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04일 토요일
뉴스홈 사회/사건/사고
세종시 은고개 보도연맹 시굴현장서 희생자 유골 발견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홍근진기자 송고시간 2018-06-24 17:31

한국전쟁 68주년을 앞두고 23일 세종시 산울리 은고개에서 지난 1950년에 발생한 국민보도연맹사건 희생자들의 유해 발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홍근진 기자

한국전쟁 68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세종시 산울리 은고개에서 진행중인 국민보도연맹사건 희생자 유해 시굴작업 현장에서 희생자의 것으로 보이는 유골이 발견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시굴작업을 벌이고 있는 충북대 박선주 교수팀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전날 희생자의 것으로 보이는 고무신과 학살에 사용된 탄피가 발견된데 이어 이날 유골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이곳은 지난 1950년 한국전쟁 당시 국민보도연맹사건으로 연기군민 100여 명이 희생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LH 세종본부는 지난 21일부터 이곳이 신도시 6생활권 개발예정지역에 포함돼 있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유해발굴 분야 전문가인 박 교수팀에 의뢰해 시굴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전쟁 68주년을 앞두고 23일 세종시 산울리 은고개에서 진행중인 국민보도연맹사건 희생자 유해 발굴현장에서 희생자의 유품으로 보이는 고무신이 발견됐다./아시아뉴스통신=홍근진 기자

박 교수팀은 처음에는 지난 2008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에서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GPS로 확인 후 위치를 정해 시굴을 시작했다.

그러나 학살 당시 목격자인 임 모씨(80)로부터 증언을 참고로 시굴 위치를 산등성이 쪽으로 조금 옮겨 작업을 진행하다가 23일 고무신과 탄피를 발견하게 됐다.

이어 24일에는 이보다 2~30m 위쪽을 시굴하다가 희생자로 보이는 유골을 발견했다.

박 교수팀은 유골이 발견됨에 따라 지금까지 벌이던 시굴조사작업을 본격적인 발굴작업으로 전환해야 되지 않겠냐고 전망하며 LH와 협의키로 했다.
 
세종시 산울리 은고개에서 진행중인 국민보도연맹사건 희생자 시굴현장에서 23일 학살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탄피가 발견된 지점 모습./아시아뉴스통신=홍근진 기자

한편, 국민보도연맹은 지난 1949년 정권에 의해 좌익활동 전력이 있는 사람들을 전향시키려는 목적으로 창설된 전국에서 33만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던 단체다.

이들 회원들은 다음해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남하하는 북한군에 협조할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당시 군과 경찰에 의해 전국에서 20만명이 학살됐다.

세종시는 지난 2008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에서 조사한 바 한국전쟁 당시 연기군 지역에 거주하던 300여 명의 국민보도연맹 회원들 중 남자들은 이 곳에서, 여자와 아이들은 현재 오가냥뜰 근린공원 일근에서 학살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은고개와 오가냥뜰 공원은 구 연기군 남면 갈운리와 고정리 지역으로 현재는 세종시 연기면 산울리와 아름동으로 편입돼 있다.
 
지난해 9월 국제고등학교 학생과 교직원들이 세운 은고개 희생자 추모비./아시아뉴스통신=홍근진

시와 LH는 이곳에서 유해가 발굴되면 일단 전동면에 있는 추모의 집에 안치했다가 행안부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이 추진하고 있는 전국 규모의 추모공원에 유해를 모신다는 계획이다.

또 유해가 발굴된 이 곳에는 소규모 추모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세종민예총은 지난 2016년부터 매년 7월 은고개에서 희생자 추모제를 지내고 있으며 올해도 다음달 7일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 9월에는 인근 세종국제고등학교 학생과 교직원들이 시교육청과 함께 이 곳에 희생자 위령비를 세우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아시아뉴스통신.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관련기사


제보전화 : 1644-3331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의견쓰기

댓글 작성을 위해 회원가입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 시 주민번호를 요구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