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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김승환 전라북도교육감 취임사

[전북=아시아뉴스통신] 서도연기자 송고시간 2018-07-03 17:57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전북도교육청)

[제18대 전라북도교육감 취임사]

“새롭게 빛나라, 전북교육”

존경하는 전북도민과 교육공동체 구성원 여러분! 사랑하는 학생 여러분!
그리고 한 여름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귀한 발걸음을 해 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

저는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2010년과 2014년에 이어 세 번째로 도민들의 따뜻한 지지를 받아 오늘 제18대 전북교육감으로 취임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6·13 지방선거 교육감 선거에서 제가 당선된 것은 저 한 사람만의 당선이 아니라 함께해 주셨던 수많은 분들께서 일궈낸 값진 성과였습니다.

도 선거대책본부를 비롯해서 14개 시·군에 선거사무소가 차려졌고, 고문단, 본부장단, 실무팀 그리고 선거운동원들 모두 교육감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전력투구 하였습니다.

도 선거대책본부에서는 매일 아침 7시 30분이 되면 어김없이 본부장단 회의가 열려 선거상황을 점검했습니다. 선거운동원들은 유권자가 보이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간절한 마음으로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도내 곳곳에서 홀로 또는 둘, 셋, 짝을 이루어 김승환을 응원해주신 분들이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습니다. 이름 하여 개미군단입니다. 전북교육감 3선으로 가는 길에 이토록 수많은 열정들이 결집한 것입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이상향을 우리는 하나의 현실로 만들어 냈습니다. 우리에게 이번 교육감 선거는 영원히 잊지 못할 축제였고, 민주주의 퍼레이드였습니다.

이 많은 분들의 가슴에 간절하게 담겨 있는 소망은 ‘전북교육 바로 세우기’이자 ‘우리 아이들 살리기’였습니다.

이 모든 분들께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깊은 존경의 마음을 담아 감사드립니다.

저는 앞으로 저에게 주어진 4년 동안 이런 일을 하겠습니다.

유아교육부터 고등학교교육까지 공교육의 기틀을 바로 세우는 전북교육을 만들겠습니다. 아이들에게 배움은 그 자체가 즐거움이어야 합니다. 선생님들에게 가르침은 삶을 가득 채우는 보람이어야 합니다. 배움의 즐거움과 가르침의 보람이 교실마다 피어나도록 최대한 지원하겠습니다.

교육자치와 교육정의가 실현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방교육자치의 시대가 열렸다고 말해 왔지만, 교육의 중앙집권은 난공불락의 성처럼 서 있습니다. 아이들의 배움과 성장에 기여해야 하는 교육이 교육관료들의 출세의 수단으로 전락한 역사가 지금 이 순간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북교육청이 앞장서서 명실상부한 교육자치의 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 교육을 교육관료들의 손에서 교사의 손으로 넘기는 작업을 치밀하게 수행하겠습니다. 

교육정의는 어떤 것에도 양보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입니다. 교육의 영역에 부정부패와 반칙, 그리고 특권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겠습니다. 교육정의 없이는 교육 공직자들의 자존감도 없습니다. 우리 전북의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이 천신만고 끝에 닦아 놓은 청렴의 탑이 허물어지지 않도록 끝까지 지켜내겠습니다.

노동과 노동자를 존중하는 전북교육의 위상을 세우겠습니다. 전교조 상근자로 근무하다가 직권면직을 당한 조합원들이 원직에 복직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지난 박근혜 정부는 전교조를 보호의 대상인 교원노조로 본 것이 아니라, 사라져야 할 정권의 적으로 간주하면서, 전교조에 대해 전대미문의 법외노조 처분을 내리고, 전교조 상근 조합원들의 교사 신분을 박탈했습니다.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은 박근혜 정권 교육적폐 1호입니다. 현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권의 교육적폐를 끌어안고 있어야 할 이유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습니다.

전교조는 헌법이 인정하고 보호하는 교원노조입니다.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의 취소를 위해서 모든 합법적 수단을 강구하겠습니다.

