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예술재단 '문화예술기획 아카데미' 문화예술기획자 양성사업의 일환.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
코헤이 나와의 작품 '사슴가족'은 '섬, 공공미술'을 연상하기에 적당하다.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
탑동 혹은 삼도동, 그곳은 원도심의 다른 이름들이다. 예전 숱하게 싸돌아다니며 쌓던 오랜 기억이 그곳의 건물, 골목에 남아 있다. ‘공간의 사연과 기억들을 남기고 보존’한다는 것. ‘마을의 기억’과 ‘개인의 기억’을 컨템포러리 아트로 변환해 나가는 게 아라리오뮤지엄 제주의 본질이다.
아카데미와 뮤지엄의 본질은 ‘기록’에서 만난다. 기록적 측면에서 제주의 마을, 골목을 바라보면 ‘소수자(minorrity)'에 관한 문제들과 만난다. 사실 시대에 따라 소수자와 주인공은 뒤바뀌기도 한다. 격변하는 제주 공간을 감안하면 제주도민이 소수자로 남을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하다. 어느 순간 남성도 여성 앞에 소수자로 존재할 수 있듯이. ‘소수자(minorrity)'의 역사는 제법 세련된 ‘기록과 기억’으로 남겨지고 그것이 예술이다. 그런 면에서 우고 론디노네의 작품 ‘일출, 동쪽, 6월’에서 ‘사람의 기억, 마을의 기억’을 만나는 건 세련된 기획을 만나는 일이고 즐거운 일이다.
우고 론디노네의 작품은 자연과 교감적 측면에서 제주와 닮았다.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
아라리오뮤지엄 제주가 ‘새로움’이란 측면에서 제주도 젊은 작가들을 주목해 주면 좋겠다. 제주에 이주해 새롭고 깊은 제주의 속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이주 작가’들을 주목해 준다면 좋겠다. 사실 유럽에서도 아시아의 ‘유니끄’에 욕망을 지니고 있다. 홍콩바젤이 그 경우이다. 시대가 올드함보다 타인의 유니끄(unique)를 탐내고 있는 것이다. 마을의 유니끄와 미술관의 선 순환적 구조를 견인해 줄 후원자가 필요하다.
‘문화예술기획 아카데미’ 출신들이 아라리오뮤지엄 제주와 손잡고 비전문가인 주민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높은 예술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기획력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