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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도시활판인쇄박물관과 KORAPHIC의 콜라보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안준범기자 송고시간 2020-03-10 15:32

 

[아시아뉴스통신=안준범 기자] 25톤, 3천 5백만자의 활자와 자모, 주조기가 있는 곳, 사라져 가는 활판 인쇄 문화를 되살리고 새롭게 활용하는 박물관. KBS '3.1운동 10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그날이 오면"'의 ‘보성사’의 촬영세트장으로도 유명한 '출판도시 활판인쇄박물관'에서 삼일절을 맞이한 특별한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한 재현 이후 별도의 제작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3.1절 기미독립선언서’를 삼일절을 맞아 특별 제작하는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이다.

문서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폰트를 골라 타이핑해서 쉽게 프린트를 할 수 있는 요즘 세대에게 활판인쇄를 통해 ‘독립선언서’를 생산해 내는 일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지금으로부터 101년 전인 1919년 당시의 인쇄란, 최소 2,200여개가 넘는 활자와 인쇄기가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엄청난 공정을 의미한다. 

납 활자를 만들어내는 주조(鑄造, casting), 원고에 따라 필요한 활자를 찾아 순서대로 배열하는 문선(文選, Type picking), 활자와 구두점, 기호, 인테르, 괘선 등을 넣고 자간과 행간을 만들어 인쇄할 수 있도록 판을 짜 맞추는 식자(植字, Type setting), 식자대를 판면에 배열하고 잉크돌림판에 직접 먹을 바르는 칠하기(Inking), 스밈이 좋은 갱지나 한지를 깔고 인쇄기에 압력을 주어 작동하는 찍어내기(Hand pressing) 까지.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최소 5가지의 활판 인쇄 공정을 거쳐서 만들어지는 선언서의 정식 명칭은 바로 "三一獨立宣言書 普成社板 活版印刷本(삼일독립선언서 보성사판 활판인쇄본)"

아직 학계의 논의가 진행 중인 신문관판 독립선언서가 아닌, 실제로 3.1운동에 사용된 국가지정기록물 제12호의 보성사판 활판인쇄본을 그대로 재현한다는 의미로 명명되었으며 '출판도시 활판인쇄박물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수동 인쇄기와 활자를 이용하여 그대로 재현된다. 

이에 갱지가 아닌 순운용한지(90g)로 제작되어 지관통에 전달될 예정으로 소장 가치를 더하였으며 독립선언서의 의미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설명과 독립선언서의 해석본 엽서 및 박물관 발행 품질 보증서가 같이 포함되어 의미를 더 할 예정이다.

'출판도시 활판인쇄박물관' 기획홍보팀 왕자혜팀장은 “독립선언서의 가치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소장용 독립선언서를 재현 생산한다는 아이디어에 대해 처음에는 의구심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라며 프로젝트 논의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코래픽(KORAPHIC)과의 공동 기획 과정에서, 101년 전의 활판인쇄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만으로 충분한 의미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일주일도 되지 않아 목표 금액의 100%를 달성했다. 금액과는 상관없이 조상들의 치열한 독립운동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많은 관심과 열정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활판인쇄박물관'과 함께 이번 프로젝트를 공동 기획한 ‘코래픽(KORAPHIC)’은 KOrean +  gRAPHIC의 줄임말로 현재의 우리들에게 의미 있는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하여 소개하는 브랜드이다. 

코래픽(KORAPHIC)을 전개하는 장우규 디자이너는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찾으며 가장 고민하게 되는 지점은 언제나 진정성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정말 그런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디자이너의 감성으로 꾸미기 보다는 당시의 것 그대로를 현재에 보았을 때에 얼마나 생경하게 느껴질 지가 기획 단계에서 늘 신경 쓰는 부분”이라며 기획 의도를 설명하였다. 

3월 1일에 시작한 이번 프로젝트의 종료일은 4월 11일로 임시정부 수립일이다. 독립운동의 큰 시작인 삼일절과, 이의 유의미한 결실인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을 기억하기 위한 것.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제대로 읽어본 적 없는 독립선언서를 소장하여 정독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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