배움과 삶이 유기적 일체를 이루어 아이들의 성장과 배움을 돕는 참교육 실현에 집중하겠습니다. 교육은 아이들의 삶과 성장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아이들을 성적으로 줄 세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난 2006년 현대사에서 대표적인 미래학자로 존경받았던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는 “한국의 학생들은 하루 15시간 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 않을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며 한국의 교육을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앨빈 토플러의 이 말은 우리 교육이 아이들의 성장과 미래의 삶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뼈아프게 지적합니다. 우리 교육은 아이들의 개성과 적성 그리고 잠재력을 무시한 채 모든 아이들을 똑같은 교육의 틀에 가뒀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영어 교육에 쏟아 부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외국인과 영어 한 마디 하는 것조차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시험만 끝나면 폐기 처분되는 교육이 더 이상 존속해서는 안 됩니다. 이제 우리는 아이들을 집단 교육의 울타리에서 개성 신장의 들판으로 놓아 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배움은 곧 삶’이라는 확신을 갖도록 해 줘야 합니다.

학교와 마을이 함께 성장하는 마을교육공동체를 만들어 내겠습니다.

학교는 마을의 정신적 안식처입니다. 학교와 마을 사이에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높은 담장을 쌓는 것이 아니라 낮은 자세로 서로 눈높이를 맞추는 것입니다. 학교는 마을이 갖고 있는 역량을 학교 교육에 끌어들이고, 마을은 학교 교육의 빈틈을 채우는 미래지향적 공동체가 생성되고 성장하도록 필요한 여건을 조성해 나가겠습니다.

교육청과 학교는 이 시대의 선한 사용자가 되어야 한다는 명제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노동의 헌법적 가치를 실현해 나가겠습니다.

우리는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노동을 제공하고 노동으로 살아가는 존재들입니다. 교육감도 비정규직도 날마다 노동을 합니다. 노동은 단순하게 임금을 받아 생활의 기본적 수요를 충족시키는 수단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한 인간의 자유로운 인격 발현에 본질적으로 필요한 가치 그 자체입니다.

우리 헌법도 노동의 가치를 숭고한 것으로 여기고, 그것을 최대한으로 보장하도록 국가권력에 명령하고 있습니다.

우리 전북교육청은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노동의 가치를 정확히 인식하고, 모든 형태의 노동을 존중하는 인격체로 성장하도록 노동 현장과 연계한 노동 교육을 실시하겠습니다. 

지속가능한 자원순환사회를 위해 ‘1회용품 없는 전북교육청’을 만들겠습니다. 생태 감수성은 아이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환경과 생태의 가치를 경시해 왔습니다. 지속가능한 환경과 지구라는 말은 종이 위 글자에 불과했고, 그것이 우리 의식과 삶으로 스며들지 못했습니다.

우리 전북교육청이 아이들과 함께 지역의 환경과 생태를 지키는 파수꾼으로 나서겠습니다. 인간의 감각적인 편리함만을 위해 습관적으로 사용해 왔던 1회용품을 전북교육청을 비롯한 도내 교육행정기관과 학교에서 사라지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9년 한반도는 동토의 땅이었습니다. 결코 녹지 않을 것 같았던 한반도의 깊고 두꺼운 얼음장은 4·27 남북정상회담으로 강한 파열음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남과 북의 두 정상이 서로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는 역사적 사건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돌발사태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직시해야 합니다.

그것은 한반도의 평화로운 통일을 바라는 남과 북 많은 동포들의 열망이 키워낸 감격적인 성과물입니다.

전북교육청은 박근혜 정권이 통일부와 통일교육원을 통해 강제했던 학생과 교원을 대상으로 하는 소위 ‘통일 교육 협약’의 체결을 거부하고 작지만 의미 있는 통일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이제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한반도 평화시대의 도래에 발맞춰 학생들이 체계적인 평화통일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전문가 및 통일단체들과 연대하겠습니다.

직선 교육감 3기 전북교육청이 또 하나의 깃발을 올립니다. 그것은 ‘새롭게 빛나라, 전북교육’입니다.  

저는 3선 교육감으로서 우리 전북 교육공동체 모든 구성원들과 함께 우리 삶의 터전이자 멋과 품격 그리고 전통의 고장 전라북도를 교육의 성지로 우뚝 세우겠습니다.

도민 여러분과 이 자리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가정에 날마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7월 3일

전북교육감 김 승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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