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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산진구청의 주민 무시, 언제까지 이어지나

[부산=아시아뉴스통신] 서인수기자 송고시간 2023-06-22 09:02

- 무리한 건축허가에 주민 민원 쇄도
- 20cm 거리두고 집 앞에 아파트 공사... 벽 균열 지반 침하 '고통'
- 20일 시행사-시공사-주민 간담회... 돌아온 대답은 "공사 영향있었는지 보고서 쓰겠다"
- "김영욱 부산진구청장은 10년째 이어진 주민 민원 무시 말라"
20일 부산진구청 11층 강의실에서 초읍월드메르디앙 에듀포레 시행사 및 시공사, 인근 지역 주민 및 사찰 '무량사' 관계자가 간담회를 열고 있다.(사진=최상기 기자)

[아시아뉴스통신=서인수 기자] 부산진구청(구청장 김영욱)이 무리한 건축허가로 주민들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어 논란이다. 56도에 달하는 급경사지에 무리하게 건축허가를 내줘 10년째 인근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부산진구청의 행정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0일 부산진구청 11층에서는 부산진구 건축과의 사회로 초읍동 주민들과 한동건설(시공사), 해창종합건설(시행사) 관계자가 만나 간담회를 열었다. 해창종합건설과 한동건설은 부산진구 초읍동 529-14번지 일원에 '초읍동 월드메르디앙 에듀포레'를 건설하고 있다. 

문제는 56도에 달하는 급경사지에 부산진구가 무리하게 건축허가를 내주면서 촉발됐다. 부산진구는 지난 2016년 이른바 '조건부 허가'를 내줬는데, 아시아뉴스통신 취재에 따르면 이 조건은 길이 195m에 달하는 가배수로와 옹벽설치 등이 포함된 내용이다. 

그러나 시공사는 이같은 조건을 이행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는게 현장 인근 거주 주민들의 주장이다.

비가 오면 시뻘건 황토물이 급경사를 타고 내려와 공사현장 인근 '무량사'와 주택 및 도로를 덮쳐 인명피해를 야기할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일부 주택의 경우 H빔과 집 담벼락 사이 이격거리가 불과 20cm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벽에 균열이 가고 지반 일부가 침하된 곳도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집 담벼락과 20cm 거리에 아파트 공사를 하며 벽에 균열이 생겼다고 주장한다.(사진=미디어연합취재단 제공)

이날 간담회에서 주민들은 이같은 피해를 호소했으나, 시행사와 시공사 측은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오히려 시공사 측은 "공사의 영향인지 아닌지 전문가에 의뢰해 보고서를 작성하겠다"는 이상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10년 동안 민원을 제기해도 꿈쩍도 하지 않다가 최근 KNN과 브릿지경제신문 등 언론사의 취재 및 보도가 시작되자 이같은 간담회를 개최한 부산진구 측에도 비판의 시선이 옮겨갔다.

주민들은 "부산진구청은 뭐하느냐. 그동안 안전대책을 왜 세우지 못했나"고 따져물었지만 부산진구청 관계자는 "그래서 이같은 간담회를 개최하지 않았느냐"라고 답변했다.

'조건부 허가'였음에도 시행사와 시공사가 조건을 이행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부산진구의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부산진구청 관계자는 "조건부 이행 문항이 있는지 확인해보겠다"는 대답을 내놨다. 10년째 한 검토를 또 하겠다는 것이다.
 
사진=무량사 제공

가장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는 곳은 인근 사찰 '무량사'다. 평소 신도 200여명이 다니는 작지만 건실한 암자였지만,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최근들어 단 한번의 법회도 열지 못했다. 벽에 곰팡이가 스며드는 것은 둘째고, 비가 오면 시뻘건 황토물이 벽을 타고 넘어와 법당이 물에 잠긴 일도 허다했단다.

사찰의 경제적 손실도 이만저만이겠으나 가족과 친지의 안녕을 기원하는 신도들의 피해가 오히려 더 크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절에 올 신도도 없겠으나, 온다손 치더라도 기존의 완만한 통행로가 급경사로 바뀌어 도저히 오도가도 못할 신세가 될 뿐이다.
 
공사현장 바로 옆에 놓여진 급경사 통행로. (사진=미디어연합취재단 제공)

시공사 측에서는 통행로 일부를 계단으로 만들었지만 경사가 가파르고 부실해 인명피해의 위험도 공존하고 있다. 심지어 해당 통행로는 인근 3개 학교 학생들도 이용하고 있는 터다. 시공사 측은 오는 7월 중순부터 통행로 보수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했지만 향후 한달여 동안 인근 주민들은 그 불편을 감내해야만 한다.

올해 7월은 여느 때보다 많은 강수량의 비가 예고되어 있다. 날씨는 예보가 있지만 참사가 언제 예고하고 찾아온 적이 있던가. 다만 예고된 인재가 있을 뿐이다. 부산진구청 김영욱 구청장은 10년째 제기된 주민 민원을 더이상 무시해선 안될 것이다. 

iss3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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