하게 일상을 이어가는 이충원의 모습을 소화하며 섬뜩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특히 자신이 죽인 박용만의 장례식장을 직접 찾아가 웃음을 참지 못하는 모습은 이충원의 비정한 면모를 집약적으로 보여준 장면으로, 박병은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애써 감정을 누르는 듯하다가 고개를 숙인 채 입꼬리를 살짝 올리는 표정 변화로 보는 이들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또한, “어쩌다 보니 제가 고인의 임종을 지켰습니다. 형님 돌아가시는 순간에 신경 좀 쓰시지”라고 말하며 박해강을 자극하는 장면에서는 또 다른 결의 연기가 이어졌다. 박병은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을 건네면서도 상대를 조롱하는 듯한 미세한 말투와 표정으로 이충원의 뻔뻔함을 극대화했다. 살인을 저지르고도 죄책감은커녕 승리를 만끽하는 인물의 비틀린 심리를 연기하며 섬뜩함을 배가시켰다.
박병은은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 순간에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산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위기의 순간에도 평온한 표정을 유지하는가 하면, 순식간에 눈빛을 바꾸며 상대를 압박하는 등 극단적인 온도 차를 능숙하게 오갔다. 겉으로는 태연한 듯 보이지만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인물의 불안정한 내면을 섬세한 표정과 호흡으로 쌓아 올리며 이충원이라는 인물에 독특한 긴장감을 입혔다.
박용만이 이충원으로부터 과거 이야기를 들은 후 “참 가엽네, 너”라고 말한 뒤 감정을 폭발시키는 장면은 박병은의 연기 내공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그는 순식간에 돌변한 눈빛으로 “뭐라고 하셨습니까? 죽어가는 마당에 말이 너무 기시네. 가엽다니”라며 걷잡을 수 없이 폭발하는 공격성을 드러냈다. 차분한 표정에서 날카롭게 튀어나오는 적의의 감정을 찰나의 표정 변화로 묘사하며 이충원의 광기를 선명하게 각인시켰다.
감정의 폭이 넓은 대사들을 소화하는 방식에서도 박병은의 강점이 돋보였다. “되게 싫어지네”, “내가 한번 등 돌리면, 그땐 진짜 수습 안 될 텐데”라는 말을 건넬 때마다 기분의 변화에 따라 말투와 온도를 달리하며 이충원의 종잡을 수 없는 성정을 실감 나게 전달했다. 평범한 대사조차 위협적으로 들리게 만드는 낮고 느긋한 말투, 상대를 꿰뚫는 듯한 눈빛으로 캐릭터의 긴장도를 높였다.
무엇보다 박병은은 트루밸류를 자신의 왕국이라 여기는 이충원의 지배욕을 섬세하게 포착했다. 태산건설 부실공사 논란이 불거졌을 때 주체할 수 없는 분노를 쏟아내다가도 어느 순간 거짓말처럼 숨을 고르고 차분해지는 장면에서는 그의 치밀한 연기 설계가 돋보였다. 서슬 퍼런 눈빛으로 상대를 압도하다가도 감정을 순식간에 거두는 절제력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이충원의 위험성을 더욱 극대화했다.
이처럼 박병은은 단순히 악한 인물을 연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순간순간 달라지는 눈빛과 표정, 말투, 호흡의 변주를 통해 이충원의 내면을 촘촘하게 쌓아 올리고 있다. 광기와 냉정함, 분노와 여유를 자유롭게 오가는 박병은의 연기가 ‘아파트’의 긴장감을 견인하며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한편 ‘아파트’는 마지막회까지 단 2회만 남겨 놓은 상황에서 이충원을 무너뜨리기 위해 달려드는 박해강과의 구도가 절정을 향하고 있다. 박용만의 죽음으로 박해강의 분노 역시 최고치를 찍은 가운데, 이 무서운 싸움에서 누가 승기를 잡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아파트’는 아파트 속 숨겨진 돈을 접수하기 위해 입대의회장 선거에 출마한 오아시스파 전직 보스 박해강이 주민들과 함께 비리를 타파해 가는 이야기를 담은 생활 밀착 휴먼 드라마로 매주 토요일 밤 10시 40분, 일요일 밤 10시 3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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