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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뉴스통신 이종선 국장 |
딸랑! 딸랑! 올해도 어김없이 구세군 자선냄비의 종소리가 찬바람을 타고 귓가에 스며든다.
다리 3개 달린 냄비걸이에 빨간색 모금통, 빨간 제복 입은 구세군 사관(목사)의 손 종소리는 세모의 풍물이 된지 오래다.
매년 모금이 전개되며 크고 작은 정성이 차곡차곡 모아져 최근 몇 해 동안 자선냄비 속에는 현금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들의 피로회복을 위한 청량음료부터 저금통, 상품권, 헌혈증, 항공권, 황금열쇠, 억대수표 까지 별별 물품으로 가득했다고 한다.
예산군은 5일 예산시네마 광장에서 90주년 구세군 자선냄비 시종식을 갖고 올 연말 거리 모금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구세군 예산지역 1000여명의 성도들은 예산읍 추사의 거리 등 5곳에 자선냄비를 설치하고 오는 24일 자정까지 모금운동에 들어갔다.
이때쯤이면 의례히 떠오르는 곳이 있다.
뉴욕 맨하탄 중심가에 17개 빌딩숲으로 둘러싸인 중앙에 67층짜리 록펠러센터와 바로 앞 전나무의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다.
미국 전체 석유의 95%를 독점하면서 갑부가 된 록펠러에게 빚을 진 시정부는 갚을 길이 없자 정부가 민간을 상대로 파산 신청을 냈다.
변제 능력이 없음을 이미 알았던 록펠러의 제안으로 빚 대신 뉴욕시민들은 지금까지 수도세를 한 푼도 안내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
33세에 백만장자가 된 록펠러는 43세에 미국의 최대 부자가 되었고, 53세에 세계 최대 갑부가 됐지만 55세에 불치병으로 1년 이상 살지 못한다는 사형선고를 받고 그는 다시 태어났다.
무심코 병원 로비에 걸린 액자를 보고 ‘주는 자가 받는 자 보다 복이 있다’라는 글귀에 감동받아 기부문화의 선두주자가 돼 남을 도우며 98세까지 기적 같은 삶을 살았다.
반평생 돈 버는 데만 미쳐 살았고, 나머지여생은 국가와 국민을 돕는데 바쳤다.
구세군은 이보다 훨씬 이전에 가난하고 불우한 이웃들에게 식량과 주택을 마련해 주기 위해 세운 선교국이 1865년 영국에서 처음 생겨나 1878년 군대식으로 이름을 바꿔 탄생했다.
그 후 수호천사들의 따스한 손길은 어린 고사리 손에서부터 노인의 주름진 손까지 줄을 잇는데 기왕이면 예쁜 바구니에 돈을 모금하면 좋을텐데 왜 하필 냄비에 돈을 모금할까?
궁금 하기만한 이 모금운동은 189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구세군 여사관 조지프 맥피(Joseph McFee)에 의해 시작됐다.
당시 경제 불황으로 가난했던 샌프란시스코 럭키해안에 배가 좌초돼 1000여명의 난민들이 생겨났지만 정부가 도울 힘이 없음을 안 그녀는 궁리 끝에 옛날 영국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누군가가 사용했던 방법이 떠올랐다.
그녀는 오클랜드 부두로 나가 주방에서 사용하던 큰 쇠솥을 걸고 “이 국솥을 끓게 합시다!”라고 써 붙여 모금된 돈으로 성탄절 난민들에게 따뜻한 수프를 제공했다.
이렇게 시작된 자선냄비는 현재 세계 129개국에 전파됐으며, 우리나라는 1928년 12월 15일 서울의 도심에 냄비를 설치하고 불우이웃돕기 거리모금을 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그리고 성탄절 당시 전국 시.도 20곳에서 849원을 모금한 돈으로 130명의 걸인들에게 식사를 제공했다고 한다.
올해로 90주년을 맞이한 한국 구세군은 나라 잃은 핍박과 설움 속에서 전쟁으로 인해 가족을 잃은 어린이들을 돌보는 일부터 시작해 지금은 실직 노숙인의 재활을 돕는 일과 AIDS 예방, 복지사업, 암환자 호스피스센터(말기환자의 간호 요양시설)도 운영하고 있다.
구세군에 속한 사업장은 전국 158개 센터를 통해 전문복지사업을 수행하며, 지상 5개의 정보통신을 비롯한 전국 328개 교회와 병설(275개).전문(67개)시설을 갖추고 있다.
올해는 5만7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전국 76곳에 440여개의 자선냄비를 설치하고, 모금 참여자는 45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구세군의 표어인 3S운동은 소외된 계층에게 전도지 한 장을 주기보다는 따뜻한 음식(Soup)을 주고 깨끗한 정신(Soap)을 심어 구원(Salvation) 받게 하라는 것.
록펠러만이 아니고 누구에게나 가슴에 와 닿을 이런 깊은 의미를 되새기며, 은은하고 성스럽게 울려 퍼지는 성당의 종소리에 장단 맞추듯 들려오는 구세군의 작은 종소리는 바삐 가던 걸음을 멈추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