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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신도시 학교·아파트·박물관단지 명칭 ‘불만’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홍근진기자 송고시간 2016-05-24 23:52

세종시 신도시에 건설되는 학교, 아파트, 박물관단지의 이름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많다. 사진은 ‘아리지엄(Ariseum)’으로 애칭이 결정된 국립박물관단지 조성계획안./아시아뉴스통신DB

‘이름이 좋아야 성공한다’는 말이 있어서 일까? 세종시 신도시에 들어서는 학교와 아파트 그리고 박물관 단지의 명칭을 두고 시민들의 불만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23일 세종시 교육청 대강당에서는 지난 3일 입법예고하고 이날까지 의견을 제출하게 한 다음해 개교 17개 신설학교의 교명 제정을 위한 시민의견 수렴 회의가 열렸다.

한글이름을 사용키로 한 대부분의 학교와 달리 2-2 생활권에 신설되는 당암유치원과 당암초등학교의 명칭을 두고 이날 참석한 주민들은 다른 이름으로 바꿔 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당암(唐岩)’의 어원이 중국 당나라에서 기원한 것이며, ‘당하다’ ‘당함’과 비슷해 발음도 안좋고, 당초 새뜸유치원과 새뜸초등학교의 이름이었는데 자신들에게 떠 넘겼다고 주장했다.

또 구 연기군 시절 당암초등학교 동문들도 “60년이 넘은 교명을 세종시 건설 초기에 신도시 건설후 재사용하게 해주기로 약속 받았다”며, “그 당시 위치와 가까운 새뜸초를 당암초로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교육청이 원주민과 신도시 주민들간에 싸움을 부추기고 있다며,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감사원 감사 청구하고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주민들의 반대 의견이 확인됨에 따라 ‘교명제정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해, 이를 토대로 오는 9월 시의회에 관련 조례를 제출해 다음해 개교에 문제가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 뿐만 아니라 아파트의 이름에 대해서도 한글명을 사용하다보니 다른 뜻이나 언어를 연상하면 어감이 좋지 않아 시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2-1생활권의 ‘샛골마을’과 3-2생활권의 ‘호려울마을’로 각각 ‘성적인 의미’가 강하고 영어의 ‘Horrible(끔찍한)’이 연상된다며 건설청에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당초 이러한 명칭은 건설청이 학술용역을 거쳐 우리말의 아름다움과 지역의 역사성을 고려해 ‘샛골’은 ‘사이에 있는 골짜기’, ‘호려울’은 안쪽이 넓고 입구가 좁은 호리병의 ‘호(壺)’자와 금강을 상징하는 ‘여울’을 조합해 만들었다.

주민들의 불만에 대해 건설청 관계자는 “세종시의 마을, 교량, 공원 등의 명칭은 ‘명칭제정자문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며, “대표성이 있는 단체가 요청하면 변경할 수는 있지만 현재는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국립박물관단지 애칭 ‘아리지엄(Ariseum)’에 대해 혹평을 하고 있는 ‘세종시닷컴’ 카페의 댓글 중 일부.(사진출처=세종시닷컴)

새로 지어지는 건물의 명칭에 대해 시민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또 있다. 지난 9일 행복도시건설청이 공모한 국립박물관단지 애칭에 대해서도 시민들의 반응은 가혹할 정도로 냉정했다.

당시 건설청은 공모 심사위원회 결과 사랑하는 님을 일컫는 ‘아리’와 박물관(Museum)의 ‘지엄(seum)’을 합성한 ‘아리지엄(Ariseum)’을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지만 시민들의 의견은 달랐다.

이 사실을 보도한 기사에 대해 ‘세종시닷컴’ 카페 회원 1000명 이상의 조회수가 기록되고 16명의 댓글이 달렸는데, 국립박물관단지 애칭으로 결정된 ‘아리지엄’에 대해 한결같이 잘못된 명칭이라는 의견이었다.

‘바로보자’라는 닉네임을 쓰는 시민은 “그냥 세종국립박물관 단지라고 하면 되지 뭔 아리지엄?”이냐고 혹평했고, ‘andsth’ 닉네임을 쓰는 시민은 “순수 우리말 외치더니 왠 아리지엄~ 제 맘도 아리지엄”이라며 웃었다.

닉네임이 ‘행정수도 세종시’를 쓰는 시민은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을 우회적으로 비꼬는 것으로 느껴진다”고 했고, ‘오늘도 화이팅’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시민은 “어딘지 어지러움과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행복도시건설청은 애칭을 결정할 당시 총 719건이 제안됐으며, 그 중 ‘아리지엄’이 대상으로 100만원의 상금을 받는 등 우수상(50만원) 1건, 장려상(10만원) 5건 등 총 7건을 뽑았다고 밝혔었다.

명칭에 대해 시민들의 불만을 가진 대상이 신설되는 학교와 아파트 그리고 박물관 단지의 이름들이어서 이를 제정하는 주무부서에서는 좀 더 신중한 명칭제정 절차를 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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