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진 기획재정분과 위원장이 22일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경기도 재정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기도의 누적 채무가 7조 원을 돌파하며 지방재정에 비상등이 켜졌다.
세입 기반은 무너진 반면 고정 지출은 매년 비대해진 결과로, 당장 가용할 수 있는 재원이 사실상 고갈되면서 민선 9기 도정 출범과 동시에 역사상 전례 없는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과 감액 추경이 단행될 전망이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의 인수위인 공정혁신포용 경제준비위원회(이하 경기 준비위) 기획재정분과는 2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경기도 재정 진단 결과를 공개했다.
이날 브리핑을 주도한 김영진 기획재정분과 위원장(인수위 부위원장)은 현재 경기도의 재정 상황을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는 ‘가계 살림’에 직면했다고 표현했다.
김 위원장은 “비상용 적금(통합재정안정화기금)을 모두 깨서 쓰고 마이너스 통장(차입금)을 최대한도로 당긴 것도 모자라, 담보대출(지방채)까지 받아 쓴 상황”이라며 “과거 이재명 전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모라토리엄(지불유예)을 선언해야 했던 절박한 심정이 이해가 갈 만큼 도의 곳간이 비어있다”고 경고했다.
준비위 분석에 따르면, 경기도 재정 악화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부동산 경기 침체다.
도 전체 지방세 수입(2026년 약 16조 원) 중 절반 이상을 책임지던 부동산 취득세가 2022년 11조 원에서 올해 8조 1,000억 원으로 2조 9,000억 원가량 급감했다.
반면, 광역자치단체의 특성상 유입 인구 증가에 따른 복지 분야 등 고정성 세출은 매년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전체 예산 규모가 40조 원대까지 늘어났다. 들어오는 돈은 줄었는데 나가는 돈 관리를 통제하지 못해 3년간 7조 원이라는 막대한 부채가 쌓인 셈이다.
현재 경기도가 올해 집행 가능한 순수 가용 재원은 조기 확보한 세액까지 모두 끌어모아도 3조 5,000억 원 안팎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이미 고정 사업들에 매여 있는 상태다. 더욱이 이미 확정이 끝난 필수 사업 중 3,000억 원 규모의 과제들은 재원 부족으로 인해 올해 본예산 표지조차 밟지 못하고 누락되어 있다.
비상 상황을 대비해 모아둔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잔액은 이제 겨우 1,300억 원 남짓이다. 추가로 빚을 낼 수 있는 지방채 발행 여력도 한도액의 77%(7,200억 원)를 소진해 2,000억 원 정도가 마지노선이다.
이에 따라 준비위는 회계연도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약 7,000억 원 규모의 대대적인 감액 추경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1995년 민선 지방자치 시대가 개막한 이래 경기도 역사상 최대 규모다.
구조적인 제도 한계도 재정 압박을 가중시켰다. 현재 경기도는 서울시와 함께 정부의 보통교부세를 받지 못하는 불교부 단체로 묶여 있다.
김 위원장은 “선거 과정에서 추미애 당선인이 강하게 지적했던 핵심 문제”라며 “반도체 산업 호황 등으로 국가 전체 세수가 늘어나면 다른 지자체들은 교부세 혜택을 보지만 경기도는 배제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차원의 합리적인 교부 방식 개편과 법인지방소득세 배분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경기 준비위는 오는 7월 1일 닻을 올리는 민선 9기 도정의 최우선 예산 기조로 ▲예산 확보 없는 지출을 금지하는 ‘페이고(Pay-go) 원칙’ 엄격 적용 ▲시·군 기준 보조사업 지원 전면 재검토 ▲강력한 세출 구조조정을 권고했다.
끝으로 김 위원장은 “인구 비례로 늘어나는 필수 복지 비용은 손대지 않겠지만, 시급성이 떨어지는 사업 예산이나 보조율은 칼을 댈 수밖에 없다”며 “새로 출범할 추미애 지사의 공약 사업들 역시 재정 현실에 맞춰 우선순위를 엄격하게 재조정해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뉴스통신=양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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