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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제 정자가 왜 거기 있죠?" 우리의 근본을 묻는 영화 대가족 리뷰

[부산=아시아뉴스통신] 서인수기자 송고시간 2024-12-17 18:48



 
영화 대가족 포스터.(사진=네이버 영화)

[아시아뉴스통신=서인수 기자] 자, 지금 영화 대가족이 화제입니다.

이승기의 삭발에 기댄 가벼운 코미디일 거라 생각하고 망작 리뷰를 해야겠다 생각하고 영화를 봤지만 생각 외의 작품이었습니다.

오늘은 과연 영화 대가족이 연말에 가족들과 볼만한 영화인지를 간단한 감상평과 함께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먼저 영화 대가족의 간단한 줄거리입니다.

유명 만두 맛집 사장 김윤석은 외아들 이승기가 스님이 돼 출가하자 자신의 대에서 대가 끊길 것을 걱정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이승기가 대학생 시절 기증한 정자로 태어났다는 아들 딸이 나타나며 가문을 이어갈 생각에 기뻐하지만, 아이들과의 혈연관계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며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영화 대가족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우선 가장 좋았던 점은, 기대치가 상당히 낮았다는 것입니다.

포스터와 예고편이 너무나도 쌈마이 스러워서 이야기도 그저그런 소동극이거나 가문의 부활 시리즈같은 코미디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담겨진 그릇에 비해 제법 무거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걸 바꿔서 말하면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이 되지만 우선 좋았던 점부터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 이야기의 '화두'는 어머니입니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이 이야기는 결국 우리 모두는 어머니에게서 태어났고, 어머니는 아이의 '우주'라는 대답으로 이어집니다.

의대생이었던 이승기는 사랑하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충격으로 스스로 머리를 밀고 출가했고, 이승기가 스승으로 모신 큰스님도 우주를 연구하던 천문학도였지만

광활하고 끝없는 우주에 경외감을 느껴 학업을 중단하고 출가한 것으로 소개됩니다.

이야기의 소재가 되는 '정자기증'도, 태어난 아이의 아버지는 누구인지 확인하기 어렵지만, 어머니가 누구인지 만큼은 확실하다는 점을 숨겨두고 있습니다.
 
영화 대가족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두번째 화두는 '가족'입니다.

이 영화의 포스터에는 "어디까지가 가족인가"를 묻고 있습니다.

과연, 혈연으로만 이어져야 가족인 것인가. 

또 정자기증으로 태어난 아이가 생물학적 아버지를 찾아온다면, 내 유전자를 가진 그 아이는 내 아이라고 할 수 있는가.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가 남습니다.
 
영화 대가족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세번째 화두는 '제사'입니다.

이 화두는 영화에서 본격적으로 이야기 하고 싶었던 부분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늘 제사를 두고 갈등을 빚는 이들에게는 한번 생각해 볼만한 장면이 나옵니다.

종가집 장남인 김윤석은 한달에 몇번씩이나 제사가 있는데, 출가한 승려이지만 제삿날엔 꼭 집에 들러 제사를 지내는 이승기에게 김성령이 "제사가 많아야 아들을 자주본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모든 집이 다 똑같진 않겠지만, 우리 시대에 제사의 의미가, 다만 조상을 모신다는 의미에서 벗어나 평소에 보기 힘든 가족이 모이는 특별한 날로 점차 의미가 확장되어가고 있구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습니다. 

이승기는 삭발조차 잘 어울리는데다 여전히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줬고, 두 아역배우들의 연기도 심금을 울립니다.

까메오로 나오는 큰스님 역할의 이순재는 허준의 유의태가 다시 돌아온 것 같은,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주는 역할로 존재감을 보입니다.
 
영화 대가족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다만 아쉬운 점은, 의아하게도 양우석 감독의 연출력입니다.

무려 천만 영화인 변호인과 역시 흥행작인 강철비 시리즈를 연출한 양우석 감독인데도, 이 영화는 뭔가 편집이 잘못됐다는 느낌이 많이 듭니다.

컷이 넘어가는 것도 부자연스럽고, 심각한 옥의 티 장면도 나오는데다 군데군데 선보이는 개그도 강철비에서 한참 후퇴한 느낌입니다.

사실 이 영화의 시작과 끝에서 던지는 화두를 제외하면 이 영화를 어느 누가 양우석 감독이 연출한 영화일까 싶을 정도로 촌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저는 그럼에도 이 영화를 좋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너무나도 혼란스러운 시대에 다시한번 나의 근본과 내 곁을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따뜻하고 착한 영화입니다.

본격적인 신파극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눈시울이 붉어질 장면이 많습니다.

연말에 사랑하는 사람과, 특히 나를 언제나 사랑해주셨던 부모님의 손을 잡고 보면 참 좋을 것 같은 영화입니다.

제가 영화 대가족에 드리는 평점은 10점 만점에 7점입니다. 

순수히 영화만 봤을 때 결코 좋은 영화라 할 수 없지만, 이 영화가 담고 있는 이야기는 감히 점수를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이순재의 대사로 오늘 리뷰의 인사를 갈음하겠습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우주이고, 아이는 부모에게 신이다. 무능한 신이지만 섬기며, 너도 그 섬김을 받아 여기까지 온 것이다"[유튜브 문화골목]

iss3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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