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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익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회의실에서 진행된 익산시청 상하수도사업단 하반기 결산업무 보고 장면./아시아뉴스통신=김경선 기자 |
전북 익산시청의 금강 물 급수 사태와 관련, 강하게 책임을 묻겠다던 익산시의회는 무능했고, 관련 공무원들은 뻔뻔한 자세를 유지했다.
익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황호열)는 11일 오전 익산시청 상수도과로부터 하반기 결산업무보고를 청취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공방을 그대로 재현했을 뿐, 시민의 입장에서 속 시원하게 밝혀진 것은 없었다.
의원들은 이미 법원으로부터 당선 무효를 선고받고 시장 직을 잃은 박경철 씨를 성토하는 데만 입김을 내뿜었고, 상하수도사업단장과 상수도과장은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대책 없이 책임지겠다고만 했다.
이날 업무보고는 당초 조규대 의장이 금강 물 공급 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 특별위원회를 꾸려 조사하기로 한 것을 철회하고, 산업건설위원회 수준에서 깊이 있게 책임을 추궁하자는 자리였기 때문에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지금까지의 상황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우선, 최양옥 상하수도사업단장이나 정원섭 상수도과장은 식수 원수로 쓰기에는 부적합한 금강 물을 익산시민에게 제공한 것에 대해 도의적·법적 책임을 사실상 회피했다.
이들은 “비상시에 금강 물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 포함된 ‘가뭄에 따른 안정적 수돗물 계획’이라는 서류에 박 전 시장이 서명한 것은 맞다. 하지만 금강 물을 취수하고 급수한 사실 자체는 시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가뭄으로 식수 공급이 위급한 상황에서 우리가 현장 회의를 거쳐 급수했다”며 시장은 급수 사실을 모르고 있었고, 급수 책임은 자신들에게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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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물 급수계획이 포함된 익산시청 상하수도사업단의 결재서류. 실무자에서부터 시장까지의 서명이 확인된다./아시아뉴스통신=김경선 기자. |
그러면서도 이들은 시민들에게 식수로 부적합한 원수를 끌어다 먹인 책임에 대해서는 두루뭉술하게 답변했다.
최 단장과 정 과장은 실수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수차례 말한 뒤 “책임 질 일이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익산시청 감사관은 금강 물 사건이 불거지자 사실을 확인한 뒤 징계 요구 등 사후조치 없이 사건을 사실상 덮었으며, 전라북도와 행정자치부, 감사원 감사 또한 없는 실정이어서 언제 어떤 방식으로 책임진다는 것인지 모호한 상태다. 따라서 상급기관이 문제점을 적발해 징계를 요구할 때만 그 선에서 책임 지겠다는 것으로 들린다.
일각에서는 부적절한 식수를 시민들에게 공급한 최 단장과 정 과장이 사퇴해야 하며, 한웅재 부시장도 권한대행직을 사퇴하는 것이 시민에 대한 도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두 사람이 공언해왔듯이 시장에게 보고하지 않고 식수를 공급한 실무책임자들이기 때문이다.
최 단장과 정 과장은 또, 자세한 보고를 요구하는 의원들에게 서류로 보고하겠다고 답변하는 등 임기응변에 바빴다.
문제는 공무원들의 뻔뻔함만이 아니었다.
강한 책임 추궁과 진상규명을 약속한 익산시의회 의원들의 질문도 핵심을 빗나갔다.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의원 태반이 시장 직을 잃은 박경철씨 비난에 열중했다.
‘박 전 시장이 사전에 금강 물 급수계획이 포함된 서류에 서명하고도 급수사실을 몰랐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박 전 시장이 부하 직원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게 문제’였다 등이 대다수 의원들의 질문 취지였다.
박 전 시장을 질책하는 정도로만 보면, 의회가 진실규명을 위해 상급기관에 감사를 요청하거나 박 전 시장을 사정기관에 고발하는 등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그런 제스처도 없이 공무원들 앞에서 박 전 시장만 나무랐다.
다만 김정수 의원이 공직자들의 영혼 없는 태도를 질책한 정도였다.
김 의원은 “(공무원들 말대로라면) 지금쯤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 급수가 어려워야 하는데 (의원들이 현장조사를 나간 21일 전보다)지금 저수량이 더 늘었다”고 꼬집은 뒤 "급수 방식을 광역상수도로 바꾸고 싶었다면 시민 공감대을 먼저 형성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박 전 시장이 신흥정수장을 공원으로 만들기로 하면서 이 사단이 났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김 의원은 또 “공무원들이 아닌 것은 아니라고 얘기하고, 공청회를 통해 어떤 급수 방법이 옳은가를 따져봐야 했다”면서 “언론사에 자료를 공개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